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6-02-02 |
돌체&가바나, 동성애 부모와 아이 캐릭터 패션으로 선보여
최근 가족애를 강조하는 광고 캠페인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돌체&가바나가 동성애 부모와 아이들의 캐릭터를 내세운 가방과 탑을 처음 선보였다.
아직 우라나라의 시각에서 보면 낯선 풍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동성애 결혼이 합법화되었고 현재 이탈리아에서도 동성애 결혼 및 입양 법안이 심의에 들어갔으며, 패션에서도 젠더리스와 앤드로지너스 바람이 불면서 동성애를 다양성이라는 시각으로 보는 긍정적인 시각도 늘고 있다.
지난해 3월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잡지 <파노라마와의 인터뷰에서 '체외 수정 아이'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 당시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23년 동안 연인으로 지내다 지난 2005년 결별을 선언한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체외수정(IVF)에 대해 "화학적인 아이들, 합성된 아이들, 자궁 대여, 카탈로그에서 고른 정자"등의 표현을 써서 문제가 됐다. 또한 "아기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야 한다"면서 "내가 화학물질 아기, 인조 아기들을 납득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용 자궁, 카탈로그에서 선택하는 정자와 같은 현상이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 정신의학자들은 대처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문제의 이 발언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영화감독 데이비드 퍼니시와 지난 겨울 결혼, 대리모를 통해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엘튼 존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격한 반응을 보였고 많은 동성애 가족들이 분노를 표시했다.
그에 대한 용서를 비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돌체&가바나는 최근 동성애 부모와 가족을 보여주는 가족 핸드백과 실크 탑을 선보였다. 이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제품은 국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한 동성애 커플의 결혼과 입양에 대한 지지의 의미를 담아 국회에 호소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30일 이탈리아 로마의 키르쿠스 막시무스 경기장에 수만 명의 군중이 모여 동성애 커플의 결혼과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현재 이탈리아는 서유럽 주요 국가 중 아직 동성애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마지막 나라다. 이탈리아 상원은 지난 1월 28일 동성애 결혼과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다. 이탈리아 로마노 프로디 총리 정부는 지난 2007년 동성애 결혼 허용 법안을 제출했으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실패했으며 이것이 그다음 해 총선에서 패한 주요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마테오 렌치 총리는 양심의 자유를 강조하며 동성애 결혼 법안에 찬성하고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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