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5-08-30 |
필리파 K, 구입의 반대 개념인 ‘리스 형 지속가능 패션’으로 주목
1993년에 설립된 스웨덴 레이블 필라파 케이(Filippa K)의 디자이너 필리파 크누손(Filippa Knutsson)이 지속가능 패션의 새로운 개척자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최근 2016 봄/여름 스톡홀름 패션 위크에서 구매의 반대 개념인 임대를 통한 패션으로 새로운 지속가능 패션의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만약 패션 에디터들이 패션 쇼 관객들에게 패션 위크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점이 무엇인지 질문을 하게 되면, ‘체력적인 저하’ 문제와는 별개로 “구찌 로퍼와 생 로랑의 부츠 그리고 끌로에의 잇 백을 6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같은 푸념 섞은 불만을 듣게 될 것이다.
요즘 북유럽에서 아주 잘 나가는 스웨덴 출신 디자이너 필리파 쿠누손((Filippa Knutsson)은 이 기다리는 게임의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만능 소비지상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의 소비 철학 ‘순환(circular)’ 논리를 교육하는 데 관심이 많다.
지난 8월 25일(현지 시간)에 열린 2016 봄/여름 스톡홀름 패션 위크에서 필리파 케이 컬렉션을 무사히 끝낸 브랜드는 바로 다음날 온라인으로 ‘리스 더 룩(Lease the Look) 캠페인’을 시작했다. 구입을 한 다음 결국 버리게 되는 일반적인 의류 소비 패턴 대신 재활용을 기반으로 한 ‘순환’ 모델은 2016 봄/여름 런웨이 제품을 필리파 케이의 웹사이트을 통해 곧바로 임대할 수가 있다.
소비자들은 그것이 발목 길이 코튼 스커트나 진홍색 가죽 재킷 혹은 아름다고 부드러운 캐미솔 드레스이든 간에 눈길을 사로잡은 피스들을 세탁과 배송비용을 포함한 매우 합리적인 가격인 40유로(약 5만3천 원)에 임대할 수 있다. 참고로 특히 필리파 케이의 모토인 ‘도시적 단순미(Urban Simplicity)’를 여과 없이 보여주는 미니멀리스트 성향의 컬렉션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소박한 단순미를 지향하는 그녀의 철학과도 일치한다.
필리파 케이의 지속가능 매니저 엘린 라르손은 컨셉을 도전적인 질문으로 대신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소비자들이 과도하기 보다는 심플하게 큐레이트된 옷장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구입의 반대 개념인 이 임대 아이디어는 올 2월에 소비자들에게 지정 된 매장에서 컬렉션에 선보인 피스를 임대하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구매자들은 당연히 ‘리스 더 룩’ 캠페인에 흥미를 가졌고, 모든 여성복 스타일은 이벤트를 시작한지 1시간 30분 만에 모두 임대되었다.
어쩌면 이것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그들의 선구자적인 접근 방식일지 모른다. 엘린 라르손은 “우리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100% 바이오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코트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필리파 케이는 2008년 스톡홀름에 자신들의 중고 가게를 처음 오픈했다. 아울러 회사 수익이 장미 빛으로 보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브랜드는 매년 4~5%의 꾸준한 성장을 했고, 2015년에는 7,800만 유로(약 1,037억2천만 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3년보다 800만 유로가 더 늘어난 수치다.
엘린 라르손은 “우리는 소비자들이 패션 소비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가용성과 매력적인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브랜드의 주도권은 확실히 ‘매력적인’ 것으로 증명되었지만 4일 동안 단지 필리파 케이의 피스를 소유하는 결과는 무엇일까? 그것은 시작에 있어 무척이나 지갑 친화적(인조 퍼 재킷의 정품 가격이 575유로; 프린트 실크 드레스 340유로)이며 또한 내년 1월에 제품이 매장에 출시되기 전 4개월 동안 2016 봄/여름 룩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한편 엘린 라르손은 브랜드의 임대 캠페인은 단지 여분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의류에 대한 공유와 배려, 그리고 소비지상주의에 대체 방안으로 대중의 관심을 일깨우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브랜드는 임대를 통한 장점도 얻을 수 있다. 그녀는 “임대된 룩들은 우리에게 다시 되돌아온다. 즉 제품이 생산되어 매장에 나가기 전에 우리는 제품 자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브랜드의 임대를 통한 지속 가능 패션은 윈윈 전략일지도 모른다. ‘리스 더 룩(Lease the Look) 캠페인’은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등 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모든 룩들은 런웨이에서 선보인 아이템이기 때문에 샘플 사이즈로만 이용할 수 있다. 즉 여성에게는 다소 작고, 남성에게는 미디엄 사이즈다.
필리파 케이의 ‘리스 더 룩’ 캠페인과 H&M의 ‘클로즈 더 루프’ 캠페인(최근 기부된 의류의 재활용 코튼을 사용해 만든 전체 컬렉션을 발표했다)은 사람들에게 유행을 주도하는 옷들을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임대가 지속 가능 패션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 두었다. “Ready, set, rent!”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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