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5-12-17 |
[이슈] 패션위크를 B2C로 바꾸려는 CFDA에 대한 찬반양론
지금 뉴욕 패션 위크에서는 고급 맞춤복인 오뜨 꾸띄르 대안으로 등장한 기성복 레디투웨어의 탄생, 그리고 패션 민주주의라 불리는 SPA의 탄생에 이어 그에 상응하는 대단한 도전에 나섰다. 바이어와 프레스 중심의 기존 패션 위크 형식을 혁신해, 소비자를 지향하는 행사로 변신시킨다는 것이다. <패셔니스타>를 통해 공개된 새로운 이슈에 대한 찬반 주장을 만나보자.
<2016 봄/여름 마크 제이콥스 쇼가 열린 야외 런웨이 모습>
지난 12월 14일(현지 시간) 월요일,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이하 CFDA)는 세계 패션계에 거대한 폭탄 하나를 ‘꽝’하고 터트렸다. 그것은 1년에 두 번(2월과 9월) 열리는 뉴욕 패션 위크의 기존 형식에 변화를 주기 위해 외부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하 BCG)과 용역을 계약을 맺고 거의 혁명에 가까운 작업에 착수했다. 어쩌면 패션 위크를 완전하게 분해해 점검하고 수리하는 수준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CFDA 고문인 디자이너 다이엔 본 퍼스텐버그는 언젠가 소비자들을 위한 행사가 진행할 수 있는 패션 위크를 제안했다. 이는 아마도 시즌 6개월 전에 패션쇼를 여는 기존 패션 위크 형식과 달리 시즌에 임박해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들을 위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패션계의 많은 멤버들은 시즌보다 훨씬 앞서서 컬렉션을 선보이는 현재 패션 위크 운영 시스템이 부적절할 뿐 아니라 온라인과 소셜 미디어을 통해 옷을 보고 바로 구매하기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혼란’과 ‘좌절'을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디자이너들은 컬렉션 진행 방식을 자기만의 접근 방식으로 변경해 자신들의 중요 고객들을 포함시키는 리얼 타임 컬렉션으로 변화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CFDA는 디자이너들과 에디터, 바이어들과 종합적인 미팅을 통해 아이디어와 의견을 수용하고, 정밀 조사를 위해 앞으로 몇 주 동안 컨설팅 회사의 의견을 경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년 2월 뉴욕 패션위크는 기존과 동일하게 행사가 개최된다. 다음에 제시하는 패션 위크 스케줄 변경에 대한 찬반 의견을 만나보자.
패션 위크 스케줄 변경에 대한 찬성 입장
뉴욕 패션 위크는 철저한 정밀 검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산업과 비교해서 패션 산업을 상상해 봅시다. 영화의 모든 스포일러와 리뷰를 공개하도록 허용한다면, 6개월 후에 영화를 개봉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티켓 판매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내기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패션 산업이 현재 강요당하고 있는 것처럼 두 번이나 영화를 위한 모멘텀을 구축하는 것은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나는 패션 쇼 스케줄을 전환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즉 2월에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이고, 9월에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바이어와 프레스들은 6개월 앞서서 쉽게 컬렉션을 볼 수 있었고, 비평가들은 쇼 날짜까지 리뷰 기사 보도 금지를 뜻하는 엠바고(embargo)를 지켜야 했습니다. 일부는 엠바고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했지만, 영화 산업처럼 잘 작동할 것입니다. -로렌 인드빅(Lauren Indvik)
먼저 충동구매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런웨이에서 무엇인가를 보고 그것을 필사적으로 원합니다. 그러나 6번의 에디토리얼로 이슈를 만들고 난 6개월 후 매장에 출시될 때가 되면 정작 지루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에디터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패션 컬렉션의 이미지가 확산되어 헌신적인 패션 소비자들 역시 같은 지루함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매장에 제품이 출시되기 직전에 대중들에게 컬렉션을 공개하는 것은 구매를 촉발시키기 위한 정상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컬렉션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피스의 경우 그 효과는 클 것입니다. 발망 X H&M 콜라보리에션에서 그것이 얼마나 좋은 효과를 냈는지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쉽게 컬렉션 판로를 개척할 수 있습니다.
산업은 두 부분으로 컬렉션 마케팅을 분할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한번은 패션쇼를 선보이는 것이고, 그리고 다시 한번 매장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입니다. 단일 기간 동안 모멘텀을 구축하기 위해 이 방법이 단순하면서도 훨씬 더 효과적일까요? H&M과 디자인을 맡은 콜라보레이터들은 이 점을 실제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디자인 카피를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이엔 본 퍼스텐버그는 그동안 패스트 패션이 패션 캘린더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패스트 패션은 컬렉션 런웨이에서 선보인 룩이나 트렌드를 보고 그것을 재현할 수 있으며, 아울러 디자이너 버전이 6개월 뒤 매장에 출시되기 전에 자신들의 매장에 같은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스케줄을 변경하는 것은 전 세계에 재고를 판매하는 계획을 세우는 포에버21과 제프리 캠벨스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자라처럼 회사 소유의 공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주 안에 의류를 대량을 찍어낼 수 있는 회사들조차 그들의 제조 일정을 재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패스트 패션 머신이 완전히 사라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뉴욕에서 열린 2016 봄/여름 지방시 쇼의 일반 티켓 섹션>
패션 위크 스케줄 변경에 대한 반대 주장
패션 위크에 대한 CFDA의 발상 전환은 판매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일부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스케줄 일정 변경이 초래할 수십 개의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최고의 솔루션으로 알고 있는 산업 중심의 패션 위크 포기를 걱정하게 만드는 세 가지 문제점을 열거하겠습니다. - 앨리사 빈간 클레인(Alyssa Vingan Klein)
먼저 모든 사람들은 이미 패션 캘린더가 너무 많아졌다고 불평하고 있으며 이것이 패션 위크를 악화시켰습니다.
패션 산업이 맹렬한 속도로 달려온 2015년에 회자된 단어는 바로 ‘번 아웃’이었습니다. 아울러 너무 빽빽한 일정이 전반적으로 첫 번째 불만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시스템은 근본적인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는 큰 역할을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에디터들은 여전히 6개월 전에 컬렉션을 보고 리뷰를 써야 하고 한편으로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자를 지향하는 쇼를 취재해야 합니다. 바이어들도 여전히 6개월 전에 오더를 할 장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매 시즌 세계 각 국의 마켓을 여행할 것입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기존의 다자인 스케줄을 유지해야 합니다. 게다가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을 바로 쇼핑할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소비자들을 위한 파격적인 런웨이 이벤트를 짭니다. 패션쇼를 여는 것은 마케팅 팀을 위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쉽게 자신의 비전을 포기하는 디자이너들을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 ‘번 아웃’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아주 혼란스럽습니다.
두 번째, 디자이너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더욱 더 상업적인 컬렉션을 선보일 위험도 있습니다.
물론 패션 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훨씬 더 상업적입니다. 따라서 디자이너들과 매장들이 판매를 하지 않는다면 마켓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패션 위크 쇼가 순수하게 마케팅적인 수단이 된다면, 의류가 너무 상업적으로 변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스케줄 변경은 창조적인 컬렉션을 준비하기 보다는 자기 브랜드 소비자들을 위한 홍보 전술 개념이 강해 디자이너들이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지출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패션 산업의 매력적인 부분은 무대 뒤의 궁금증과 미스테리, 판타지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있는 것이며 만약 ‘마법’이 사라진다면 그 결과는 끔직 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 소비자들은 셀러브리티/카디시인/슈퍼모델과 제휴하지 않은 쇼에 관심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발망 X H&M,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 카니예 웨스트 X 아디다스 그리고 올 9월 대중에게 공개한 지방시의 뉴욕 데뷔 쇼는 올 한해 소셜 미디어 컨버세이션이 지배한 패션 이벤트로 모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디자이너와의 친분을 이용해 셀리브리티들이 대거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인지도가 없거나 투자를 받지 못한 디자이너들이 동일한 방식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일은 거의 가망성이 없는 일입니다. 그들은 쇼를 진행할 때마다 자리를 채우기 위해 셀러브리티들에게 구걸(?)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물론, 인스타 쇼나 단편 영화와 같은 다른 가능한 옵션도 있지만, 입소문을 타고 바이럴 마케팅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한 모스키노와 H&M은 런웨이 쇼가 끝난 직후 온라인과 오프 매장에 컬렉션을 공개해 올해 막대한 리테일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500달러(약 59만 원) 수준에서 판매되었습니다. 이러한 쇼핑 열기가 그들의 핵심 고객 기반을 뛰어 넘어 마크 제이콥스나 오스카 드 라 렌타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로도 확장될 수 있을까요? 나는 ‘아니요“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리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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