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3-24 |
[SFW 리뷰] 15 F/W 서울패션위크, 여성 컬렉션(1) - 홍혜진, 이보현, 곽현주 등
홍혜진, 이보현, 곽현주 등 여성복 본연의 우아함과 컨템포러리 감성을 결합한 F/W 여성복 컬렉션
2015 F/W 서울패션위크가 3월 20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개막 2일부터 시작된 여성복 컬렉션은 홍혜진, 곽현주, 주효순, 임선옥, 김수진 등 국내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총출동해 감각적인 F/W 컬렉션이 펼쳐졌다. 여성복 본연의 우아함과 컨템포러리한 감성을 결합한 의상들이 주목됐으며, 스트리트적인 감성을 담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재기 발랄함도 눈에 띄었다.
여성복 컬렉션의 첫 무대는 3년 만에 서울컬렉션에 복귀한 예란지 디자이너의 THE CENTAUR가 장식했다. 이어 저녁에는 슈즈 디자이너 이보현의 세컨드 브랜드 ‘슈퍼콤마비 바이 슈콤마보니(SUPERCOMMA B by Suecomma Bonnie)'가 데뷔 컬렉션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예란지 • THE CENTAUR
3년 만에 서울컬렉션에 복귀한 디자이너 예란지. 가장 한국적인 풍경에서 ‘코리안 클래식’의 원형을 창조해 온 그는 이번 컬렉션에서 ‘건국지색 (建國之色)’을 주제로 나라를 세우는 색을 가진 여자라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벨벳, 니트, 실크를 기본으로 웨어러블하면서도 스포티한 요소를 적용해 유니크한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특히 조선시대 가채를 떠올리게 하는 헤어스타일과 곰방대를 활용한 무대연출, 한복의 실루엣을 변형한 의상에서는 그녀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엿볼 수 있었다. 스테판 크리스티앙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선보인 선글라스도 눈길을 끌었다.
홍혜진 • the studio K
홍혜진 디자이너는 ‘Surface of Taste’를 컨셉을 내세웠다. 미각을 시각화하는 방법을 고민했다는 그녀는 ‘비터 스위트(Bitter Sweet)’ ‘아이시 핫(Icy Hot)’ 등 이질적의 맛의 결합을 화학 구조식을 이용해 위트 있게 표현했다. 맛의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형상화한 섬세한 그래픽과 분자구조를 패턴화한 울 오버 프린트, 엠브로더리 디테일이 완성도를 더했으며, 더 스튜디오 K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시그니처 컬러와 트렌디한 컬러를 조화롭게 활용해 모던한 감성을 연출한 점이 눈에 띄었다. 정교한 테일러링 의상에 양말과 포근한 슬리퍼를 스타일링해 감각적인 컬렉션을 완성했다.
구연주, 최진우 • J KOO
디자이너 구연주와 최진우가 이끄는 제이쿠의 2015 F/W 컬렉션은 현실의 공간과 비현실의 공간을 무대에 표현했다. 화이트, 블랙 등 모노톤의 컬러거 주로 사용된 이번 쇼피스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캐주얼한 디자이너 감성이 그대로 묻어났다. 기하학적인 프린트와 숫자 패턴이 활용해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남성복을 주로 전개하던 제이쿠는 지난 시즌부터 여성복 컬렉션을 추가해 다양한 감성을 선보이고 있다.
이보현 • SUPERCOMMA B BY SUECOMMA BONNIE
슈콤마보니의 세컨드 브랜드, 슈퍼콤마비의 첫 컬렉션은 스트리트 감성을 담은 힙합 캐주얼 스타일로 가득했다. 런웨이는 댄스팀의 비보잉 퍼포먼스와 가수 겸 배우 양동근의 등장으로 파티장 같은 분위기로 연출돼 활기가 넘쳤다. 시그니처 컬러인 블랙 & 화이트를 바탕으로, 레터링과 번개모양 프린트가 다양하게 활용된 스웨트 시리즈와 글리터 재킷, 가죽팬츠, 퍼 재킷 등이 자유롭게 연출됐다. 스냅백, 스니커즈, 하이탑 슈즈 등은 당장이라도 신고 싶을 정도로 구매욕을 자극했다.
곽현주 • Kwakhyunjoo collection
이번 시즌 곽현주 컬렉션을 관통하는 주제는 ‘관찰 연구소(Laboratory of Observation)’. 하찮아 보이는 대상이라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다면 무한한 힘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번 컬렉션은 사진작가 권영호의 작품을 재배치해 프린트했다. 연구소, 연필, 키보드, 나방, 집게벌레 등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패턴화했으며, 데님과 네오프렌, 페이크 퍼 등의 소재와 테슬, 레이스 장식 등의 디테일을 통해 시크하면서도 발랄한 모던 보헤미안 룩을 완성했다.
주효순 • PAUL&ALICE
디자이너 주효순은 영화 ‘러브 스토리(Love Story , 1970)’의 알리 맥그로우를 뮤즈로, 그녀의 여성스럽고 사랑스러움을 'Playing a variation on love'라는 컨셉으로 표현했다. 1970년대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레트로 무드를 중심으로, 섬세한 플리츠 디테일 돋보이는 코트와 원피스, 오버핏 롱 코트와 쓰리 피스 수트 등을 선보였다. 네이비, 레드, 핑크를 메인 컬러로 프레피 룩과 보헤미안 스타일을 믹스매치해 폴앤앨리스만의 스타일로 완성했다.
임선옥 • PartspARTs IMSEONOC
‘Fu-temporary (Future from primitive time)’를 주제로 한 임선옥 디자이너의 PartspARTs 컬렉션은 네오프렌 소재의 다양한 변주가 돋보였다. 베이직하고 절제된 실루엣의 셔츠 스타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대응하는 미니멀 수트와 볼륨감 있는 팬츠, 나이트 가운을 재해석한 코트 등이 제안됐다. 블랙을 중심으로 화이트, 옐로우, 레드 등을 포인트 컬러로 활용해 디테일의 그래픽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정미선 • NOHKE
디자이너 정미선은 정교한 테일러링과 예리한 컷팅을 바탕으로 감도 높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은 문명의 발달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개념이 모호해진 공간을 상상한 데서 출발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 , 1968)’에서 영감을 받아 구성된 무대에는 입체적이고 해체주의적인 실루엣이 돋보이는 의상들이 등장했다. 울과 가죽, 코튼 등의 소재와 그레이, 블루, 블랙, 레드 컬러를 활용한 화려한 의상을 통해 태초의 아름다움과 인간, 기술의 미학이 혼재된 모습을 담아냈다.
김수진 • SOULPOT STUDIO
디자이너 김수진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서울이라는 도시에 집중했다. 서울 시리즈 3탄인 ‘인 서울(IN SEOUL)’ 컬렉션은 캐시미어, 알파카, 울, 앙고라와 같은 우아한 소재에 그레이, 블루, 올리브 그린 등 차분한 뉴트럴 컬러를 매치해 모던하고 미니멀한 룩을 선보였다. 한복에서 모티브를 얻은 소재와 실루엣을 재해석한 의상들도 눈에 띄었다. 쇼의 마지막에는 어린이 모델이 등장해 영화 같은 연출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박병규 • how and what
모던하고 페미닌한 감성으로 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박병규는 이번 시즌 ‘Passing Moments’, 지나가는 순간들을 주제로 볼륨 있는 실루엣의 의상들에 소프트한 스타일링을 가미해 페미닌한 느낌을 전달했다. 블랙과 카키, 그레이 컬러를 바탕으로 캐시미어, 울, 가죽 소재를 활용해 우아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부각시켰으며, 독특한 헤어 피스로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룩의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제공 : 서울패션위크 사무국>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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