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8-14 |
미국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벤치마킹하는 이유는?
다양한 매장 디스플레이, 재고관리 유리, 일원화된 효율적 물류관리 가능 따라
최근 미국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경쟁사들의 오프라인 매장 운영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월스트리드저널이 밝혔다.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는 올 봄 캘리포니아주 맨해튼비치에 있는 수영복・운동복 섹션을 새단장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할 때처럼 메이시스도 매장에 샘플만 디스플레이했다.
한 가지 스타일을 사이즈마다 전부 매장에 전시하지 않고, 스타일별로 딱 한 가지 샘플만 비치해놓았다. 소비자들은 모바일 앱으로 원하는 스타일과 사이즈를 직원들에게 알릴 수 있다. 그러면 메이시스 영업사원이 탈의실로 해당 아이템을 가져다준다.
매장에 온갖 사이즈를 다 전시할 필요가 없어지다 보니, 더 다양한 스타일을 디스플레이할 수 있게 됐고 매장 분위기도 깔끔해졌다. 손님들 입장에서도 원하는 사이즈를 찾으려고 탈의실을 들락날락할 필요가 없어졌다.
이 같은 전략은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은 제공하지 못하는 단점(물건을 직접 보고 만져보고 입어보는 것)까지 보완했다.
그동안 전통적인 의미의 유통업체들은 전자상거래 사업과 오프라인 매장 네트워크를 동시에 운영하면서 재고 관리를 따로 하느라 애를 먹었다.
유통업체에게 재고는 중요한 부분이다. 노무라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시미언 시걸은 재고는 유통업체가 감당해야 할 비용 가운데 단일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남성복 전문 온라인 쇼핑몰인 보노보스(Bonobos)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기존 재고 관리 방법을 포기하지 않았다.
보노보스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은 다양한 스타일의 상품을 어떤 사이즈로든 마음껏 입어볼 수 있다. 하지만 원하는 아이템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골라 집으로 가져갈 수는 없다. 물건은 온라인에서 주문해야 한다.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보노보스는 일원화된 물류 센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보노보스가 현재까지 오픈한 오프라인 매장은 19개에 달한다. 올해 6월에는 맨해튼 피프스 애비뉴에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대형 매장)도 열었다.
보노보스를 창업한 앤디 던 CEO는 보노보스는 일반적인 전문 유통업체에 비해 재고가 20% 적으며 상품 회전율도 4배 정도 높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굳이 발품을 팔아서 오프라인 매장까지 나왔는데, 원하는 물건을 들고 매장 밖을 나가는 즉각적인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리스크가 아닐까?
앤디 던 CEO는 이런 쇼핑 스타일은 쇼핑백을 거추장스럽게 들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남성 소비자들에게 잘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보노보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영업사원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아이템을 딱 맞는 사이즈로 찾는 것을 쇼핑한 물건을 들고 나가는 즉각적인 만족감보다 중시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깃(Target)’은 올 봄 덴버 인근 매장 29곳에서 패티오(집 뒤쪽에 만드는 테라스) 가구를 전시했다. 소비자들은 쇼룸에 전시된 가구를 구경할 수 있지만, 구입은 온라인으로 해야 한다. 이 방법 덕분에 ‘타깃’은 부피가 큰 가구들을 매장에 재고로 쌓아둘 필요가 없어졌다.
매장에 쌓아둘 재고가 적아지다 보니, 타깃은 값비싼 모델을 더 많이 전시할 수 있게 됐다. 덴버 매장 29곳에서 팔린 패티오 가구 매출액은 미국 전역에 있는 타킷 매장 평균보다 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깃은 이 비즈니스 모델을 실내 가구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메이시스는 탈의실에서 손님들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늘렸다. 소비자들이 탈의실에 있는 태블릿으로 원하는 스타일의 상품 바코드를 메이시스 앱을 활용해 스캔하면, 영업사원들은 고객이 고른 상품을 찾아서 탈의실로 가져다준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메이시스는 아마존 임원 출신인 나디아 쇼라브라를 영입했다. 짐 슬루제프스키 메이시스 대변인은 이번 테스트의 성과를 섣불리 진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 같다고 전했다.
[외신 : 월스트리트저널 ]
패션엔 허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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