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 2015-04-19 |
플라스틱 시대와 페트병으로 만든 세계 최초 데님이 주는 교훈
우리는 과거형인 석기 시대와 철기 시대, 그리고 청동기 시대를 이야기한다. 그러면 현재형이자 미래형인 지금 우리는 과연 어떤 시대에 살고 있을까? <i-D>와 퍼렐 윌리람스, G-스타 로우는 지금을 ‘플라스틱 시대’로 규정한 단편 영화를 내놓고 지구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 패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이제 지구인들도 스스로를 훨씬 덜 로맨틱한 '플라스틱 시대(Plastic Age)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매년 2억8천8백만톤의 플라스틱을 만들고 있다. 종이나 금속, 유리 혹은 나무와 달리 플라스틱은 산화되지도 않을 뿐 더러 생분해되지도 않는다. 대신 플라크톤과 플라스틱의 비율을 100:1로 만들어 바다의 종말을 재촉한다. 심각한 환경오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심각한 해양 오염에 미디어와 뮤지션 디자이너, 캐주얼 브랜드가 만났다.
매거진은 브랜드가 바다에서 끌어 올린 플라스틱으로 어떻게 세계 최초의 데님 라인을 만드는 지를 알 수 있는 '더 플라스틱 시대'라는 타이틀의 단편 영화를 찍기 위해 뮤지션 퍼렐 윌리암스와 브랜드 지-스타 로우(G-Star RAW)와 팀을 이루었다. 물론 태평양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지대를 이용하는 방법을 먼저 제시한 것이 바로 바이오닉 얀이다.
퍼렐 윌리암스가 지분을 소유한 바이오닉 얀(BIONIC YARN)은 페트병을 수거해 재생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만들어 크리에이티브하고 똑똑한 지속가능 소재를 만들어 내며 주목을 받았다. 페트병이 어떻게 옷으로 바뀌는가에 대해 퍼렐 윌리암스는 쉽게 설명하고 있다. 패트병을 잘게 쪼개 만들어진 작은 칩을 실로 만들면 그 실로 원단을 짜는 것이다. 즉 페트병-> 칩-> 실-> 원단의 과정으로 플라스틱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데님도 만들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퍼렐 윌리암스는 뮤지션 중 데님 진과 화이트 셔츠가 가장 잘 어울린다. 그는 이미 자신의 히트곡인 <해피>에 맞춰 바다 생물들이 바다 속에 가득 찬 플라스틱을 모아 옷를 만드는 그래픽을 선보인 적이 있을 정도로 지구 환경과 지속가능 패션에 관심이 높다. 퍼렐 윌리암스가 공동으로 디자인한 지-스타 로우의 오션 컬렉션(Ocean Collection)은 거대한 바다에서 수거해 재활용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데님 라인이다. 다큐멘타리 <플라스틱 시대>를 위해 약 30만 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했다고 한다.
우리는 해변에 나가 무심코 바다 멀리 작은 쓰레기를 던진다. 물론 모래사장에 던지지 않았기 때문에 해변은 깨끗하고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눈에서만 사라진 것일 뿐 파도에 씻겨 바다로 다시 들어간 것이다. 안전하게 버렸다고 생각한 플라스틱은 썩지 않고 상태로 바다에 그대로 가라앉은 셈이다.
이러한 안일함과 끔찍한 착각으로 인해 매년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는 끊임없이 바다 속으로 버려지고 있다. 1997년, 찰리 무어라는 한 범선 선장이 태평양 한 가운데에 떠있는 거대한 쓰레기 밭을 발견했다. 그 밭은 텍사스보다 2배나 큰 크기로, 오늘날 그곳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재활용하지 않은 채 버리는 많은 플라스틱 페트병들은 해류를 따라 돌고 돌다 소용돌이를 이루며 결국 세계 5대양으로 모이게 된다.
이러한 플라스틱은 바다의 생태 환경에 크나큰 데미지를 주고 있다. 즉 플랑크톤을 먹는 작은 물고기들은 아주 작은 유독성 플라스틱을 삼키고, 그리고 곧 거대한 물고기에 먹힌다. 그러한 유독성은 먹이사슬로 점점 올라와 결국 우리의 저녁식사 테이블에 오르게 된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우리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떠있는 쓰레기 밭을 제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플라스틱 제품을 재활용하고,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수거 하는 것으로써 말이다. 함께 한다면 우리는 우리 바다를 미래에 더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 동영상을 보고 마음이 내키면 여기를 클릭해 퍼럴 월리암스와 지-스타 로우가 공동으로 디자인한 오션 컬렉션을 하나 장만하시길.
글 유재부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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