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3-31 |
샤넬 후폭풍... 명품 브랜드 줄줄이 가격인하 왜?
유로화 약세에 직구족 부상까지, 명품시장 직격탄... 태그호이어 최대 27% 인하
명품업계에 샤넬의 가격인하 조치에 따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주요제품의 국내 판매가를 최대 27% 내렸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제품인 '까레라 1887 엘레강스'의 가격은 777만원에서 565만원으로, ‘까레라 레이디 칼리버9 오토매틱 다이아몬드 인덱스’는 320만원에서 251만원으로 각각 인하됐다.
구찌와 버버리 등은 환율보상세일의 일환으로 면세점 5% 할인 행사에 돌입했다. 버버리의 '켄싱턴 미드 트렌치 코트'는 2078달러(약 229만원)에서 1974달러(약 217만원)로, 구찌의 '디스코백'은 1044달러(약 115만원)에서 992달러(약 109만원)로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앞서 샤넬은 지난 17일 일부 핸드백 제품 가격을 최대 20% 인하했다. 인하 대상은 보이샤넬·빈티지·클래식 등으로 모두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샤넬의 '빈티지 미디움' 사이즈 가격은 715만원에서 600만원으로, '클래식 미디움' 사이즈는 643만원에서 538만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샤넬의 가격인하로 인해 백화점 샤넬 매장은 고객들의 줄서기 행렬이 이어졌으며, 가격인하 상품들을 중심으로 품절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매장의 경우 매출이 2배 가까이 뛰었다
명품 브랜드들이 값을 내리는 이유는 유로화 약세 탓이다. 유럽중앙은행이 이달 초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하면서 유로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유럽현지와 아시아 판매가격의 차가 지나치게 커져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로화 약세는 표면적인 이유일뿐, 속사정은 따로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 동안 명품 수요가 높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일명 ‘바가지 상술’을 벌여온 명품업체들이, 직구·원정쇼핑·병행수입 등 새로운 유통채널의 부상에 따라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것. 실제로 과거 급격한 성장속도를 보인 명품시장은 2012년 이후 매출이 둔화되고 있다. 프라다는 매출이 20% 감소했으며, 구찌도 전년에 비해 매출성장률이 2%대로 줄었다. 연간 10%대의 매출성장률을 보이던 루이비통 역시 2013년부터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명품 브랜드들은 전세계 가격을 동일하게 하는 방식으로 이탈하는 고객들을 잡아보려는 태세다.
한편 프라다와 에르메스 등 일부 브랜드들은 가격 조정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프라다는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최근 가격을 5% 인상했다. 이 브랜드는 지난 1월 일부 가장제품의 가격을 5% 가량 올린바 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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