리뷰 | 2016-03-06 |
[리뷰] 18세기 펑크, 2016 F/W 꼼 데 가르송 컬렉션
꼼데가르송의 레이 가와쿠보는 18세기 펑크를 주제로 창조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현장직구’의 화두 속에 많은 디자이너들이 럭셔리 웨어러블을 향해 가는 지금, 자신만의 패션철학을 지키며 의류가 가진 예술적 한계에 도전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2016 F/W 컬렉션을 만나보자.
지난 3월 5일(현지 시간)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보의 2016 가을/겨울 꼼 데 가르송 컬렉션은 한마디로 '18세기 펑크'였다. 조각적이고 볼륨감 넘치는 의상들은 블랙, 화이트, 블루, 레드, 핑크 컬러 팔레트를 정교하게 사용했다. 비비드한 자수와 실크 플로랄 브로케이드가 눈길을 끌었으며 볼과 카우보이에서 영감을 받은 팬츠, 지나간 시대의 파니에(스커트를 부풀리기 위한 허리받이 형식의 속치마) 스커트, 사다리꼴 스커트, 뾰족한 3-D 스파이크로 덥힌 드레스 등이 선보여졌다. 디자이넌 레이 카와쿠보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의류가 가진 한계를 넘어선 극단적인 한계에 도전하며 기쁨과 아름다움 그리고 옷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최근들어 디자이너들이 '현장 직구'가 가능한 인시즌 컬렉션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꼼 데 가르송의 이번 컬렉션은 럭셔리 하우스들이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럭셔리' 요소를 지킬 수 없다는 메시지를 암시하는 듯 했다. 레이 카와쿠보의 파니에로 무장한 18세기 실루엣 드레스는 옷을 만드는 데 있어 장인정신이 집약된 고도의 공정과정을 통해 비로소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패션은 창의적인 자유로운 감각을 잃었고,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만들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들은 사회적 표준에 맞서 대항할 시간이 필요하다. 펑크는 계급 구조과 사회 권력 구조에 저항한 청소년들의 패션 미학만큼 빛나는 정신이다. 이번 쇼에서 레이 카와쿠보는 관습적인 개성과 자유에 대한 아이디어로 펑크를 응용했다.
그러나 일부 옷들은 자유의 부재를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을 갑옷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모델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었고, 모델들이 무대 위에서는 천천히 움직이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레이 카와쿠보는 이번 시즌 단 두 가지 형태의 소재 브로케이드와 실크로 스스로를 제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제한은 그녀의 창의성을 더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허용하는 것 같았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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