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5-07-07 |
[패션칼럼] 이제 불신의 벽 허물고 K패션의 미래와 꿈을 디자인하자
서울디자인재단이 공지한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 참가 신청 공고에 대한 오해로 시작되어 지난 한 주 동안 한국 하이엔드 패션계에 휘몰아쳤던 불신의 벽이 결국 지난 7월 6일, 서울컬렉션 55명과 GN컬렉션 47명 신청으로 최종 마감되면서 일단락되었다. 이제는 불신의 벽을 허물고 글로벌 K패션의 미래와 꿈을 디자인하는 것이 주최 측 서울시와 주관사 서울디자인재단, 그리고 참가 디자이너들의 몫으로 남았다.
요즘 돌아가는 한국 정치판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못해 분노가 치민다. 야당은 친노와 비노로 나뉘어서 싸우고, 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그야말로 한치 앞으로 내다볼 수 없는 치고받기 싸움이 한창이다. 도대체 대한민국 정치인들에게 국민이 과연 어떤 존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소위 친박이라 불리는 일부 세력은 특정 정치인을 찍어내기 위해 난리고, 같은 여당 위원들은 그를 지키기 위해 맞서고 있다. 그래 좋다. 정치란 싸움 할 수도 있고, 의견이 틀리면 소위 맞장도 뜰 수 있다. 뭐 계급장 떼고 한판 붙어보자는 정치판 싸움이 어제 오늘이 아니기 때문에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을 보면서 가장 열 받는 점은 ‘소통’이 없다는 점이다. 공개든 비공개든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아내야 그것이 정치 아닌가? 당청은 한 몸이라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이건 네가 틀리고 내가 옳다는 식의 단순한 OX 게임이 아니다. 바로 그 논란의 희생양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라고 뽑아주었더니 결국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비춰지는 작금의 정치인들 태도를 보면 87년 6월 국민 항쟁을 통해 이뤄낸 ‘직선제 개헌’이 무슨 의미인가 싶다. 제발 국민들을 중심에 두고 그 국민들을 위한 여야, 당청, 친박과 비박, 친노와 비노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기를 바란다.
그럼 이제 우리 패션계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 6월 19일, 서울패션위크 주관사인 서울디자인재단은 오늘 10월 16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 대한 모집 공고를 내면서 갈등은 시작되었다. 공고가 나온 후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이하 CFDK)는 참가비 인상과 일부 자격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6월 26일 ‘디자이너 긴급 공청회’를 연 후 행사 보이콧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6월 3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었다. 결국 패션 디자이너 단체와 서울디자인재단이 서로 맞서는 형국이 연출되었다. 참가비 인상이나 자격 요건, 제출 서류 등 모집 자격에 대한 여러 지적이 있었지만, 가장 큰 불만은 모집 공고를 내기 전에 CFDK와 사전에 소통하지 않았다는 불만이었다. 결국 모든 비난의 화살은 전체 기획을 맡고 있는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에게 향했다.
사실 그동안 CFDK를 비롯한 패션 디자이너들은 서울패션위크를 진두지휘할 총감독제 도입에 적극 찬성해 왔다. 그리고 계획이 발표된 지 2년의 우여곡절을 겪은 후, 패션 디자이너 출신의 정구호 감독이 초대 총감독으로 추대되어 지난 5월 20일에 위촉식을 가졌다. 이미 후보 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사실이 알려졌었고,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CFDK는 공개적인 환영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취임을 지지하는 소속 디자이너들도 많았다. 정구호 총감독은 위촉식과 함께 진행된 기자 회견을 통해 앞으로 서울패션위크가 나아갈 글로벌 비전과 향후 계획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리고 발표된 모집 공고에서도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들이 큰 틀에서 보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을 뿐 몇 부분만 빼고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주관사인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단과 CFDK 집행부와의 사전 접촉에서 CFDK가 주장하는 모집 공고 철회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CFDK측은 신청 마감 원칙이 나온 바로 다음날 결국 서울패션위크 단체 참가 거부 기자 회견을 밀고 나갔다. 기자 회견 후 대부분의 뉴스 헤드라인은 “참가비 인상 반대”와 “행사 보이콧 선언”으로 도배 되었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 보면 행사 보이콧 문제는 논리가 너무 약했다. 즉 참가 신청을 해서 스케줄이 모두 나온 상태에서 행사 참가를 거부하면 보이콧이 되지만 신청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이콧 선언은 다수 디자이너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아울러 참가비 인상 문제의 경우도 서울시 예산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스스로 독립해 민간 행사로 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정구호 감독의 의견에 일부 동조하는 분위기였다.
한편 모집 공고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문의가 늘어나면서 서울디자인재단은 기자 회견이 열리기 이틀 전에 발 빠르게 문제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문서를 이메일로 디자이너들에게 배포했다. 결국 6월 30일 기자회견 결과 CFDK 측의 “행사를 보이콧한다.” 와 서울디자인재단 측의 “서울패션위크 이렇게 달라진다.”라는 주장이 맞서는 상황에서 디자이너들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참가 신청서 제출에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주관사인 서울디자인재단과 정구호 총감독은 주최 측인 서울시와의 협의를 최종 마감을 5일 뒤인 7월 6일로 연기하고, 지난 7월 3일 금요일날 서울패션위크 참가 기준과 관련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기성 디자이너와 젊은 디자이너들이 대거 참가해 정구호 총감독의 모집 요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당시 오고간 질의응답을 정리하면, 정구호 총감독이 가고자 하는 글로벌 비전에는 공감하지만 정구호 감독이 모집 요강을 발표하기 전에 디자이너 단체인 CFDK와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부분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후 고성이 오가는 그야말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정구호 총감독은 신청 공고를 내기 전에 이미 많은 디자이너들을 비공식적으로 만나 여론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고를 내기 전에 행사 당사자인 디자이너들이 소속된 CFDK와 자격 기준을 논의한다는 것은 CFDK에 가입하지 않은 디자이너들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CFDK와 사전 협의를 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디자이너 단체인 CFDK 존재를 무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이 미비했다면 “죄송하다”는 사과까지 했지만 불신의 벽은 예상외로 높았다. 결국 정구호 총감독은 간담회에 나온 CFDK 측에 연합회의 주장이 전체 회원들의 의견이냐며 반문했다. 결국 소통이 안 된다고 느낀 CFDK 측 디자이너들이 간담회 도중 퇴장하면서 간담회는 파경으로 끝났고, CFDK는 회원들에게 (가칭)코리아 패션위크 추진위를 추진할 것이라고 문자를 발송했다.
그리고 주말이 지나고 지난 7월 6일, 예정대로 2016 봄/여름 서울패션위크 참가 신청이 최종 마감되었다. 그 결과 서울컬렉션에 55명, 제너레이션 넥스트(GN) 컬렉션에 47명 등 총 102명의 디자이너들이 참가 신청을 마쳤다. 예년과 비교해 다소 숫자가 줄었지만 이번 시즌부터 패션 쇼 숫자가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 시즌과 비슷한 수준이다. 즉 참가비 문제와 자격 조건 문제는 디자이너 각자의 문제일 뿐 단체 행동으로 의사를 관철시키기에는 CFDK의 주장이 너무 감정에 치우쳤고, 디자이너들을 설득하기에 명분이 약했다. 아픈 지적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CFDK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결국 CFDK가 기자회견까지 강행하면서 진행한 “참가비 문제”와 “보이콧 문제”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셈이다. 이제는 ‘소통’을 잘하는 총감독이 되어달라는 전체 디자이너들의 의견이 공개적으로 제시되었고, 이에 서울디자인재단과 정구호 총감독이 공감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CFDK는 앞으로 치러질 10월 행사의 결과를 두고 그 잘잘못을 따져야지 대안없는 비판이나 반대는 회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CFDK가 주장하는 서울패션위크에 대응한 (가칭)코리아패션위크 추진은 명분이 사라졌다. 만약 추진을 한다면 어른스럽지 못하다. 만약 이번에 참가 신청을 안했어도 오프 쇼 기회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활용하면 될 것이다. 아울러 CFDK가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진행하는 ‘패션코드’와 경기도와 추진중인 ‘K-디자인 빌리지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 이제 패션 디자이너들은 과거나 현재가 아닌 미래를 내다봐야 하고, 젊은 디자이너들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기성 디자이너들은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어차피 미래의 K 패션을 이끌어갈 주인공들은 젊은 차세대 디자이너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한국 패션을 만든 기성 디자이너들의 땀과 노고가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
패션 저널리스트로 20년 넘게 활동하면서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서울패션위크를 15년째 지켜봐 왔다. 거의 중반까지 SFAA와 NWS, KFDA, 개별 디자이너들이 통합 컬렉션과 개별 컬렉션을 거듭했지만 늘 통합의 대화 창구를 열어 놓았다. 그래서 통합 컬렉션이 열리는 경우에도 같은 서울패션위크 행사지만 SFAA-데이와 NWS-데이, KFDA-데이로 일정을 조정해 통합의 지혜를 발휘했다. 결국 지금과 같은 패션 그룹간 구분이 없어진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어느새 서울패션위크가 탄생한지 15년이 지났다. 기성 디자이너들이 나이를 먹은 만큼이나 젊은 디자이너들도 늘어나면서 자동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패션 유통 상황이나 글로벌 패션 시장 상황도 많이 변했다. 이제는 K패션도 변신해야 한다.
간담회에서 모 디자이너는 현재 패션 디자이너의 상황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표현했다. 거대 자본으로 디자이너를 컨트롤하는 럭셔리 그룹과 후진국 노동자들의 저임금을 이용한 저가 글로벌 SPA 브랜드의 양극화 흐름 속에서 하이엔드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그야말로 혼란의 시기를 겪고있다.
해외 럭셔리 패션하우스들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어드밴스드 감성'으로 진화하지 못한 브랜드는 과감하게 통합하거나 단순화시키는 통폐합 전략으로 끊임없는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 화려한 명성을 누렸던 브랜드라 할지라도 상품이 업투데이트(UP-TO-DATE)하지 못하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소비자의 공감을 받지 못한 브랜드들은 결국 럭셔리 패션 하우스들도 비즈니스 논리에 의해 투자지원을 중단하고 있는 추세다. 치열한 시장 논리에 의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고 있다.
마크 제이콥스와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의 통폐합, 뉴욕커 커리어우먼 스타일에 대변화를 가져온 도나 카란의 사임과 도나카란 컬렉션 중단 등 해외 시장에서도 신구세대의 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동시에 시장구조의 냉정한 논리가 적용되고 있다. 또한 3.1 필립림, 알렉산더 왕 등은 디자이너 브랜드 같지 않은 대중 소비주의적인 ‘어드밴스드 컨템포러리’ 전략으로 글로벌 마켓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스타 디자이너 브랜드로 부상했다.
디자이너 브랜드와 내셔널 브랜드로 구분되어 마치 별개의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한국의 기형적인 패션 구조는 과연 그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상품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 또는 소비의 새물결인 트레이딩 업 추세에 맞춰 '어드밴스드 컨템포러리'브랜드로 대중들의 공감을 받았는지...
디자이너 브랜드가 자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나아가 글로벌 패션시장을 지배하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의 이름과 과거의 명성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패션 시장이 간절히 원하는 글로벌 수준의 ‘어드밴스드 컨템포러리'정신을 갖춘 디자이너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다시 한번 필요해지고 있다.
패션은 맷집으로 하는 격투기도 아니고, 돈으로 하는 도박도 아니다. 새로운 고객과 함께 하는 가치와 행복이 패션의 본질이다. 우리에게는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이라는 선후배의 도덕적 미덕이 남아 있다. 이제 한국 패션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동업자 정신과 상호부조 정신이 필요하다. 후배들은 지금까지 한국 패션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한 기성 디자이너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시하고, 선배들은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디자이너의 가능성과 꿈에 박수를 보내주면 된다. 이렇게 선후배 디자이너들이 서로 격려하고 함께 한다면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 패션이 아시아 허브 패션은 더 이상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다.
이제 잘잘못을 따지지 말자. 편가르기에 앞서 역지사지로 서로를 바라보는 혜안을 기르자. 매년 줄고 있지만 서울시 예산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젊은 디자이너들은 가능성의 날개를 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예산은 계속 줄기 때문에 언젠가는 서울패션위크도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지금은 그 과도기다. 그 홀로서기를 대비해 중장기적인 비전과 패러다임 그리고 스폰서십을 확보해야 한다. 10명의 디자이너를 적극 지원해 그 중 단 1명만이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그것은 2002년 월드컵 4강 이상 가는 기적이 될 것이다. 소통은 다가가는 사람과 받아주는 상대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제는 정구호 총감독과 CFDK의 소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구 디자이너의 소통이다.
공부를 게을리하는 자녀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것이 우리네 엄마 마음이다. 사실은 자기자신의 미래을 위해 공부하는 것인데도 아이들은 잔소리하는 엄마를 탓한다. 하지만 엄마는 그 서럽고 귀찮은 길을 간다. 바로 아이들이 미래이기 때문이다. 한국 패션의 기성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다. 사춘기(?)의 낯가리는 젊은 후배 디자이너를 탓하기 보다 먼저 안아주고 보듬는 모성애적 진정성이 필요한 때다. 서울패션위크 참가 신청이 CFDK에 대한 반대나 선배 디자이너에 대한 반발을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회의원이 하나의 국가 기간인 것처럼 패션 디자이너들도 CFDK의 회원과 선후배를 떠나 독자적인 상업 브랜드기 때문에 참가 신청 역시 개인이 판단할 문제이지 누가 강요하거나 말릴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요즘 정치권에는 ‘배신의 정치’가 화두지만 한국 패션에는 단언컨대 ‘배신의 패션’은 없다.
마지막으로 대학 시절, 시위를 하는 친구들이든 시위를 하지 않는 친구들이든 늦은 저녁 주점에 앉아서 읊어대던 고 김남주 시인의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이라는 시를 시대를 뛰어넘어 옷 짓는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앞서가며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둘이면 둘 셋이면 셋 어깨동무하고 가자.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손을 맞잡고 가자.
열이면 열 천이면 천 생사를 같이 하자.
둘이라도 떨어져서 가지 말자.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 주자.
고개 너머 마을에서 목마르면 쉬었다 가자.
서산 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 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할 길 시련의 길 하얀 길
가로질러 들판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 길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글 유재부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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