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3-10-28 |
세계 명품 브랜드, 매장 리뉴얼 주력 이유?
양적 성장 한계 직면 … 브랜드 파워 확대, 신규 고객 유치 위해
최근 세계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기존 매장을 리뉴얼 오픈하고 있다.
9월 초에 밀라노의 패션 거리 ‘비아몬테나폴레오네’에 위치한 페라가모 매장에는 수백 명의 부유층 고객들과 패션 에디터, 유명 여배우 프라이다 핀토를 포함한 유명인사들이 모여 샴페인과 카나페를 즐겼다.
그러나 눈여겨볼 점은 그 부띠끄가 신규 매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최근 페라가모, 루이비통, 몽클레어와 같은 유럽의 명품업체들은 대대적인 홍보를 펼치면서 기존 소매매장을 새단장하거나 확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사 브랜드에 대한 신비감을 불러일으키고 고객을 유인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 푸치와 펜디 등의 경쟁사들도 페라가모 부띠끄가 위치한 이곳에 새로운 숍을 오픈했다. 대부분의 매장 리뉴얼은 트렌드세터들이 패션위크에 참석한 기간 동안 이뤄진다.
이들 매장 리뉴얼은 명품 브랜드의 사업 전략 수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여 년간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에르메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새로운 매장을 여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주요 명품 소비지역인 유럽뿐만 아니라 중국과 여타 신흥 시장에서도 매년 수십 곳에서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다.
그러나, 증가한 신규 매장만큼 브랜드의 성장을 견인하지 못했다. 현재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은 명품 시장의 변방인 몽골과 같은 변방 국가에도 매장을 운영할 만큼 세계 곳곳에 매장을 갖고 있다.
기존 매장 개조에 주안점을 두는 사업 전략은 성장 한계점에 도달한 명품업계의 뼈아픈 현실을 나타내는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업계 경영자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매장수가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늘어나면서 브랜드 희소가치가 떨어져 더 이상 고객들이 명품 매장에서 쇼핑을 하면서 예전과 같은 설레임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명품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매장 수 증가와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성장을 지속해 왔다며 최근 이들 브랜드들이 사업 규모 측면에서 제자리 걸음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페라가모의 미쉘 노르사 최고경영자는 “앞으로 우리는 매장수를 늘리기 보다는 기존 매장의 규모를 늘리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패션 브랜드로 구두, 핸드백, 스카프 같은 제품군을 갖춘 페라가모는 2012~2015년 사이에 총 600 개의 매장 중 최대 100 개(비벌리힐스와 시카고 매장 포함)를 리뉴얼할 계획이라고 노르사 최고경영자는 밝혔다. 지난해 리뉴얼한 미국 뉴욕 5번가의 메가스토어가 그 첫 사례가 됐다.
지난 1월 버나드 아놀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최고경영자는 루이비통은 신규 매장 오픈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이 신규 매장을 열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와 같은 빠른 성장세는 찾아볼 수 없다. 루이비통은 최근 바르셀로나에 신규 매장을 열었고 보테가베네타는 밀라노에 플래그십 매장(대형단독매장)을 열었다. 프랑스의 패션 명품 알라이아는 파리에 제2매장인 3층 규모의 부띠끄를 개장했다.
명품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적극적인 확장세에 나서고 있는 프라다는 2주 전에 이미 매장을 갖고 있는 밀라노의 한 쇼핑몰에 제2의 매장을 신규로 열었다. 하지만, 프라다는 구찌와 루이비통에 비해 200 개 정도 매장이 적은 상태이다. 수년 전에 프라다가 재원이 부족해 매장 수를 늘리지 못한 결과다.
600개의 매장을 보유한 페라가모는 업계 내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상 많은 매장들이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약 500 개의 매장을 보유한 루이비통은 가장 많은 직영점을 확보했다.
페라가모의 노르사 최고경영자는 매장 몇 곳을 철수시켰다. 그는 최근 자사 브랜드 홍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아르헨티나의 공항에 소재한 매장 두 곳을 철수시켰다.
밀라노의 대표적인 패션거리에 소재한 페라가모의 부띠끄는 자사 매장 중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다. 이 매장은 1939년에 문을 열였다. 올 여름, 노르사 최고경영자는 사람들이 휴가를 가장 많이 떠나는 비수기를 택해 이 매장을 리뉴얼했다.
그는 “파리의 애비뉴몽테규, 뉴욕 5번가, 밀라노의 비아몬테나폴레오네와 같은 매장은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창고를 줄이고 판매 공간을 늘려 임대료를 상쇄할 수 있을 정도로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규 매장 개점 대신 기존 매장을 새단장 하는 전략이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사실, 신도시에 신규 매장을 여는 것보다 구도시에 소재한 기존 매장의 개조로 인해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페라가모는 매장 보수 프로그램을 위한 비용을 ‘막대한 수준’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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