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5-06-30 |
2016 S/S 파리 남성복 컬렉션이 주목한 베스트 5
지난 6월 12일 런던에서 시작된 남성복 패션위크가 밀라노를 지나 파리를 관통하고 있다. 지난 6월 28일에 끝난 2016 봄/여름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서 특히 바이어와 프레스의 주목을 받은 베스트 5 컬렉션을 통해 숨가쁘게 진화하는 남성복 트렌드 변화를 체크해 보자.
매년 이맘 때 즈음, 남성복 컬렉션은 지구촌 쿨 가이들에 대한 모든 것을 선보인다. 무대 위에서 캣워크를 하는 모델 뿐 아니라 쇼장을 찾은 셀럽과 관람객들 역시 쿨 가이로 변신한다. 런던과 밀라노에 이어 2016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이 지난 6월 24일부터 28일(현지 시간)까지 패션 캐피탈 파리에서 열렸다. 이번 2016 봄/여름 파리 남성복 컬렉션은 다른 남성복 패션위크처럼 근사하면서도 판매 가능한, 문화적 무감각과 유쾌한 연극쇼가 믹스되어 나타났다. 온라인 매체 <패셔니스타>에서 선정한 ‘2016 봄/여름 파리 남성복 컬렉션 베스트 5’를 통해 내년 봄 시즌 남성복 트렌드를 미리 만나본다.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에디 슬리만이 주도한 생 로랑의 2016 봄/여름 남성복 컬렉션은 캘리포니아 서핑 문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번 쇼에는 플로랄 슈트 재킷, 봄버 재킷, 공룡 무늬의 스웨터 패턴, 프린지 레더 재킷, 플란넬 셔츠의 다양한 변주 등과 함께 슬림 팬츠와 비트-업 스니커의 조화가 돋보였다(일부 여성복 그룹도 쇼에 등장했는데, 대부분 베이비돌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사실적이고 바로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한 상품비중이 많아, 그런지 플란넬의 경우 생 로랑 제품이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거금을 쏟아부어 사고싶은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2월, 지방시는 에디 슬리만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지 3년 만에 두 배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발망
발망에서 자신의 첫 남성복 패션쇼를 선보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올리비에 루스텡은 사파리만으로 팬들과 에디터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번 패션쇼에서는 작렬하는 태양 아래에서 입을 수 있는 베기 팬츠의 다양한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일부 카고 포켓이 달린 테일러드를 선보였고, 아울러 주말에 입으면 적절해 보이는 졸라 매는 끈이 달린 아이템과 함께 레이스 업 샌들도 주목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태운 시에나 가죽의 클래식 모델과 올리비에 루스텡 자신이 좋아하는 자수가 들어간 블레이저, 강력한 발망 숄더, 타이거 스트라이프와 포켓 등 다양한 재킷 아이템도 돋보였다. 올리비에 루스텡의 이번 컬렉션은 여성복 측면에서 컬렉션을 진행하는 차원을 넘어, 남성복 역시 완벽하게 이해하고 접근한 수준높은 컬렉션이었다는 평가다.
준야 와타나베 맨
만약 누군가 특이한 문화적 도용 행위를 범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패션 위크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그 문화적 도용 행위에 걸맞는 이번 시즌 주인공은 준야 와타나베로 일부 사람들이 그의 남성복 쇼를 보고 나서 “레이첼 돌레잘 컬렉션”이라고 불렀다. 참고로 레이첼 돌레잘은 원래 백인 여성인데 흑인으로 변신해 인권단체에서 지부장으로 활동하다가 부모가 흑인이 아니라 백인으로 밝혀져 결국 지부장직을 사임하며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 이번 패션쇼 주요 테마는 바로 아프리카였다. 특히 마사이 스타일 목걸이, 레게머리 가발, 식민지 개척자 같은 사파리 의상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온라인 미디어 <더 컷>은 아프리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흑인 모델을 쓰지 않고 모든 모델들을 백인으로 캐스팅 한 것을 크나큰 미스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프-화이트
이번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서 주목을 받은 라이징 스타 브랜드는 오프-화이트(OFF WHITE)였다. 이 브랜드는 건축 학도이자 큐레이터, 스타일리스트이자 미국 힙합 랩퍼 카니예 웨스트의 수석 디자이너와 펜디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버질 아블로가 런칭한 힙합 스트리트웨어다. 내년 봄 시즌을 위해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는 이번 시즌 자신의 컬렉션에 ‘블루칼라’라는 별명을 붙였다. 하지만 스타일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목표는 화이트칼라 옷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이번 쇼에서 그는 둘 다 선보였다. 전문가의 식견이 돋보이는 스타일의 롱 & 린 레이어드에 초점을 맞추어 때로는 볼륨감있게 허리를 묶은 재킷으로 분리시키기도 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일관성있게 매력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얻은 버질 아블로는 카니예 웨스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절의 힙합 스트리트 웨어로부터 벗어나 정통 남성복으로 전환을 시도했다.
벨루티
뮤제 피카소에서 열린 벨루티의 패션쇼의 의상 구성은 아주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그래스 그린, 블루, 옐로, 레드의 새롭게 복잡하지 않는 신선한 컬러 팔레트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사람들이 관심을 끈 것은 라이브 무대로, 잔디 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남자 모델들이 박서와 양말, 드레스 슈즈를 신고 신문을 읽는 모습을 연출해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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