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10-02 |
[리뷰] 존 갈라아노의 2016 봄/여름 메종 마르지엘라 컬렉션
전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존 갈리아노는 내년 봄 시즌 메종 마르지엘라를 위해 꾸띄르 기법에 초점을 맞춘 두번째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2016 봄/여름 파리패션위크 둘쨋날인 지난 9월 30일(현지 시간)슈트와 플라스틱 장갑을 착용한 남성이 엎드려서 포토 라인 앞 메탈 런웨이 위 발자국을 땀을 흘리면서 힘들게 지우고 있었다. 그것은 패션쇼를 개최하기 위한 절차와 과정이 매우 어렵다는 절절한 액션이었다. 이번 파리 패션위크는 튈로리 궁전을 가로지르는 화이트 펠트 카펫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존 갈리아노가 2016 봄/여름 파리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의상들은 기성복 컬렉션이었지만 프랑스 꾸띄르의 전성기를 과시하는 수준의 꾸띄르적인 의상이 주류를 이루었다.
첫번째 모델은 레오파드 칼라의 크림 컬러 코트에 싱글 크리스탈 귀걸이, 에르메스의 켈리 백, 시크한 포인티드 토 슈즈의 기형적인 버전을 착용하고 여기에 매트한 녹색 올린 머리와 실버 아이 메이크업으로 걸어 나왔다.
이어진 룩들은 수십년간에 걸쳐 형성된 패셔너블한 실루엣들을 고의로 왜곡하거나 과장하고 파괴시킨 패러디 의상처럼 보였으며 실수로 페인트가 묻은것처럼 얼룩져 있었다. 일부는 패딩 밑이 드러낼 정도로 찢거나 작은 숄더 백을 가슴 주위로 묶었으며 라인업 도중에 남자 모델을 등장시켜 비현실적인 감각을 추가했다.
갈리아노의 패션쇼에는 부유하고 글래머러스했지만 몰락한 남부 대농장주의 딸 블링슈 뒤부아의 영혼이 든 여성과(그리고 남성), 부유했지만 이기적인 미스 하비샴, 그리고 샹송 가수 에디뜨 피아프가 있었다.
존 갈리아노가 이전에도 여러번 칭송했던 뮤즈와 테마가 이번 컬렉션에서도 분출했는데 이는 그가 과거 잘 나가가던 시절의 디자이너로서의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컬렉션을 통해 추함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인식할수 있었다.
새로운 세대의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세대의 주인공이 되기위해 끊임없이 소비자와 마켓을 탐구한다. 이들은 젠더에 대한 개념도 사전적 정의를 벗어나 컨템포러리 룩의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하기 시작했다. 영 제너레이션 세대의 젠더에 대한 개념과 가치관 등은 새로운 세대의 디자이너들이 옷을 만들기 이전에 먼저 발견하고 탐구해야 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존 갈리아노의 디자인은 스릴이 넘쳤으며 가장 흥미로웠다. 쇼 마지막에 포토그래퍼들이 그의 이름을 부르짖었음에도 불구하고 존 갈리아노는 마르지엘라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피날레 인사를 하지 않았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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