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5-10-19 |
[SFW 리뷰] Doii, 브라질의 열정 가득한 소녀들을 만나다
에너지 가득한 2016 봄/여름 도이 컬렉션을 통해 디자이너 이도이는 자신이 마주한 브라질의 열정 가득한 소녀들과 다시 조우했다.
브랜드 ‘도이(Doii)’는 열정적이고 자신만만하며 이시대의 삶을 주도적으로 꿈꾸는 소녀들을 위한 옷이다. 대부분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접근하는 무심한 듯한 방식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말이다. 도이의 소녀들은 볼드한 러플과 레이스와 리본과 반짝이들로 덮여 있지만 어쩐지 더 용감해 보인다. 사실 자신감이 없다면 입을 수 없는 옷들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컬렉션은 도이(Doii) 방식의 여성스럽지만 동시에 강함을 보여주는 맥시멀한 디테일들과 볼드한 실루엣으로 가득 찼다. 글램 스트라이프 스웻 드레스는 글리터 소재들로 반짝였고 레이스는 솜사탕 색상 깅엄체크에 겹쳐져 전원풍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브라질의 열정 가득한 매력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층층이 러플 드레스들은 홀로그램 비닐 소재로 유쾌했으며 블루 컬러의 피너포어 드레스는 언밸런스 러플 단으로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었다. 또한 다양한 티어드 러플 장식 스커트, 앞은 층층이 러플로 장식적인 반면 뒤는 장식 없는 반전으로 위트를 보여 주었으며, 파스텔 홀로그램 컬러의 프린지 장식들과 카니발의 장식으로 한껏 꾸며진 말프린트는 브라질의 열정을 분출하였고 빕네크라인의 소재 믹스 드레스는 디자이너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주기 충분했다.
브라질의 시인 마누엘 반데이라는 ‘카니발의 노래들은 항상 슬픔에 가득 차 있다.’ 라고 말했지만 디자이너 이도이의 카니발에는 슬픔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오직 열정과 사랑. 희망이 넘칠 뿐이다.
우리는 디자이너가 만드는 컬렉션을 보면서 디자이너가 삶을 대하는 방식, 관심,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순수 서양 미술을 전공하고 영국 세인트 마틴에서 텍스타일 디자인을 전공 후 겐조에서 경력을 쌓은 이력에서 짐작 되듯이 디자이너 이도이가 추구하는 세계는 전진이며 꿈꾸는 초현실주의자의 세계처럼 다채롭다. 이 디자이너에게 미니멀한 접근법은 하품 나는 일일 뿐이다. 나는 이 인형 같은 외모의 디자이너를 마주 할 때면 심지어 감기에 걸렸을 때조차도 거침없는 에너지를 느낀다. 요즘 유행하는 SNS 테스트에서 그녀가 전생에 ‘왕 ’이었다는 해석은 어쩜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일상은 어릴 적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는 패션이 있고 패션이 선사하는 파타지가 있다. 나는 그녀의 절제 보다는 발산을 보여주는 디자이너로서의 개성과 용기를 사랑 한다. 다만 열기로 가득 찬 카니발에서 길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응원의 키스를 전한다.
글 이주영 <패션엔> 편집위원/ 동덕여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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