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4-22 |
소셜커머스는 황금알 못낳는 거위... 내실없이 외형만 성장
소셜 잃은 소셜커머스 빅3, 적자경영 지속으로 패션 등 인기 컨텐츠로 돌파구
유통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등장한 소셜커머스, 2010년 500억원이었던 소셜커머스 시장은 지난해 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4년 사이 100배 가량 매출이 증가했지만,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의 적자는 무려 1000억원을 웃돈다. 황금알을 못 낳는 거위라는 지적이다.
14일 발표된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 위메프, 티몬 등 3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모두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들 업체가 거둔 지난해 매출은 총 6903억원으로, 전년(2398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1572억원으로 전년(1110억원)에 비해 손실규모가 커졌다. 내실 없이 외형만 성장한 것이다.
각 사별로 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 3485억원으로, 전년 1463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영업적자는 42억원에서 1215억원으로, 1년 사이 적자폭이 2792% 증가했다.
티켓몬스터도 적자경영을 이어갔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1575억원으로, 전년대비 426억원(37%)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246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그루폰이 경영이 본격 참여한 뒤로 전년 707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57% 가량 줄어든 것이다.
위메프는 29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위메프의 매출은 1843억원으로 전년(785억8200만원)에 비해 135% 신장했다. 2013년에는 티몬보다 매출이 360억원 가량 적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과 과감한 투자로 순위를 뒤집었다. 영업손실은 전년에 비해 70억원 줄어든 29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외형 성장에 비해 큰 폭의 적자를 내게 된 데는 과열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이 주요원인으로 지적된다. 광고, 판촉 등 비용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실제로 위메프는 지난해 광고선전비 288억원, 판매촉진비 710억원 등 매출의 절반 이상인 998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했으며, 티몬은 26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 쿠팡은 마케팅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판관비만 2천800억원 가량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사의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16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체 매출액의 24%에 달하는 규모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사의 마케팅 비용이 매출의 4~6%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식을 넘어선 수준이다.
업체들의 무리한 사업확장 역시 적자경영을 이끌었다. 특히 물류·배송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는 쿠팡은 현재 건설 중인 인천물류센터를 비롯 오는 2016년까지 물류센터 2~3곳을 증설할 방침이어서 지속적인 적자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소셜커머스가 온라인 오픈마켓과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우려한다. 초창기 소셜커머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해 공동구매할 사람을 모아 판매하는 유통모델로 주목 받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추천자의 소개로 좋은 제품(서비스)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기업은 광고비를 줄인 SNS 마케팅으로 상품 할인율을 높여 구매를 촉진할 수 있어 양쪽 모두 이득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소셜커머스는 초기의도를 잃어가고 있다. 소셜커머스의 본질인 ‘소셜’을 버리고 연예인을 등장시킨 광고와 경품 공세로 외형성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가격 검색 위주의 오픈마켓과 다를 바 없는 서비스로 전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인기 컨텐츠를 강화하고 배송 물류 시스템 등을 보완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패션·액세서리 부문은 매년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효자 컨텐츠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체들은 그 동안 누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패션·유통업체와 함께 단독 특가상품을 기획,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티켓몬스터는 아비스타, 아이올리 등 패션 전문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용 상품 개발을 통해 전문성을 높이며, 위메프는 롯데백화점과 단독제휴를 맺고 시슬리 코인코즈 등 백화점 인기 브랜드를 다음달 1일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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