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10-05 |
[리뷰]인스타그램화 거부한 2016 봄/여름 꼼 데 가르송 컬렉션
파리의 다른 디자이너들이 트윗이나 인스타그램의 ‘좋아요’ 클릭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꼼 데 가르송의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보는 패션과 디자인 프로세스의 미래에 대해 지속적인 대화를 시도했다. 단 16벌의 의상이지만 패션과 환경에 대한 그의 고민이 엿보였다.
지난 10월 3일(현지시간) 토요일 저녁, 레이 카와쿠보는 기존 방식과는 다른, 아주 소수의 관객을 위한 2016 봄/여름 꼼 데 가르송 컬렉션을 진행했다. 그는 딥 & 아이시 블루, 블랙 & 화이트 벨벳 그리고 풍성하게 늘어진 황새 깃털로 만든 16벌의 복잡한 의상을 만들었고 관객들이 패션쇼를 경험하는 궁극의 가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만드는 요소를 제공했다.
화이트 코튼 러플의 블랙 라지 코트, 블랙 샤이니 벨벳 코트, 깃털 장식 섹션의 벨벳 코트 드레스와 푸른 벨벳 드레스 등 볼륨감 있는 의류는 옷이 위기의 순간에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며, 모든 레이어링과 볼륨감은 모든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 꼼 데 가르송이 선보인 16벌의 의상들은 각각 최고의 꾸띄르 장인들을 고용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과장된 소매와 깃털과 하프 서클 벨벳 링의 롤이 달린 아이스 블루와 네이비 드레스는 대단히 복잡한 구성 과정과 의류 제작에 들어가는 수세공에 대한 간접적인 증언인 셈이다.
레이 카와쿠보는 디자이너들이 패션의 진정한 역할과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해 집중하는 것보다 작은 화면의 순간포착 전송을 통한 '좋아요'등 각종 SNS 도구를 통해 칭찬만을 추구하는 인스타그램 시대의 저항이자 항변이었다.
어느순간 각종 SNS 채널을 이용해 대중을 동원하고 흥행을 이끌어내는 자극적인 방식들이 패션에 대한 창조적인 깊이와 혁신, 실험에 대한 감각들을 대체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패션쇼가 여전히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자극적인 런웨이 쇼에 대중들이 면역이 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각자가 본 것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따라 이번 시즌 꼼 데 가르송 쇼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패션의 진정한 마력이 아닐까?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