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10-27 |
[SFW 총리뷰] 16 S/S 서울패션위크, 여성 컬렉션 ② – 박승건, 앤디앤뎁, 홍혜진
국내 최 정상급 여성복 디자이너들이 제안한 2016 S/S 여성 패션 트렌드, 두번째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16일 개막과 함께 시작된 여성 컬렉션은 박춘무, 곽현주, 김재현, 앤디앤뎁, 박승건, 홍혜진, 박윤수, 임선옥, 송자인, 이명신, 계한희, 맥앤로건 등 국내 최 정상급 여성복 디자이너들이 제안하는 내년 봄 여름 트렌드의 향연이 이어졌다.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서 여성복 디자이너들은 여성의 우아함을 살린 클래식 스타일부터 팝 아트와 스트리트에서 영감을 받은 컨템포러리 캐주얼까지, 저마다의 개성을 담은 다양한 여성복의 세계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청청 •
LIE
라이의 디자이너 이청청은 이번 시즌 스칼렛 컬러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스럽고도 섬세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라이의 레드는 강렬하고 섹시한 것이 아닌, 순수하고 싱그러운 감성을 지니고 있다. 원피스, 와이드 팬츠, 시스루 블라우스, 벨티드 코트 등 트렌디하면서 미니멀한 의상들을 중심으로 디자이너 감성을 믹스해 20대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한 컬렉션을 완성했다.
구연주,
최진우 • J KOO
제이쿠의 최진우, 구연주는 레이스와 러플을 활용한 다양한 실험을 보여줬다. 레이스 원단 특유의 글래머러스하고 섹시함을 살린 의상부터 스포티함을 가미한 크롭 톱과 파카 등 소재에 대한 남다른 재해석이 눈길을 끌었다. 카무플라주를 연상시키는 아티스틱한 패턴이 컬렉션에 활력을 줬으며, 남성복 컬렉션으로 선보인 그래픽이 들어간 블루종과 스웨트셔츠, 쇼츠 등은 당장이라고 입고 싶을 정도로 웨어러블하면서도 트렌디한 감성이 돋보였다.
박승건 •
pushBUTTON
지난 시즌 10번째 컬렉션을 통해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리프레시한 박승건은 이번 시즌 특유의 유니크하면서도 스트리트적인 감성을 한층 고급스럽고 정제된 스타일로 표현했다. 앤드로지너스 룩과 로맨티시즘이 결합된 하이엔드 리조트 스타일을 선보인 이번 컬렉션은 여유로운 실루엣과 과감한 커팅, 절제된 디테일이 돋보였다. 독특하면서도 위트 있는 감성은 여전했지만, 이전에 비해 좀 더 성숙하고 정돈된 느낌이라고 할까? 그 어느 때보다 하이엔드 패션을 향한 디자이너의 고민이 묻어나는 컬렉션이었다.
김석원,
윤원정 • ANDY & DEBB
로맨틱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앤디앤뎁은 이번 시즌 1920년대 풍의 레트로 스포티즘을 바탕으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클래식한 골프 룩에서 차용한 피케 셔츠와 서클 스커트, 폴로 드레스와 점퍼 등은 앤디앤뎁의 섬세한 터치를 거쳐 우아한 스포츠 룩으로 완성됐다. 화이트를 바탕으로 형광 오렌지, 옐로우, 핑크, 그린 등을 포인트 컬러로 사용해 컬렉션에 활기를 줬으며, 시퀸, 시폰, 크레이프, 스폰지 메시, 시스루, 펀칭 등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로 의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20세기 초 아티스틱한 감성이 묻어난 기하학적 패턴과 아르데코 풍의 패턴도 컬렉션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유혜진 •
KUMANN YOO HYE JIN
유혜진은 이번 시즌 ‘여행자(On a journey)’를 주제로 이국적인 요소들에 대한 시각적인 재해석을 통해 현실로부터의 이탈, 자연으로의 회귀 등을 표현했다. 언밸런스드 러플 재킷, 오버사이즈 판초 재킷과 베스트 등 조형감이 살아있는 실루엣을 중심으로 웨어러블한 의상들이 이어진 가운데, 남미와 중앙아시아를 연상시키는 카키, 테라코타 레드, 베이지 등의 컬러와 타피스트리 그래픽 등 에스닉 요소가 이번 컬렉션의 주제를 대변했다. 특히 롱 재킷과 원피스 등의 컷 아웃을 밴드로 둘러 여닫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정수미 •
Sumisumi
니트 웨어를 전문으로 하는 디자이너 정수미는 보여주기 위한 옷이 아닌 실제 일상에서 소비자에게 입혀지는 옷을 중점으로 웨어러블을 탐구하고 있다. 이번 16 S/S에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입을 수 있는 니트 웨어를 선보였다. 휴양지에서 입기 좋은 민소매 튜닉과 가디건, 옆 트임을 넣은 브이넥 원피스, 스트라이프 니트와 가우초 팬츠 등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니트 웨어가 등장했다. 특히 상의와 팬츠, 원피스 등에 고루 활용된 선명한 스트라이프 디테일은 에스닉하면서도 도회적인 분위기로 쇼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홍혜진 •
the studio K
홍혜진은 ‘ADDED VALUE(부가가치)’라는 비시각적인 프로세스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가치가 더해지고 결합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부가가치를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의 재구성을 통해 표현했다. 수학기호와 FUNCTION BOX, 화살표 모티브를 사용한 섬세한 디테일과 특유의 모던한 실루엣은 패션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더하는 고감도의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이번 시즌 새롭게 선보인 데님 라인도 주목됐다. 데님을 기반으로 핑크, 화이트 등 파스텔 컬러와 재킷, 팬츠, 트렌치코트 등 스트라이프 패턴이 가미된 의상들은 화이트 스니커즈와 어우러져 영하고 캐주얼한 분위기로 완성됐다.
박윤수 •
BIG PARK
박윤수는 남아프리카 여행 중 방문한 아름다운 정원에서 영감 받아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을 주제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오염으로 인한 돌연변이 변종식물들의 줄기와 구성요소들을 과장된 형태와 해체된 구조, 장식적인 모티브로 은유했으며, 빛 바랜 컬러로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는 과정을 표현했다. 프린트와 패치워크, 아플리케 등으로 활용된 독창적인 페인팅은 이번 시즌 디렉터로 참여한 아티스트 듀오 줄라이칼럼의 작품으로, 컬렉션을 보다 밝고 활기차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임선옥 •
PartspARTs IMSEONOC
임선옥의 파츠파츠는 패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해답을 담은 브랜드다. 낭비되는 원단과 노동력,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안한 네오프렌 제품들은 미니멀하면서도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16 S/S에는 트래블러(Traveller)의 감성을 담아, 미래주의자들의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트래블 룩을 제안했다. 화이트와 블루의 청량한 쇼피스로 시작된 이번 컬렉션은 시그니처 모티브인 달 항아리 프린트(언뜻 보면 큰 도트 모양의)와 스트라이프, 기하학적인 패턴 등을 통해 미니멀하면서도 율동감 있는 컬렉션으로 완성됐다.
이지연 •
JARRET
이지연은 남성미와 여성미, 아방가르드와 미니멀리즘, 동양과 서양의 조화 등 양면성이 존재하는 듀얼리즘을 추구한다. 이번 시즌에는 ‘페르소나(Persona)’를 주제로 동화 속 백설공주와 마녀에서 모티브를 얻어, 여러 가지 자아가 충돌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테일러링 중심의 포멀을 중심으로 데이 웨어와 이브닝 웨어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보여주는 그녀의 듀얼리즘은 이번 컬렉션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테면 포멀한 의상 위에 스포티한 스트랩 벨트를 매치 하거나, 시스루 드레스 안에 강렬한 컬러의 쇼츠를 겹쳐있는 방식이다.
이보현 •
SUPERCOMMA B
프론트 로우를 가득 메운 어마어마한 셀러브리티들 덕분일까? 이보현의 슈퍼콤마비는 단 두 시즌 만에 서울패션위크의 빅 쇼로 자리매김했다. ‘펀 앤 유니크(Fun & Unique)’ 감성을 지향하는 슈퍼콤마비는 말 그대로 즐거우면서도 유니크한 감성의 유니섹스 스트리트 웨어를 선보인다. 이번 컬렉션은 ‘Welcome to Dreamland’를 주제로 1980년대의 레트로 스포티즘을 표현했다. 기존의 블랙 & 화이트 컨셉을 유지하면서도 워싱 소재를 사용하거나 비비드한 컬러의 스니커즈를 매치하는 등 빈티지 감성을 브랜드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 특히 이번 컬렉션에는 타이거JK와 윤미래 부부가 나란히 런웨이에 올라 그들만의 스웨그(swag) 감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저지 티셔츠와 트레이닝 팬츠는 1020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닌, 현 시대의 쿨한 문화라는 디자이너의 메시지가 전달되는 듯 했다.
<사진제공: 서울패션위크 사무국>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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