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3-26 |
[SFW 리뷰] 15 F/W 서울패션위크, 여성 컬렉션(3) - 송자인, 계한희, 앤디앤뎁, 이명신 등
진지함과 위트, 아방가르드와 미니멀리즘 등 다양한 믹스매치가 돋보인 여성복 컬렉션
2015 F/W 서울패션위크가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화려한 막을 내렸다.
24일과 25일 진행된 여성복 컬렉션은 박춘무, 송자인, 김석원, 윤원정 등 오랜 기간 서울컬렉션에 참여해온 중견 디자이너들을 비롯 계한희, 이명신 등 라이징 스타들이 총출동해 F/W 여성복 트렌드르 제안했다. 보헤미안, 스포티즘, 레트로 등 다양한 스타일을 동시대적으로 해석한 컨템포러리 스타일이 돋보였으며, 일부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조류에 얽매이지 않는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테크닉도 주목을 받았다.
홍은주 • ENZUVAN
24일 첫 무대를 장식한 디자이너 홍은주는 이질적인 요소을 결합해 독특한 느낌을 전달하는 믹스 매치룩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에는 남성복 라인을 최무열 디자이너의 블라데스(VLADES)에게 맡겨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니트 등 다양한 소재를 다채롭게 매치하고 레이스와 튈(Tull) 등 장식적 요소를 가미해 여성스러운 느낌을 아방가르드하게 표현했으며, 블랙을 바탕으로 레드, 오렌지, 블루, 메탈 실버 등을 포인트 컬러로 활용해 화려함을 더했다. 특히 여자 모델들의 과하게 부풀린 헤어 스타일과 아방가르드한 의상이 절묘한 매치를 이뤘다.
박춘무 • DEMOO PARKCHOONMOO
디자이너 박춘무는 이번 시즌 ‘무’로부터의 자유로움을 탐닉했다. 트렌드와 시즌 등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패브릭과 컬러를 오버랩하고 디테일을 믹스하는 방식으로 자유로운 감성을 표현했다. 블랙, 화이트, 그레이, 아이보리, 베이지 등 무채색과 뉴트럴 컬러를 사용하고, 모래먼지 패턴과 포일(foil)을 프린팅한 울 소재를 사용해 비현실적인 느낌을 고조시켰다. 부드러운 실루엣과 루즈한 핏의 코트와 재킷, 터틀넥 스웨터 등 웨어러블하면서도 디자이너의 테크닉이 더해진 아이템이 눈에 띄었다.
김홍범 • CRES. E DIM
매몰된 지하 갱도에서 기적적으로 생환한 칠레 광부들의 스토리에서 영감을 받아 'TREINTA Y TRES(스페인어로 33)'를 주제로 컬렉션을 전개한 디자이너 김홍범. 형태는 유지하되 조직의 일부분을 생략해 중량감을 덜어낸 의상은 진지하면서도 위트가 돋보였다. 울, 저지, 메시, 니트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고 레드, 그레이, 블루, 베이지 등의 컬러를 활용해 모던 캐주얼 스타일을 완성했다. 광부들이 사용하는 헤드 랜턴을 주요 소품으로 활용해 컬렉션의 주제를 돋보이게 했다.
송자인 • Jain Song
‘Fake Black Night’를 테마로 진행된 디자이너 송자인의 컬렉션은 묵직하고 어두운 톤에 이와 대비되는 위트있는 프린트와 패턴을 더해 유머러스함을 가진 진지함을 표현했다. 오버사이즈의 과장된 실루엣과 견고한 형태감을 가진 의상에 컬러 패턴과 프린트를 조합해 특유의 감성을 녹여냈다. 울과 캐시미어 등 다소 무거운 느낌의 소재에 실크, 레이스를 함께 사용해 페미닌한 느낌을 더했으며, 직선과 곡선 라인을 작용한 의상들이 번갈아 등장해 관람객의 흥미를 높였다. 주제에 맞게 블랙 컬러가 주로 활용됐으며 포인트 컬러로 화이트와 그레이, 호피 패턴 등이 사용됐다.
송유진 • S=YZ
디자이너 송유진은 ‘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진한 첫 향보다는 공기 중에 존재하는 잔향(殘香)이, 첫 음 보다는 떠다니며 울리는 잔향(殘響)이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는 데서 영감을 받았다. 향수병을 모티브로 가죽, 울, 퍼 등의 소재 위에 스팽글, 자수 등을 더해 ‘잔향’을 구현했으며, 영속적인 아름다움과 클래식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담았다. 따뜻한 느낌의 파스텔 컬러와 강렬한 느낌의 블랙, 오렌지 등의 컬러를 번갈아 사용했으며, 사랑스러운 소녀와 시크한 여성이 함께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지연 • JARRET
매니시와 페미니즘, 아방가르드와 미니멀리즘, 동양과 서양 등 서로 다른 것들을 조화시켜 양면성이 존재하는 듀얼리즘을 표현해온 디자이너 이지연, 그녀의 이번 시즌 컬렉션 테마는 'Alice in Mirrorland'다. 거울 속에서 길을 잃은 앨리스를 표현하기 위해 울, 체크, 퍼, 데님, 레이스 등의 소재를 바탕으로, 스카이 블루, 레드, 핑크, 화이트 등의 컬러를 사용해 동화적인 감성을 살렸다. 다양한 체크 패턴을 사용한 아이템과 화려한 컬러 배색이 돋보이는 퍼 소재의 숄, 데님 트렌치 코트 등이 주목됐다.
계한희 • KYE
디자이너 계한희의 이번 시즌 컬렉션은 행운에 관한 다양한 상징들로 구성됐다. 트럼프 카드, 토큰, 슬롯머신 엠블럼 등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해 요행을 바라며 노력을 게을리 하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를 유머스럽게 풀어냈다. 벨벳, 페이크 퍼, 코튼 등의 럭셔리 소재와 블랙, 레드, 화이트, 네이비 등을 사용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캐주얼 웨어를 선보였다. 컬러플한 타탄체크와 하트모양의 스터드 장식, 슬롯머신 자수 등이 포인트로 활용돼 유쾌함을 더했다.
강기옥 • kiok
이번 시즌 디자이너 강기옥의 컬렉션을 관통한 주제는 테디베어였다. 소녀의 어린시절을 함께한 테디베어에서 영감을 받아, 테디베어의 봉제방식과 실루엣을 다양한 소재와 디테일을 통해 풀어냈다. 오버사이즈 코트와 와이드 크롭 팬츠, 뷔스티에 등 소녀적 감성을 담은 의상에 테디베어를 만들 때 사용하는 큰 스티치와 핀을 과장해 표현해 포인트를 줬다. 또 디자이너의 시그니처 소재인 워싱 데님을 크롭팬츠, 스웨트 셔츠 등에 사용해 발랄함과 여성성을 살린 쿨한 스타일링으로 연출해 주목을 받았다.
맥앤로건 • MAG&LOGAN
웨어러블하면서도 감각적인 테크닉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강나영, 강민조는 이번 시즌 ‘Club MAG&LOGAN’을 테마로 록 시크와 보헤미안의 감성을 담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캐시미어, 코팅 패브릭, 울, 가죽 등의 소재에 블랙과 실버, 화이트 등의 컬러를 사용해, 클래식에 캐주얼 포인트를 준 감각적인 의상을 전개했다. 프린지 디테일의 튜브 톱 원피스, 메탈릭 소재를 부분적으로 사용한 라이더 재킷, 디스트로이드 진 등 테크니컬한 디테일이 록 시크 무드를 고조시켰으며, 다양한 아이템에 스터드 장식을 사용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명신 • LOW CLASSIC
디자이너 이명신은 이번 시즌 눈 덮인 겨울산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자연의 텍스쳐와 부피감을 소재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Snowy Mountain’을 테마로 한 이번 컬렉션은 편안하면서도 심플한 실루엣의 코트와 수트가 주를 이뤘으며, 어깨 라인을 강조한 아우터, 심플한 라인의 크롭 팬츠와 스커트 등이 눈길을 끌었다. 화이트 스톤 컬러와 다크 브라운, 그레이를 사용하고 골드와 버건디 컬러로 포인트를 줘 겨울산을 형상화했으며, 1970년대 모티브와 그래픽을 더해 위트를 가미했다.
앤디앤뎁 • ANDY & DEBB
1960년대에 부흥했던 퓨처리즘과 미니멀리즘을 현대의 스포티브한 감성과 접목한 김석원, 윤원정 듀오. 인류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시도였던 달 탐사와 그를 둘러싼 음모론에서 영감을 받아 달의 리드미컬한 이미지와 그래픽으로 위트 있게 표현했다. 화이트와 블랙, 실버 그레이를 기본으로 도트 패턴과 달의 모양을 형상화한 패턴을 리드미컬하게 활용해 주제를 반영했다.
김동순 • ultimo
서울패션위크의 피날레를 장식한 김동순 디자이너는 ‘From a eternal journey’을 테마로 웅장한 무대를 선보였다. 고대부터 이어져오는 예술작품에 살아 숨 쉬는 불멸의 미를 현대의상에 재현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무대 위에 풀어냈다. 자카드, 실크를 바탕으로 한 불규칙한 퀼팅 소재 등을 사용해 고대문양과 패턴을 재해석했으며, 블랙, 버건디 레드, 골드 컬러가 엄숙하면서도 화려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사진제공 : 서울패션위크 사무국>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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