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9-26 |
[리뷰] 필립 플레인이 로봇과 코트니 러브를 런웨이에 세운 이유
2016 봄/여름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필립 플레인(Philipp Plein)은 자신의 패션쇼에 가수 코트니 러브와 거대한 로봇을 등장시켜 한편의 근사한 SF 패션쇼를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이런 독특한 쇼를 연출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필립 플레인의 지난 2015 가을/겨울 컬렉션은 록 콘서트에 비교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번 2016 봄/여름 컬렉션도 단지 쇼를 위한 것이 아닌 거대한 움직이는 로봇이 패션쇼에 등장하고 음악에 맞추어 연주하고 무대를 워킹했다. 로봇은 모델들이 무대를 워킹하는 동안 선글라스와 핸드백을 건네주는 등 너무나 정교한 프로그래밍으로 깜짝 놀랄 정도였으며 이러한 기술은 팝스타 코트니 러브의 아레나 투어 기간 동안에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렇게 고도의 기술 프로그래밍으로 제작된 뮤지션의 팝 투어 콘서트는 과다한 비용투자때문에 공연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던 관객들은 이번 필립 플레인의 SF버전의 런웨이 쇼를 보고 그 부분에 대해 절대 공감했을 것으로 보였다. 필립 플레인은 1년에 두 번의 패션쇼 개최하지만 군중들은 티켓을 사지 않고 필사적으로 쇼 장에 입장하려고 애쓴다. 필립 플레인의 이번 쇼는 실제로 록 콘서트였으며 코트니 러브가 ‘셀러브리티 스킨’을 부르며 무대를 압도했다.
필립 플레인은 공연을 마치고 "코트니 러브는 진정한 정통 리얼 록스타이다. 패션 산업에서도 진정으로 정통하지 못하면 그것은 단지 산업의 노예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트니 러브는 산업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음악적 가치와 진위를 전파하는데 신경쓸뿐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필립 플레인은 이번 쇼를 통해 "로봇으로 인해 기계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조종하는지를 전달하고 싶었고, 그것이 기계가 모델을 스타일링하는 이유였다. 현대인들은 기술이 없는 인간의 삶을 상상할 수 없다”고 열정적으로 소리쳤다.
그는 가능한 상식을 벗어난 방법으로 파격적인 패션쇼 아이디어를 얻는다. 올 블랙 모델 캐스팅, 실제 화제, 작동하는 롤러코스터, 기관총과 바다 수족관 등을 선보였던 과거의 패션쇼처럼 그에게는 아주 일반적이다. 필립 플레인의 이같은 파격적인 패션쇼는 군중들을 재미있게 만들고 있으며, 패션 종사자를 포함해 매년 일반 관객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필립 플레인은 일반 관중들을 참여시킨 파격적인 패션쇼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처음 신인 디자이너로 첫 패션쇼를 시작했을때 내가 누구인지 몰라 주변에 모든 사람을 초대한 경험이 있다. 솔직히 나의 쇼에 아무도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신인시절의 두려움과 불안감에서 기인한 것 같다."고 속내를 고백했다.
그는 패션쇼 지출 비용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나는 다른 브랜드들 보다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다. 대부분 구찌나 돌체&가바나, 루이비통이 우리보다 적은 돈을 쓰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들은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비교적 그는 자발적으로 작업한다고 말했다.“나는 독립 브랜드다. 라이선스로 작업하지 않으며 투자자도 없다. 업계에서는 누구도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 우리는 유명 브랜드들이 일하는 것보다 1유로를 벌기 위해 10배나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빅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도 자신의 브랜드 마케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그의 옷은 화려하다. 일부 상품은 너무 익숙하게 보일수 도 있으나 강력한 효과를 내고 있다. 종종 모조 다이아몬드와 크리스탈로 덮거나 혹은 극적인 슬릿이나 컷 아웃이 특징적이다. “사람들은 단지 내가 만든 블랙 티셔츠를 사기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 안에 무엇인가를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립 플레인은 밀라노에서 경쟁하는 수십 년 된 브랜드에 비해 인지도나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약해 이를 보완하려고 지나치게 애쓰고 있지만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 시간이말해줄 뿐이다. 만약 목표지점에 도달하면 이같은 극단적인 패션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밀라노 패션위크는 덜 재미있어 질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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