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5-05-04 |
스타일닷컴 퇴장이 패션 미디어업계에 던지는 교훈
태어난 지 15년만에 스타일닷컴은 패션 미디어 업계에서 키 플레이어가 되었다, 아울러 다른 패션 출판사를 포함해 패션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필수적인 자원으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스타일닷컴은 역사가 되어 우리 곁은 떠났다. 스타일닷컴 종말이 패션미디어 업계에 던지를 교훈은 무엇일까?
결과론적으로 일부 사람들은 스타일닷컴은 처음부터 잘못된 아이디어였다고 말할 지 모른다. 지난 2000년에 스타일닷컴이 처음 선보였을 때 스타일닷컴은 출판 그룹 콘데 나스트에서 발행하는 패션지 <보그>
거대 패션 출판사 콘데 나스트는 예상보다 웹을 포용하는데 모든 부분에 있어 지지부진하고 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일닷컴은 독자적으로 똑똑하고 재능있는 에디터들과 함께 처음부터 마켓의 장점을 이용해 잡지와 달리 별도의 명성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면 콘데 나스트가 자신의 셋업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무려 15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스타일닷컴은 패션 미디어의 중심이 되었다는 점이다. 스타일닷컴은 사전이자 도서관이자 자료실이었다. 직접적인 경쟁자들도 행복하게 그 자료들을 참조했다. 다양한 방법들 때문에 스타일닷컴은 늘 중립 지대였다. 또한 스타일닷컴은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런치패드가 되기도 했다. 스타일닷컴의 리뷰는 디자이너로 인정을 받았다는 표시였다. 그리고 스타일닷컴 안에 리뷰로 존재한다는 것 자체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의미한다.
물론 사이트의 정체성은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바뀌지만, 스타일닷컴의 오너가 URL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을 일견 이해가 된다. 사이트에서 리뷰를 비롯한 편집 내용을 제거하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스타일닷컴이라는 이름은 이미 패션계가 가장 열렬한 소비자들로 부터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타일닷컴이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바뀐 다음에도 지금처럼 번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확신이 서지 않는다.
많은 패션 출판사들은 전자상거래가 자신들의 불황에 빠진 사업을 구원해 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그들은 이미 광고를 통해 제품을 판매했고, 홍보 담당자와 에디터 사이는 절친한 관계다. "우리 자신을 속이지 말자. 우리는 옷을 판매하는 이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다"라는 말을 이미 많은 에디터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e커머스 역시 '컨텍트(Context)'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만들면서 실질적인 에디토리얼 작업은 필요없게 만든 것은 최고의 실수가 아닐까 한다.
네타포르테(Net-a-Porter)는 어쩌면 자신들이 발행하는 온오프라인 잡지 <포터>가 필요없을 지도 모른다. <포터>는 지금 네타포르테가 생산을 감당할 수 있는 자사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한 강제적이고 보완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은 돈줄이 아니다. 출판사들이 커머스를 좋아할 수 있지만 반드시 승리할 수는 없다. 그것은 모든 메이저 여성들이 관심을 가지는 출판물을 상세하게 다루고 모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웹사이트 'Refinery 29'가 커머스 사업을 최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물론 회사 측은 커머스 사입이 1년에 몇백만 달러를 벌었다고 주장하지만 영업 이익에서는 계속 적자를 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요즘 소비자들은 최신 패션 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성공적인 온라인 패션 미디어의 특성은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들은 프리미엄을 붙여 광고를 판매하는 방법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바로 기사형 광고를 통해 새로운 컨텐츠 시장을 만들고 있다. 전혀 다른 종류의 사업에 베팅하는 것은 큰 희생이 따른다.
요즘 인쇄 매체 발행인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것도 무리가 아니다. 많은 회사들이 완전히 변형되거나 혹은 완전히 문을 닫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지금 거대한 변화의 또다른 시대로 들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제 컨텐츠와 커머스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문제는 얼마나 깊이있는 내용의 컨텐츠를 담아내느냐 하는 프로 정신이 필요하다. 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통해 미디어와 커머스의 공존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 업계의 가장 가치있는 재산 중 하나인 스타일닷컴이 사라진 것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글 유재부 패션평론가
- <저작권자(c) 패션엔미디어, www.fashion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