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2015-04-24

'유통공룡', 서울 시내 면세점 놓고 쟁탈전

‘동업’ 신라-현대산업, 현대百 중소기업 손잡고 면세사업 진출… 입찰경쟁 치열




오는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의 입찰을 앞두고 '유통공룡'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 합작법인, SK네트웍스에 이어 23일 한화 갤러리아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면세사업을 진행하던 기업은 물론 새롭게 도전하는 기업 및 합작법인이 합류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유통기업들이 서울 시내 면세점에 올인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지만, 비싼 특허 계약 낙찰로 인해 매출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다. 반면 인천공항을 제외한 시내 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이 적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은 최고의 요지로 평가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서울 소공점·코엑스점·잠실점 등 3곳에서 263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서울 시내 면세 판매액의 60.5%를 차지한다.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은 11521억원의 매출로 26.5%, 동화면세점은 2919억원의 매출로 6.7%를 점유했다.


내수침체로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이 고전하는 가운데, 면세점은 나 홀로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사업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 45000억원에서 지난해 8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0조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유통사들은 기존의 유통공간에 면세점을 유치해 주변매장의 매출상승을 유도할 방침이다.


현대산업개발은 호텔신라와 합작법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해 면세점 사업에 나선다. 시내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떠오른 만큼 합종연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아이파크몰 4개 층을 리모델링해 연면적 12000㎡의 국내 최대규모 면세점을 지을 계획이다. 이태원, 국립중앙박물관, 남산공원 등에 인접해 해외 관광객 유치에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신세계그룹은 명동 본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최종 결정했다. 강력한 경쟁자인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 연합이 용산을 후보지로 결정하자 강남 센트럴시티로 대안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센트럴시티점은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적고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약점으로 본점을 최종 후보지로 결정했다. 명동 본점은 인근에 남대문 시장, 남산공원 등 관광 인프라가 우수해 입지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는 본점 3~4개 층을 면세점으로 꾸밀 계획이다.


 사진=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63빌딩, 아이파크몰

 

이미 소공동, 잠실, 코엑스에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는 독과점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으나 결국 유치전에 합류했다. 앞서 롯데는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소공점·잠실점의 면세 특허가 올해 말로 만료됨에 따라 이번 입찰전에 나서기로 했다. 롯데는 동대문 피트인과 김포공항몰 등을 유력한 면세사업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백화점은 유일하게 강남을 후보지로 선정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정하고 강남상권과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또 면세점 운영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행사 모두투어와 면세 합작법인을 설립,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한화갤러리아는 63빌딩에 면세점을 확보해 쇼핑·엔터테인먼트·식음료 시설을 연계한 63빌딩 문화쇼핑센터 구상안을 발표했다. 한화는 면세점 9900(3천평) 규모에 63빌딩 내 쇼핑·엔터테인먼트·식음료 시설 26400(8천평)를 연계, 63빌딩을 아시아 최고의 문화쇼핑센터로 만들 방침이다.


워커힐 면세점을 운영 중인 SK네트웍스는 신촌 홍대 등 서쪽지역과 SK건물들이 있는 도심지역을 공략한다.


한편 관세청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면세점 수요가 증가하자 서울에 세 곳의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할 계획이다. 두 곳은 대기업에, 나머지 한 곳은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의 시내면세점은 6(롯데 3, 신라 1, 워커힐 1, 동화 1)에서 9곳으로 늘어난다. 관세청은 61일까지 참가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7월 중순께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관세청이 밝힌 평가기준은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 사업의 지속 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 요소(150),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 등이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중소기업과의 상생방안 등 특장점을 내세워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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