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02-26 |
[리뷰] 불타는 패션쇼, 2016 F/W 모스키노 컬렉션
모스키노의 앙팡테리블, 제레미 스캇은 2016 가을/겨울 컬렉션을 통해 마치 실수로 옷을 태워 그을린 듯한 불타는 패션쇼를 선보였다. 특히 촛불로 덥힌 상들리에 가운은 압권이었다.
지난 2월 25일(현지 시간) 모스키노는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2016 가을/겨울 컬렉션을 위한 해시태그로 '불을 붙이다'라는 의미의 #ItsLit를 지정했다. 매 시즌 기발한 쇼를 선보이는 모스키노는 이번에도 모델이 워킹하는 동안 화제로 타버린 듯한 이브닝 가운과 미니드레스를 다수 선보였다. 특히 모델 안나 클리브랜드는 연기 나는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며 등장해 이번 컬렉션의 컨셉을 압축해서 보여주었다.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은 정교한 세트를 좋아하지만 이번 컬렉션은 자그마한 장식품들로 어질러 놓은 무대를 연출했다. 버려진 저택같은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여러 종류의 가구, 빈티지 양탄자, 앤티크 거울 더미, 긴 의자, 가보 의자 등이 무대에 배치되었다.
패션쇼는 핑크 레이디가 천둥새를 만나는 방식의 레트로 느낌의 다양한 가죽 재킷과 함께 색다른 분위기로 시작되었다. 오버사이즈 파스텔 보우와 극적인 드레스 실루엣은 알버 엘바즈의 특징인 랑방 미학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실수로 태운 듯한 느낌의 의상들은 스키노적인 방식으로 풀어내 섬세하면서도 화려했다. 드레스들은 가볍고 역동성이 가득했으며 상들리에는 양초로 가득한 블랙 칼럼 스트랩리스 드레스가 돋보였다.
독특한 상들리에 룩과 함께 마지막 피날레 무대에서는 불에 타서 그을린 커팅, 러플 장식 보우와 오버사이즈 슬리브 등이 어우러져 전형적인 모스키노의 저급함을 조화롭게 제시하며 장엄한 파워 워킹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제레미 스캇의 모스키노 컬렉션은 연극적인 특수 효과의 가치도 뛰어났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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