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9-13 |
[리뷰] 지방시, 패션쇼를 통해 뉴욕에 ‘존중과 희망’을 선물하다
지방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카르도 티시는 미국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기념일인 9월 11일, 뉴욕과 뉴욕 시민들을 위한 자신의 존중과 희망을 담은 ‘뉴욕 찬가’를 뛰어넘어 요즘 전 지구적 화두인 ‘공생’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감동을 주었다.
이번 시즌 리카르도 티시가 본거지인 파리가 아닌 뉴욕에서 9월 11일에 지방시 패션쇼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다. 디자이너의 창조적인 DNA는 뉴욕에 대한 존경에 의해 형성되었다.
패션쇼에 온라인 방식으로 1,200명 미국 팬들을 초대했을 뿐 아니라, 패션쇼 장소를 프리덤 타워 전망을 볼 수 있는 강변(트라이베카의 피에리 26)을 선택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프리덤 타워는 2001 9,11 테러 이후 같은 자리에 세워진 뉴욕의 랜드마크 건물로 2014년에 개장했다.)
일몰이 시작되기 전 오픈된 패션쇼 장소인 프리덤 타워는 예술가 마리아나 아브라모비치가 재활용 소재로만 구성된 나무와 고철 세트를 사용했으며‘존경과 겸손’의 의미를 창조하는데 목표를 두었다고 한다. 리카르도 티시의 절친인 킴 카다시안과 카니예 웨스트 부부를 기다리게 만들었던 일몰이 된 후에야 패션쇼 시작을 알리는 징이 울렸다.
여성 보컬이 문화와 종교가 믹스된 “당신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전통적인 유대인 음악 ‘Shalom Aleichem’으로 시작되는 사운드 트랙으로 쇼가 시작되었다. 처음 패션쇼에 등장한 옷들은 블랙 & 화이트의 깨끗한 팔레트로 시작했다. 지방시 하우스에서 10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직하면서 선보인 리카르도 티시의 히트 아이템에 대한 축하 무대처럼 보였다.
대부분 몸 주위의 란제리 같은 레이스 드레스가 선보여졌으며 아직은 낭만적인 고딕 느낌이 물씬 풍겼다. 속이 비치는 섬세한 룩을 강조하기 위해, 리카르도 티시는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은 슈트 아이템들을 많이 포함시켰다. 슈트 중 일부는 구조적이었으며, 나머지는 부드러운 실크로 고정시켰다. 아울러 금속 고리와 체인, 매달린 진주와 질감이 느껴지는 가죽의 형태로 다소 무거운 장식을 했다.
남성복과 함께 과거 지방시 꾸띄르 컬렉션을 연상시키는 꾸띄르 시리즈룩이 런웨에 중간에 드라마틱하게 등장했다. 볼륨감 있는 블랙 볼 가운들과 빛바랜 깃털들, 풍성하게 늘어진 프린지, 나무랄 데 없는 레이어드 쇳조각, 정교한 자수와 패치워크가 압권이었다. 반짝임, 부족 얼굴 주얼리, 레이스 마스크, 전사 같은 메탈 머리띠 등 요소요소의 아름다운 디테일들이 진정한 개념의 지방시 패션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또한 마리아칼라 보노코스와 같은 리카르도 티시의 뮤즈 뿐 아니라 캔디스 스와네포엘, 제이미 보체트, 락쉬미 메논, 라켈 짐머만, 켄달 제너 등이 무대 위를 활주했다. 모델들이 (동영상 참조 바람) 파이널 워킹을 하는 동안에도 리카르도 티시는 관객들이 마지막 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너무 아름다운 나머지 너무나 슬픈 ‘아베 마리아’가 쇼 장에 울려 퍼지도록 했다. 이후 리카르도 티시가 피날레 인사를 위해 등장하자 관객들을 기립 박수로 그의 뉴욕 입성을 축하했다.
특권층만이 누릴 수 있는 럭셔리 하우스들의 패션쇼를 지방시는 강력한 ‘공생’의 느낌을 감동적으로 이끌었다. 최근 미국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기념일인 9월 11일에 열렸다는 점에서 리카르도 티시는 뉴욕을 위한 ‘존중과 희망’이 담긴 결코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패션 드라마를 연출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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