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2-04 |
구찌, 오는 6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최초로 패션쇼 개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가 오는 6월2일 넥스트 크루즈 패션쇼를 영국 웨스터민스터 사원 사상 최초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텔레그라프> 인터넷 판에 따르면,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가 오는 6월2일 넥스트 크루즈 컬렉션을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웨스터민스터 사원이 국적을 불문하고 패션 하우스에 패션쇼 개최를 허용한 것이은 사상 최초다. 무려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패션쇼 장소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년차를 맞은 알렉산드로 미켈레에 대한 개인적 인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사원측과 거의 기적에 가까운 긴미란 협상후에 얻은 결실이라고 전한다.
이는 밀라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미켈레가 더 많은 산업적 스타일 세팅을 위한 확실한 출발점으로 보인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영국 왕과 위인들이 잠든 곳으로 '수도원 중의 수도원'이라는 의미로 '더 애비(The Abbey)라고도 불린다. 11세기 참회왕 에드워드가 세운 세인트 페트로 성당이 지금 수도원의 모체다. 13세기에 헨리 3세의 지시로 당시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고딕 양식으로 완성되었다. 1066년에 정복자 윌리암을 비롯해 엘리자베스 2세에 이르기까지 역대 왕들이 대관식을 올렸다.
제프리 초서, 아이작 뉴튼, 윌리암 윌버포스 그리고 찰스 다윈이 묻혀있는 이 곳은 1245년에 재건되었다. 또한 이 곳은 1997년에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장례식을 치른 곳이자 윌리암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포함 수많은 왕실 결혼식이 치러진 장소이기도 하다. 즉 영국에서 가장 신성함을 상징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이탈리아 패션에 공간을 내준 셈이다. 이는 오래 전 아르마니의 파리 꾸띄르 쇼를 방해하기 위해 파리패션협회에서 안전을 핑계로 관객들의 쇼 입장을 막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이탈리아 출신인 알렉산드로 미켈레에게 이번 런던 크루즈 패션 쇼는 나름 의미가 있는 행보다. 톰 포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하던 시절, 구찌의 HQ가 메이페어에 위치했을 때 수년간 런던에서 살았던 미켈레는 꼼꼼하게 차려입는 특유의 버릇과 자신의 취향에 내재된 고급스러운 절충주의를 소유한 열정적인 친영파 디자이너였다. 그는 "런던은 늘 내 마음과 기억 속에 남아 있으며 나는 영국 문화의 과거와 현재에 집착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의 회랑에서 컬렉션을 선보이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엄있는 종교 건물이 패션 쇼에 자리를 내 준 것은 수도사들이 정리되고 회랑이 명상과 운동을 위해 사용된 1530년 종교개혁 이전을 주목하게 만든다. 특히 교회에서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늘 최고의 복장을 갖추어야 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문제는 크루즈 컬렉션에 대한 완성도에 달려있다. 짧지만 활발한 프리젠테이션을 능가하는 완성도 높은 패션쇼를 선보이기 위한 거침없는 행보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 하우스들은 항상 오래된 권위있는 장소를 찾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이국적인 장소를 필요로 한다. 옷 그 자체는 비례해 쇼는 점점 더 화려해지고 있다. 이것은 바람직한 방향일까?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적어도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경우, 수사적인 무성함은 선척적이라고 볼 수 있다. 뉴욕의 첼시 화랑 거리에서 구찌의 크루즈 쇼를 열었던 미켈레는 런던 사원으로 장소를 업그레이드했지만 과연 옷은 얼마나 업데이트시킬 지 두고 볼일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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