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02-23 |
[리뷰] 레이디-라이크 그런지, 2016 F/W 버버리 컬렉션
버버리가 올 9월부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 직구(buy-now, wear-now)’ 형태의 컬렉션으로 바뀌는 가운데, 시즌에 앞서 개최하는 마지막 패션쇼인 이번 2016 F/W 컬렉션에서 그런지 감성의 레이디-라이크룩으로 호평을 받았다.
세계 패션계에 불고 있는 패션위크 형식변화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버버리는 오는 9월부터 패션쇼를 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동시에 구매할 수 있는 '현장직구(see now, buy now)' 형식으로 컬렉션 방식 전환을 선언함에 따라 이번 2016 F/W 버버리 컬렉션은 시즌전에 여는 마지막 패션쇼였다. 또한 버버리는 남성복과 여성복을 통합해 기존 1년에 4번 진행하던 패션쇼를 2번으로 줄였다. 따라서 앞으로 남성복 컬렉션에는 참여하지 않고 런던패션위크만 참가한다.
패션위크 운영 시스템 변화와 함께 소비자들도 직간접적으로 새로운 형식에 적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버버리는 애플 TV 버버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를 보지 못한 소비자를 위해 런던 리젠트 스트리트의 플래그십 매장에 1주일동안 전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쇼를 보고 선택한 아이템을 프리-오더 할 수 있으며, 오는 6월부터는 전 세계 버버리 매장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버버리 2016 F/W 컬렉션은 에디 캠벨이 패션쇼의 시작을 알렸고 레이디-라이크 그런지 요소가 강조된 무드드있는 컬렉션으로 세팅되었다. 반짝이는 다이아몬드-프린트 미니 드레스들은 딥 네이비 라펠의 에머랄드 그린 비단뱀으로 다시 작업한 버버리의 시그너처 트렌치 안에서 세련되게 연출되었다.
또한 오버사이즈의 뾰족한 70년대 칼라와 측면에 스트라이프가 들어있는 뱀가죽 턱시도의 탐나는 플레어 한 벌은 텍스춰가 핵심이었다. 메탈릭 브로케이드는 컬러가 들어간 뱀가죽 트림과 함께 오버사이즈 양털 에비에이터 재킷에서 밝게 빛났다. 밝은 비단뱀 스킨은 이번 시즌 핵심 요소로 베일리의 새로운 시그너처 백, 패치워크, 그리고 실크 드레스 플리츠 사이에서 언뜻 보이도록 장식되었다.
펑크 요소는 액세서리와 뷰티 형태로 선보였다. 대부분 우아한 드레스였지만 레이스 스타킹, 컬러가 들어간 뱀 가죽으로 착각하게 만든 청키 부츠, 지저분한 헤어와 얼룩 진 골드 아이 메이크업 등 모든 걸 룩들은 락 쇼를 위한 것으로 만들었다.
남성복은 약간의 의문이 들었다.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평소와 달리 훨씬 더 캐주얼한 스타일로 남자 모델들을 런웨이에 세웠기 때문이다. 지퍼가 들어간 트랙 슈트, 스팽글이 달린 트라우저 그리고 모든 룩에 선보인 스니커즈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버버리 쇼에서 남성복은 여성복 안에서 완벽하게 스며들었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눈에 잘 띄였다. 스팽글 트리우저와 스니커즈를 신은 버버리 맨 타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매출이 그 해답을 말해줄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번 버버리 컬렉션은 지배적인 '테마'가 부족했지만 하우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수 있는 장점을 발휘했다. 미광의 드레스, 아름다운 컷 울 아웃웨어 그리고 히트가 예상되는 액세서리의 혼합은 이번 시즌 매출에서도 긍적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할 만한 '테마'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누구나 탐낼만한, 입을 수 있는, 아름다운 패션은 버버리와 크리스토퍼 베일리의 분명한 메시지였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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