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5-20 |
정구호 서울패션위크 총감독, “아시아 넘버원 패션위크 만든다”
‘나라 잔치’ 아닌 글로벌 비즈니스의 장으로 서울패션위크의 국제적 위상 높이겠다
서울패션위크, 아시아 넘버원 패션위크로 도약한다.
서울디자인재단(대표 이근)이 정구호 디자이너의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을 알리는 위촉식과 기자간담회를 20일 서울 중구 신당동 유어스빌딩에서 진행했다.
서울패션위크에 총감독 체제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총감독은 오는 10월 2016 S/S 서울패션위크를 시작으로 2년간 서울패션위크의 디렉터로서 행사 전반의 기획 및 운영 총괄을 맡게 된다.
이번 정 총감독 선임은 서울패션위크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됐다. 루이비통, 샤넬, 크리스찬 디올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서울에서 패션쇼와 전시를 갖는 등 세계 패션계가 서울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서울패션위크는 ‘나라 잔치’에 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발단이 됐다.
그 동안 서울패션위크는 패션업계의 실무를 경험한 전문인력의 부재로 인해 전문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 총감독은 디자이너와 패션기업 임원 등을 거친 전문가로 서울패션위크를 이끌 적임자로 발탁됐다. 정 총감독은 “전문적인 백그라운드를 살려 서울패션위크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사진=서울패션위크 총감독 위촉식에서 이근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좌)와 정구호 총감독(우)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정 총감독은 ‘아시아 No.1 패션위크’라는 비전을 목표로 해외 홍보 강화, 페어 전문화, 패션 아카이브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패션위크는 B2B(기업간거래)가 집중되어야 하는 전문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확장되면서 본질이 희석됐다"고 지적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소개한 방법론은 첫째 홍보를 강화해 ‘나라 잔치’가 아닌 국제적인 행사로 인식시키는 것이며, 두 번째 페어를 전문화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바이어를 영입해 비즈니스의 장으로 발전시키는 것, 세 번째는 패션 아카이브 구축을 통해 해외 매체 및 바이어들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국내 디자이너들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 봄에 열리는 2016 F/W 컬렉션부터는 도쿄, 상하이 등 아시아 인근 컬렉션과의 협업을 통해 서울패션위크의 일정을 조율해 해외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컬렉션의 질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한다. 전문 심사위원을 통한 검증작업을 거쳐 참여 디자이너를 선정하고, 어워드(시상식)를 신설해 디자이너들의 공로를 치하하고 격려할 계획이다. 또한 패션 포럼을 개설해 디자이너, 바이어, 프레스가 모두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 총감독은 재정적인 운영 계획도 밝혔다. 지금까지는 서울시의 재정적 후원이 절대적이었지만,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의 후원을 유치해 서울패션위크의 자생력을 키워 질적 향상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뉴욕, 파리 등 해외 유명 패션위크들은 대기업의 안정적인 후원을 통해 독자적인 행사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정 총감독은 “서울패션위크의 국제적 위상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라며 “한국의 트렌드와 창의성을 보여주고 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행사로 내실을 키워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총감독은 지난 2003년 제일모직이 브랜드 「구호(KUHO)」를 인수하면서 제일모직에 합류, 10년간 구호를 총괄하며 제일모직의 여성복 사업을 업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 놓는데 기여했다. 또한 영화 ‘정사, ‘스캔들’ 등의 의상감독을 비롯해 국립무용단 창작무용 ‘단’, ‘묵향’ 등을 연출하는 등 문화 예술 전반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2013년 제일모직을 떠난 뒤 첫 복귀무대로 서울패션위크의 총감독 직을 택했다. 한때 뉴욕패션위크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며 K-패션의 선두주자로 주목 받았던 그였기에, 이번 행보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제 디자이너 정구호의 모습은 볼 수 없는 걸까? 그는 “당분간 계획 없다”라고 일축했다.
“현재 공연, 예술 연출 외에 3~4개의 기업 컨설팅을 맡고 있다.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을 역임하는 동안에는 디자이너 활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패션업계에서 디자이너의 역할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디자인, 경영, 기획 등의 경험을 살려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포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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