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9-25 |
[리뷰]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2016 봄/여름 구찌 컬렉션
지난해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미켈레는 이번 시즌 70년대를 테마로 낯설음과 익숙함을 믹스한 무척이나 예쁜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액세서리 디자이너의 한계를 뛰어 넘는 창의력과 구찌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구찌의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자신의 엄마가 매일 아침 출근하던 시절인 1970년대에 태어났고, 엄마의 출근 모습을 지켜보던 70년대는 그에게 늘 남다른 관점을 제공해 왔다. 그는 “당시 여성들은 커리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던 때였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시즌 70년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컬렉션을 선보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역사는 항상 두세 번 정도 반복되고 나면 더 좋아 보인다. 알렉산드로 미켈레가 70년대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한 구찌 컬렉션은 환상적이었다. 플레어 트라우저, 크레이지 엘튼 존의 반짝이는 안경, 소매와 헴 라인의 루렉스 러플, 블록 컬러 스커트와 리크랙 트림, 허리를 높이 올린 드레스 등등 순수한 70년대의 정서 그 자체였다.
그러나 스타일은 완전한 컨템포러리였다. 감각적으로 아름답고 페미닌한 로맨틱 의상들은 럭셔리 공예 요소와 조화를 이루어 감동적인 패션쇼를 연출했다. 손으로 손수 스팽글을 단 드레스 위에 트롱프뢰유( trompe l’oeil) 플리츠를 선택했으며 블랙 가죽 바이커 재킷 위의 태피스트리로 꾸민 꽃들과 새롭게 재해석된 구찌 로퍼, 블랙 힐, 더블 G 로고, 직접 그린 가슴 등 모든 아이템들이 현대적인 감성으로 표현되며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부드러운 가죽의 경우는 70년대를 살았던 엄마들이 통상적으로 즐겨 착용했던 익숙한 모습이었으며 백리스 뮬도 매력적이었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나는 무심한 아이디어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옷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무심함은 없으며 그들은 열정적으로 일하고 리서치한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18세기 브로케이드, 루렉스, 메탈릭 가죽, 무지개 빛깔의 오간자, 마크라메, 플로랄 시폰, 장어 스킨 등 직접 선택한 텍스추어의 모든것을 이번 컬렉션에 발현시켰다. 절충주의는 패션을 좋아하는 또 다른 비유다.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그 절충주의를 옷으로 변주해 예기치 못한 그 무엇인가를 제시했다.
블랙 레이스 보디스는 불타오르는 듯한 레드와 라임 스트라이프 스커트로 폭발했으며, 페일 핑크 스팽글 러플 슬리브로 발아했다. 트렌치코트는 클래식 구찌 캔버스로 나타났고 아울러 탄 스웨이드 포켓으로 빛이 났다. 패턴이 충돌한 시폰은 층이 졌고, 밑단은 부채꼴이나 물결 모양의 천을 이어 장식을 했다.
17세기에 <사랑의 이상향 지도>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프랑스 여류 소설가 마들렌 드 스퀴데리(Madeleine de Scudery)로 부터 영감을 받은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로드-맵은 미칠 정도로 예쁜 옷, 자신감 넘치는 재봉 그리고 실용적인 모노그램 캔버스, 작은 재갈, 그리고 구찌의 아카이브인 스트라이프 선택한 지금 당장 사고 싶은 실용적인 액세서리와 함께 자신만의 성공 표지판을 세우고 무한도전 중이다.
올해 42세인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2002년 구찌에 입사해 수석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하던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라다 지아니니가 물러나면서 지난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었다.
현재 구찌 남성복과 여성복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액세서리 디자이너의 한계를 뛰어 넘는 창의력과 구찌의 새로운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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