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5-12-15 |
피터 코펭,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래픽 산책을 시작하다
오스카 드 라 렌타의 2016 Pre-Fall 컬렉션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터 코펭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래픽 산책을 시작했다.
지난 2월, 미국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오스카 드 라 렌타가 사망한지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터 코펭은 고인의 레전드 브랜드 '오스카 드 라 렌타'를 위한 첫 컬렉션을 선보였다. 꼼꼼한 트위드 슈트, 보석같은 칵테일 드레스, 사치스러운 자수 가운 등을 선보인 피터 코펭의 데뷔 쇼는 오스카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한 쇼를 보여주었다.
데뷔 쇼 이후 리조트와 웨딩 컬렉션, 그리고 2016 봄/여름 기성복 컬렉션 등 피코 코펭은 오스카 드레 렌타의 디자인적 능력을 인정받으며 매번 발전하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실상 연속적으로 패션 쇼를 진행하면서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드레스 정체성을 유지하기 힘든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터 코펭은 조금씩 유연해지고 있으며 레이스 페널과 뷔스티에 탑, 니나 리치에서 잘 나갔을 때의 자신만의 시그너처를 접목하며 젊음이라는 링겔을 주입하고 있다.
지난 12월 10일(현지 시간) 하우스의 쇼룸에서 열린 오스카 드 라 렌타를 위한 피터 코펭의 첫 Pre-Fall 컬렉션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첫 출발이었다. 고인이 된 디자이너의 작업이 아닌 그만의 색깔이 뭍어나는 첫번째 의상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컬렉션은 컨템포러리, 모던, 자기 주장이 강한, 섹시하지만 여전히 하우스 시그너처를 강조했다. 트위드 패널과 레이스 프론트의 핑크 & 블랙 가죽 스커트 슈트는 우아한 70세 멋쟁이를 위한 옷이 아닌 스타일에 민감한 젊은 임원이 사무실에서 입기 좋을만큼 젊은 요소를 반영했다. 실크 스커트와 블라우스 그리고 블래이저 위의 밝은 그래픽 플로랄 프린트는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세계라기 보다는 컨템포러리 아트 세계처럼 보였다. 또한 앞에 지퍼가 달린 블랙 비즈가 들어간 페플럼 재킷과 빳빳한 턱시도 팬츠는 엠마 스톤과 같은 젊은 스타들을 위해 만든 것 처럼 보였다.
하우스 미학의 역사를 존중하지만, 이번 2016 Pre-Fall에 선보인 의상들은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생전에 선보인 디자인들과 분명하게 달랐다. 피터 코펭의 하우스에서 1주년 기념식은 그만의 변신을 보여주며 성공리에 끝났다. 이제 오스카 드 리 렌타는 새로운 젊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인해 회춘의 묘약을 선물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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