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5-11-24 |
패션 서울 효과: 코리아 스타일에 열광하는 이유
우리는 K-팝과 K-뷰티, K-푸드와 같은 한류 개념으로 K-패션에 대해 자문해 본다. 하지만 아직도 그 정확한 실체에 대한 개념 규정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텔레그라프> 인터넷 판의 빅토리아 모스(Victoria Moss) 패션 뉴스 & 피처 디렉터가 K-패션의 개념을 잡을 수 있는 외국인의 눈으로 본 K-패션에 대한 기사를 소개했다. 그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세계 패션은 늘 경제적이면서도 문화적인 새로운 핫 스팟을 좋아한다. 올해, 서울은 ‘인터내셔널 스타일 시커(international style seeker)’를 위한 새로운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5월, 칼 라거펠트는 서울에서 자신의 첫 번째 팝-컬러 샤넬 리조트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에디터들과 테스트 메이커들, 그리고 셀러브리티들(여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틸다 스윈튼, 브라질 출신 모델 지젤 번천 등)과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서울의 랜드 마크 DDP에 집결했다.
6월말에는 디올이 루이 비통과 프라다, 버버리와 같은 유럽 럭셔리 브랜드가 이미 근처에 포진한 서울의 럭셔리 스트리트 청담동에 브랜드의 가장 큰 매장 중 하나인 '하우스 오브 디올'을 오픈했다. 6층의 디올 매장은 두 명의 슈퍼스타 건축가들이 작업을 했는데, 플리처 프라이즈 우승자 크리스찬 드 포잠박(Christian de Portzamparc)이 외부 디자인을 맡아 브랜드의 쿠튀르 테일러링에서 영감받은 꽃잎 같은 화이트 배 모양의 주목할 만한 디자인을 선보였고, 매장 내부는 피터 마리노(Peter Marino)가 디자인을 맡았다. 파인 주얼리 층 위의 옥상 펜트 하우스, 모피 카펫의 프라이빗 VIP 피팅룸, 레드 투 웨어, 액세서리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전시 공간은 피에르 에르메가 운용하는 카페로 이곳에서는 서울의 부유층들이 향기로운 파리의 차와 황홀한 페이스트리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매장 근처에는 다수의 컨셉 스토어들이 있다. 서울은 컨셉 스토어를 좋아한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술을 마시지 못하거나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 혹은 네일을 정리하지 못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이너를 만나지 못했다면 서울에서 쇼핑을 하지 못한 것이다. 셀린과 생 로랑, 버버리와 같은 유명한 슈퍼 브랜드 뿐 아니라 에지 있는 젊은 디자이너인 크리스토퍼 케인, 마리 카트란주, 프로렌자 스콜러 등의 다양한 아이템이 입점이 된 분 더 샵, 래어 마켓, 스페이스 뮤 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 둔화로 인해, 서울은 아시아에서 급성장하는 패션 시장으로 간주되고 있다. 결국 이것은 인도와 중국, 홍콩에 이어 4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럭셔리 제품 경제를 의미한다. 결정적으로 럭셔리 시장이 가장 큰 금융의 힘에 휘둘리지 않는다면(한국의 럭셔리 마켓은 중국의 185억 달러(약 21조 5,507억 원)에 비해 106억 달러(약 12조 2,907억 원)으로 평가) 그것은 신뢰성으로 인해 아마 더 가치 있는 것이 될 것이다.
서울은 중국과 일본의 쇼핑객들이 도시 휴식을 위해 향하는 곳일 뿐 아니라, 가장 영향력 있는 K-팝 마니아들의 고향(한국의 팝 뮤직은 서울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으며 거리의 스피커에서 힘차게 흘러나오고 있다)이며,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TV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 취향을 리드하는 중재자로서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인기 TV 드라마와 팝 스타들이 입은 것들이 시장에서 인기가 좋다. 지난해 한국의 여배우 전지현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입은 지미 추의 아벨 코트 슈즈는 주문이 쇄도해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로 수천 쌍을 재주문했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그것은 외국인들을 통해 필터링되는 한국 패션과 뷰티 브랜드는 양방향 스트리트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헤라서울패션위크 주최 측에서는 유럽과 미국의 프레스와 바이어들을 패션쇼에 초청했다. 헤라패션위크의 정구호 총감독은 이 행사가 15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 밖에서는 이 사실에 대해 아무도 알지 못한다. 이제는 해외 시장에 우리 스스로를 노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헤라패션패위크는 50년 동안 활동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진태옥의 회고전으로 시작되었다.
동시에 그녀의 옷은 파리의 장식 미술관에서 열리는 '코리아 나우'에서도 전시가 되고 있었다. 1주일 후에는 남성복 브랜드 솔리드옴므와 우영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우영미 디자이너는 강남(K-팝 스타인 싸이의 글로벌 히트송 '강남 스타일'로 유명해진 곳으로 서울의 매력적인 스타일을 증명하는 곳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에 있는 그녀의 5층 매장에서 Mr 포터와의 콜라보레이션 라인을 런칭하는 파티를 가졌다. 우영미 디자이너는 “한국인들을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있어 두려움이 없다. 새로운 트렌드는 매우 빠르게 오기 때문에 젊은 세대들은 유행에 아주 민감하다. 실제로 환상적인 방법으로 트렌드를 소화하는 영 보이들을 만나는 것은 아주 쉽다. 그러나 그들은 아직도 자신의 개성을 찾고 있는 과정이다. 만약 그들인 K-팝 룩을 좋아한다면 그들은 정확한 룩으로 입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에 뜨면 그것은 바로 유행이다.”라고 말했다.
빨리 선택하고 버리는 경향은 한국 패션의 핵심이다. 한국인들은 온라인으로 룩을 본 다음 바로 그것을 채택한다. 그리고 바로 ‘넥스트 스타일 클러시’로 이동한다. 서울에는 심지어 24시간 운영되는 패스트 패션 지역(동대문)이 존재하는데, 27개 몰 전체가 밤낮으로 영업하고 있다. 좋아하는 스타들의 사진이 걸린 매장을 돌며 그들은 밤새도록 쇼핑한다.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쇼를 선보이는 디자이너들은 기성 디자이너와 신진 디자이너들이 혼합되어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아시아 밖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브랜드들은 대부분 컨템포러리(즉 고급스럽거나 비싸지 않은)하며 트렌드는 스트리트 웨어에 집중되어 있다. 디스트로이드 데님, 90년대 슬립 드레스, 슬로건 탑과 베이스볼 재킷을 연상하면 된다.
이번 헤라서울패션위크의 빅 티켓 쇼들은 서울의 탑샵에 대한 대답인 럭키 슈에뜨, 로켓X런치, 로우 클래식, 푸시 버튼, 카이 등이었다. 그들의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이 서울의 젊은이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모든 패션위크와 마찬가지로 거의 대부분의 스타일은 캣 워크가 아닌 외부에 있었다. 트렌드에 눈뜨기 시작한 어린 친구들은 스트리트 스타일 사진작가들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했고, 10대들은 ‘트윈’ 복장으로 맞춰 입고 돌아다녔고, 때로는 3명이나 혹은 4명이 같은 옷을 입었다.
매치스패션닷컴(Matchesfashion.com)의 바잉 디렉터 나탈리 킹햄도 한국이 영국과 미국에 이어 온라인 리테일러들의 세 번째 빅 마켓이라는 사실에 고무되어 헤라서울패션위크를 방문했다. 그녀는 “서울은 매우 국제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거리의 사람들은 실제로 자신들이 입고 있는 옷과 더불어 자신들만의 게임에 정통한 것 같다. 아울러 거대한 디자인 잠재력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네타포르테닷컴(Netaporter.com)은 올해 초 부터 서울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컬트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매력적인 데님과 스웻셔츠로 유명한)인 스티브 J & 요니 P(SJYP)를 입점시켰다. 네타포르테닷컴의 바이어 린다 아예피(Linda Ayepee)는 “나는 놀라운 홈 성장 가능성을 보았다. 이번에 디자이너 정고운이 전개하는 고엔제이(Goen J)라고 불리는 아주 흥미로운 브랜드는 발견했다. 에지가 있으면서도 동시에 페미닌한 점이 맘에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비 니콜스는 럭셔리 한국 안경 브랜드 젠틀 몬스터(Gentle Monster)를 최근 론칭했다.
런던패션위크 프리센테이션을 통해 이름을 알린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소수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디자이너 표지영이 전개하는 브랜드 레지나 표(Rejina Pyo)는 서울 미학을 여유롭지만 너무 무리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설명했다. 그녀는 “서울 패션은 아주 캐주얼하다. 일을 하면서 스웻셔츠를 입을 수 있고, 결혼식장에 청바지를 입고 갈 수 있다. 그들은 실제로 스마트-어케이젼 웨어를 입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은 자신의 옷이 너무 인위적으로 보이는 것을 싫어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뷰티는 다른 스토리다. 성형 수술은 서울에서 너무 흔한 일이다. 거리에서 성형 수술 병원과 성형 광고를 손쉽게 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디자이너 표지영은 “친구의 외모에 대해 언급하거나 성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서울에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큰 눈과 높은 코를 원하고 작은 얼굴에 집착한다. 사각 턱 라인은 양악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뷰티 브랜드들은 서양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미국을 기반으로 전개 중인 온라인 리테일러 디스이즈뷰티마트닷컴(thisisbeautymart.com) 한국 뷰티 브랜드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강점 때문에 자신들만의 베스트셀링 카테고리를 가지고 있다. 창업자 밀리 켄달(Millie Kendall)은 “한국 뷰티 산업은 실제로 연구와 개발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뷰티 제품 트렌드는 시트 마스크다. 뷰티마트의 공동 설립자 안나-마리 솔로위즈(Anna-Marie Solowij)는 “제품들은 귀여운 포장, 예상치 못한 포맷, 색다른 성분, 특이한 이름 등으로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다른 말로 ‘완전히 주목할 수밖에 없는(totally compelling)’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 조만간 서울의 영향을 받은 의상을 입은 사람들을 주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멘트를 남겼다.
정리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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