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5-03-27 |
아마존, 명품 온라인 쇼핑몰 '네타포르테' 인수협상 성공할까?
아마존이 럭셔리 패션의 아마존닷컴으로 불리는 네타포르테를 인수 협상 진행중이라고 <WWD>가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M&A 성공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거대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이 최근 세계 최고의 하이엔드 럭셔리 쇼핑몰 '네타포르테'를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네타포르테의 모회사인 리치몬드가 파인 주얼리와 시계와 같은 '하드 럭셔리' 비즈니스에 주력하기 위해 럭셔리 인터넷 쇼핑몰과 출판사를 판매할 곳을 찾고 있다는 루머는 2013년 부터 돌았다. 당시 동료 온라인 소매업체인 육스(YOOX)가 럭셔리 패션과 뷰티 쇼핑 사이트를 사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그룹에서는 주장을 부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네타포르테는 리치몬드가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유일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이상한 조합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재 리치몬드는 까르띠에, 피아제, 아제딘 알라이아. 반 클리프 & 아펠 등을 소유하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은 꽤 많은 시간동안 럭셔리 패션 게임에 뛰어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06년 샵밥(Shopbop)과 2011년 플래시 판매 사이트 마이해빗(MyHabit)을 인수한 후, 리테일러는 2012년에는 아마존 패션을 론칭하고 패션 제품 이미지를 찍기 위해 올 여름 쇼디치에 46,000 평방미터의 패션 사진 스튜디오를 오픈할 예정이다.
아울러 7월에 시작되는 첫 뉴욕 남성복 패션 위크의 스폰서로 나선데 이어 패션 출판계 최상위 직원을 소수 고용하면서 럭셔리 쇼핑몰 사업확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유명 럭셔리 브랜드 상당수가 대규모 소매 비즈니즈에 거리를 두고 있는데 반해 아마존측은 온라인 럭셔리 쇼핑몰 시장을 대중적인 시장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아마존의 다른 패션 리테일 점포들도 네타포르테같은 럭셔리 캐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하이엔드 패션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네타포르테 인수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잘나가는 네타포르테를 리치몬드가 내놓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세계 최고의 명품 온라인 쇼핑몰 ‘네타포르테(Net-a-Porter)’는 2000년 6월 영국에서 미국 출신의 패션 저널리스트인 나탈리 마스네(Natalie Massenet)에 의해 런칭되어 10년 후인 지난 2010년 스위스 럭셔리 그룹 리치몬드에 3억 5천만 달러에 경영권을 넘기면서 세계적인 럭셔리 온라인 유통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네타포르테의 투자자이며 회장인 그녀는 영국패션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네타포르테’는 소비자들이 명품이 가지는 비싼 가격과 희소성 때문에 직접 매장을 찾아가서 제품을 구매한다는 이유로 럭셔리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에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던 시기에 등장한 온라인 최초의 럭셔리 쇼핑몰로 초기에는 디자이너 콜라보 제품인 스카프와 디자이너 진을 팔아 주목을 받았다.구경꾼인지, 구매자인지 한 눈에 알아보는 매장 직원의 부담스러운 눈초리에서 벗어나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마음껏 제품을 볼 수 있다는 장점과 넓은 매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없는 오프라인 쇼핑의 단점을 해결했다.
이후 온라인 바잉을 통한 럭셔리 쇼핑몰 시스템 툴을 만든 나탈리는 끌로에, 마크 제이콥스, 지미 추, 마르니, 버버리 등 300여개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와 콘템포러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여성복, 슈즈, 액세서리, 핸드백 등을 취급하기 시작해 2009년에는 한 시즌 전 상품만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온라인 더아웃넷(the Outnet)을 론칭했다. 2년 후에는 오프라인 매장 쇼핑객의 절대 다수가 여성인데 반해 디지털 스토어 고객의 절반이 남성이라는 점, 부적거리는 것이 싫거나 시간에 쫓겨 매장 방문이 힘들지만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미스터포터(Mr. Porter)라는 남성을 위한 럭셔리 온라인 사이트를 새로 오픈했다.
2014년 7월에는 스포츠 의류 및 액세서리 전용 카테고리인 ‘네타스포터(Net-A-Sporter)’를 공개하며 명품업계에서 불고 있는 어슬레저 패션 트렌드를 수용했다. 네타스포터는 요가, 테니스, 스피닝, 달리기 등 11가지 운동별 제품 카테고리를 만들고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는 어슬레저 제품 카테고리를 별도로 두었다. 판매되는 제품은 나이키 운동화부터 1,570달러짜리 릭오웬(Rick Owens) 캐시미어 트레이닝 바지까지 다양하다.
한편 세일즈 스태프의 부재와 분위기 있는 매장 부재 등 온라인 매장의 단점을 채워준 ‘네타포르테’의 성공 전략은 최적의 디지털 마케팅이다. 즉 네타포르테가 온라인 리테일러가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품 프레젠테이션의 퀄리티가 성공을 판가름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네타포르테’의 각 제품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스타일 제안, 제품 세부사항, 사이즈와 핏이다.
먼저 스타일 제안 카테고리는 그 제품과 어울리는 액세서리들과 코디 제품을 제안하고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링과 룩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제품 세부 사항’은 제품의 색상, 구성, 스타일, 재질, 브랜드 뿐 아니라 제품의 관리법에 대해 자세하게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사이즈와 핏은 모델의 사이즈와 그들이 입고 있는 제품의 사이즈, 국가별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시 발생할 수 있는 사이즈 오류를 줄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웹사이트 개발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데 웹사이트, 패키지, 상품 구색과 편집력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패션쇼 비디오 클립들부터 디자이너 인터뷰 동영상, 트렌드 정보, <하퍼스 바자> 영국판 에디터 출신인 루시 여만스(Lucy Yeomans)가 만드는 온 오프라인 패션 매거진
네타포르테의 또다른 핵심은 MD능력이다. 편집력에 있어 기존 백화점이 갖는 한계점을 극복했다. 대다수 백화점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들과 고가 디자이너 제품을 구분, 배치해 소비자들에게 제한을 두지만 네타포르테는 30파운드의 합리적 가격의 티셔츠부터 4000파운드에 달하는 비싼 재킷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들을 동시에 스타일링하여 상품 구색, 스타일링, 편집력의 한계를 넘었다.
또한 온라인 쇼핑의 반품에 대한 큰 약점을 보완하고자 반품에 대한 절차를 최소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점을 보완하여 자신들만의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발전시킨 좋은 예이다. 소비자들은 170여 개국에 달하는 해외 배송 서비스를 바탕으로 365일 24시간 동안 자신의 원하는 럭셔리 상품을 손쉽게 쇼핑할 수 있다. 특히 정성스럽고 고급스러운 고급 포장 서비스나 회사에서 물건을 받을 시 남의 시선을 피하기 위한 특별 포장 서비스는 기존 홈쇼핑의 택배 서비스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기존 명품에 대한 상식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전세계의 명품들을 발 빠르게 소개하고 있는 ‘네타포르테’의 명성과 “남성들은 이미 그들이 갖고 있는 것을 찾는 반면에 여성은 끊임없이 자신들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찾아 다닌다”는 뛰어난 마케팅 감각이 주목받고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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