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6-01-27 |
[리뷰] 뉴 리얼리즘 꾸띄르 2016 봄/여름 디올 꾸띄르 컬렉션
디올은 지난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프 시몬스가 갑자기 개인적인 이유로 브랜드를 떠난 후 첫 컬렉션을 발표했다. 라프 시몬스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어 한마디로 '미스 라프 시몬스'였다.
1년에 두번 열리는 2016 봄/여름 파리 꾸띄르 위크는 지난 1월 25일(현지 시간) 월요일 아침, 핵심 럭셔리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 컬렉션 일정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지난 2012년 디올 데뷔 컬렉션을 가진 라프 시몬스는 웨어러블하지만 독특한 꾸띄르 디테일, 플로랄 세트부터 흠잡을 데 없는 아름다운 테일러드 의상, 레드 카펫 가치에 초점을 맞춘 꾸띄르 쇼로 수많은 에디터와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그가 디올하우스를 떠나고 로댕 미술관에서 선보인 디올 컬렉션은 뭔가 부인할 수 없을 정도로 불가피한 미흡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빈자리가 커서일까?
이번 디올 꾸띄르 컬렉션은 디올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두 헤드 디자이너 세르즈 후피외(Serge Ruffieux)와 루시에 마이어(Lucie Meier)의 몫이었다. 둘 다 스위스 출신이며 세르즈 후피외(41세)는 2008년부터 디올에서 근무했다. 여성 디자이너 루시에 마이어(32세)는 디올에 오기전 루이비통과 발렌시아가에서 일했다. 이번 시즌 두 사람이 내건 테마는 "꾸띄르의 뉴 리얼리즘(Couture’s new realism)"이었다. 슬릿과 러플, A 라인 스커트와 곡선적인 바 재킷, 롱 코트에 3D 엠브로이더리에 이르는 섬세한 꾸띄르 테크닉은 디올만의 우아함과 로맨틱함으로 인해 2016에 맞는 데일리 웨어의 뉴룩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이번 꾸띄르 컬렉션은 도전에 가까운 과제였다. 라프 시몬스의 영향력이 그만큼 컷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라프 시몬스가 디올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여러가지 실루엣의 바 재킷, 비대칭 오프 더 숄더 네크 라인, 해체주의적인 코트, 종이접기식 폴딩 테크닉과 텍스추어 플로랄 등 그의흔적들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또한 무겁거나 복잡하지 않고 슬릭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은 드레이프 디테일과 보우 디테일과 만나 소프트한 구조주의 미학으로 모던한 무슈 디올의 뜻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특히 그래픽 패턴과 툴 스커트, 오버 스커트와 팬츠 슈트로 완성된 다채로운 스타일은 전에 없었던 라인으로 현재 아틀리에를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의 내공이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4년 개봉된 패션 다큐 <디올과 나>에서 나타난것 처럼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항상 앞서 나갔던 라프 시몬스가 빠진 전체적인 컬렉션의 결과는 약간 실망적이었다. 특히 우리가 디올 꾸띄르 쇼에서 항상 기대했던 흥분이나 새로움 그리고 격식도 약간 부족했다. 또한 테일러링은 줄어들었고, 레드 카펫에서 우리의 마음을 흥분하게 만드는 한 벌의 드레스도 잘 보이지 않았다. 디올의 2016 가을/겨울 레디투웨어 컬렉션 또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없이 진행됨에 따라, 디올의 뮤즈 제니퍼 로렌스가 앞으로 도전의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더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이 디올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온다는 소문이 자자한 가운데, 현재 디올은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