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6-02 |
‘10조 면세점 시장을 잡아라’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 대진표 확정
대기업 7곳, 중소중견기업 14곳 도전… ‘황금알’ 낳는 시내 면세점 주인공은?
서울시내 면세점 쟁탈전이 1일 입찰 신청마감을 시작으로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대기업 2장, 중소·중견기업 1장이 걸린 서울 신규 면세점 특허를 놓고, 대기업 7곳과 중소·중견기업 14곳 등 총 21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대기업 2곳이 할당된 시내 면세점에는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 현대백화점그룹, 롯데면세점, 신세계그룹, 한화갤러리아, SK네트웍스(워커힐), 이랜드그룹 등 7곳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통관련 대기업들은 모두 나선 셈이다.
중소·중견기업군은 경쟁이 더 치열하다. 한 곳을 두고 무려 14개 단체가 도전했다. 입찰 신청을 한 단체는 유진기업, 중원면세점, 파라다이스글로벌, 그랜드관광호텔, 에스엠면세점, 패션협회컨소시엄, 인평(하이브랜드), 제일평화시장컨소시엄, 서울면세점 등이다.
시내 면세점 경쟁이 과열된 이유는 성장성과 수익성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 4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1년 5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백화점, 할인점 등 기존 유통채널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면세점 사업에 기업들이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비싼 특허 계약으로 인해 매출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다. 반면 시내 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이 적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유커(중국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은 최고의 요지로 평가된다.
유커의 증가와 함께 국내 면세점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2010년 187만 명이던 유커는 지난해 612만 명으로 늘었으며, 2017년에는 1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60% 이상이 서울을 찾는 것을 감안하면 면세점의 미래는 밝기만 하다.
대기업,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
서울시내 면세점 중 최대 규모인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난해 1조9763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1조7800억원)을 뛰어넘었다.
업계는 서울지역 신규 대기업 시내 면세점 매출액은 9500억원, 영업이익률은 10~15%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25% 수준의 법인세를 감안하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으로 얻을 순이익은 약 700억~1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대기업들이 ‘합종연횡’도 불사하고 시내 면세점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사업계획 면면을 살펴보면 합작법인으로 나선 HDC신라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면세점과 함께 한류 관광쇼핑단지를 만드는 구상을 내놨다. 명동·동대문·강남에 비해 교통체증이 적고 넓은 부지(1만7천400㎡)와 주차장이 강점이다. ‘서울 균형 개발론’도 유리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그룹의 모태인 본점 명품관 전체를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남대문 시장을 연계해 면세점 타운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지만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신세계는 올해 면세점 사업을 염두에 두고 해외 영구채 발행과 삼성생명 주식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이미 소공동, 잠실, 코엑스에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는 독과점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으나 결국 유치전에 합류했다. 동대문 피트인을 후보지로 낙점한 롯데는 30년 노하우의 면세점 운영 능력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정하고 강남상권과의 시너지를 노린다. 그러나 인근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어 그다지 유효하지 못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갤러리아는 여의도 63빌딩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하고 쇼핑·엔터테인먼트·식음료 시설을 연계한 63빌딩 문화쇼핑센터 구상안을 발표했다. 한화는 면세점 9천900㎡ 규모에 63빌딩 내 쇼핑·엔터테인먼트·식음료 시설 2만6천400㎡를 연계, 63빌딩을 아시아 최고의 쇼핑공간으로 만들 방침이다.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는 신촌·홍대 등 서쪽지역과 SK 건물들이 있는 도심지역을 공략한 ‘면세점 3.0’비전을 내세웠다.
이랜드는 홍대 상권인 서교동 서교자이갤러리를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젊음의 거리’인 홍대 상권이 최근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만큼 홍대 상권의 특징을 살린 차별화된 면세점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사진=서울시내 면세점 주요 후보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63빌딩, 아이파크몰
중소·중견기업 14곳
입찰… 패션협회, 동대문상인, 엔터테인먼트사까지 뛰어들어
한 장의 티켓을 두고 무려 14곳의 후보가 몰린 중소·중견기업군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건설자재 전문회사 유진기업은 서울 여의도 옛 MBC 문화방송을 사옥으로 정하고 서울관광종합상황센터를 유치해 한류체험면세점을 만든다는 계획을 내놨다. 카지노·호텔·스파 등으로 유명한 파라다이스그룹은 2009년 부산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다 신세계에 매각한 바 있으나 다시 출전했다.
한국패션협회는 회원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동대문듀티프리(DDF)를 설립, 면세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참여업체는 EXR, MK트렌드, 위비스, 삼신 주얼리 등 패션기업 4개사와 브라이트유니온, 패션아일랜드 등 유통기업 2개, 뷰티기업 샘케이, 호텔 머큐어앰배서더소도베 등 8곳이다. 이들은 동대문 롯데피트인을 부지로 확보하고 지역 특성을 살려 24시간 면세점을 운영할 방침이다.
동대문 상인들도 면세사업에 도전했다. 동대문제일평화시장 상인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최근 증축한 제일평화시장 6~7층에 동대문제일면세점을 운영하는 계획안을 내놨다. 제일평화컨소시엄은 제일평화의 주주와 입점 상인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펀딩 형태로 투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키이스트는 인천 청주공항에서 시티면세점을 운영하는 시티플러스와 함께 면세사업 전담 법인 서울면세점을 설립하고 도전장을 냈다. 이들은 동대문 맥스타일 건물을 입점 후보지로 선정하고, 한류와 쇼핑을 접목시킨 면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나투어가 토니모리, 로만손 등 11개 업체와 합착한 에스엠면세점은 서울의 대표 관광지역인 인사동을 겨냥했다. 인평은 양재동 하이브랜드에 면세점을 만들어 서초지역 관광벨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짰다. 이밖에 대구의 면세사업자 그랜드관광호텔과 명동의 세종호텔도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관세청은 7월 중 서울 시내 면세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경영능력과 입지, 중소기업 상생협력, 사회공헌 등의 면세 특허 심사 기준을 통해 대기업 2곳, 중소중견기업 1곳의 사업자를 선정한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은 롯데 3곳, 호텔신라, SK네트웍스, 동화가 1곳을 운영 중에 있다.
◆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유치전 주요 후보 ◆
대기업군 - 2곳 선정 |
중소·중견기업군 - 1곳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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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단체) |
면세점 후보지 |
기업(단체) |
면세점 후보지 |
HDC신라면세점 |
용산 아이파크몰 |
유진기업 |
여의도 MBC 건물 |
롯데면세점 |
동대문 피트인 |
중원면세점 |
동대문 피트인 |
현대DF |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
파라다이스글로벌 |
명동 SK건설 빌딩 |
신세계DF |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
그랜드관광호텔 |
동대문 헬로APM |
SK네트웍스 |
동대문 케레스타 |
에스엠면세점 |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
여의도 63빌딩 |
패션협회컨소시엄 |
동대문 피트인 |
이랜드 |
서교동 서교자이갤러리 |
인평(하이브랜드) |
양재 하이브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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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평화시장컨소시엄 |
동대문제일평화상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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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면세점 |
동대문 맥스타일 |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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