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3-23 |
[SFW 리뷰] 15 F/W 서울패션위크, 남성 컬렉션(2) - 제너레이션넥스트
무홍, A.AV, 87MM 등 신진 디자이너들의 재기 발랄함이 돋보인 F/W 남성복 컬렉션
2015 FW 서울패션위크가 3월 20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김도영 디자이너의 쇼를 시작으로 이틀간 진행된 남성복 컬렉션은 송지오, 정두영, 권문수, 한상혁, 고태용, 김서룡 등 정상급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서울컬렉션과 신진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제너레이션넥스트 컬렉션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특히 젊은 디자이너들이 주축이 된 제너레이션넥스트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 열정이 느껴지는 신선한 무대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김도영 • PETHIDINE IN PEARL
디자이너 김도영의 페더딘 인 펄은 음악과 서브 컬처의 영감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다. 이번 시즌에는 ‘Being individual, think what I’m about’을 컨셉으로 스트리트 웨어의 감성과 유니폼의 요소를 재정리한 정체성을 표현했다. 실크와 레더, 코튼 등의 소재와 블랙, 화이트 카키 등의 컬러를 결합해 규정되지 않은 자유롭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보였으며, 특히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볼륨감 있는 재킷과 와이드 팬츠의 매칭이 눈길을 끌었다.
하동호 • Sewing boundaries
‘경계를 잇자’는 슬로건을 내세운 디자이너 하동호는 이번 시즌 컬렉션의 테마를 ‘Do You Remember..?’로 선정했다. 옛 추억이 되어버린 연탄에 대한 향수를 모티브로, 연탄에서 찾아낸 따뜻한 색감과 연탄 구멍에서 착안한 도트 패턴을 디자이너만의 감성으로 전개해 누구에게나 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존재한다는 것을 표현했다. 블랙, 그레이, 화이트를 베이스로 레드를 포인트 컬러로 활용했으며, 부드러운 실루엣의 오버사이즈 코트와 스트라이프 팬츠, 브랜드 로고가 활용된 니트와 체크 패턴 수트 등이 주목됐다.
이광호 • A.AV
디자이너 이광호는 ‘SEMER DES FLEURS(꽃을 뿌리다)’를 컨셉으로 곡선의 유려함, 경계선의 모호함, 이질적인 것들의 혼합 등 형태의 재구성을 통해 따뜻한 시크함을 표현했다. 해체주의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Gehry)에게 영감을 받아 완성된 이번 컬렉션은 블랙, 그레이, 멜란지 등 모노톤의 컬러와 따뜻한 느낌을 주는 헤링본, 트위드, 가죽, 퍼 등의 소재를 활용해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모노톤의 체크와 노르딕 패턴 등을 활용한 아우터와 케이프 등이 눈길을 끌었다.
신규용, 이종택 • BLINDNESS
디자이너 신규용, 이종택이 이끄는 블라인드니스는 현대의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매 시즌 새로운 아트웍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F/W 컬렉션 테마는 ‘앤드로지너스(androgynous)’로, 성의 차이를 넘어 인간의 가능성을 넓게 하는 양성구유(兩性具有)의 미학 개념을 적용, 남성복과 여성복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중성적인 느낌을 다양한 시도로 선보였다. 화이트, 핑크, 레드, 베이지 등 여성복에서 많이 사용되는 컬러를 활용했으며, 심플한 디자인의 재킷과 슬림한 라인의 팬츠, 섬세한 프린트가 들어간 박시한 티셔츠 등이 돋보였다.
김무홍 • MOOHONG
패션과 인문학의 소통이라는 모티브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전개하는 김무홍은 반직관적 (counter – intuitive) 크리에이션을 모토로, 서로 다른 계층간의 소통과 대립, 조화를 통한 새로운 제 3의 패션코드를 선보이고 있다. 앞서 문영희 파리 컬렉션의 스텝으로 활동한 그는 현재 무홍 (MOOHONG)이라는 독립 레이블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병렬(Juxtaposition)’을 주제로 주류 지배문화 속 다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캐시미어, 실크, 코튼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물 흐르는 듯한 실루엣을 살린 실험적인 디자인들은 그의 철학적 고민을 여실히 드러낸다.
서병문 • BYUNGMUN SEO
디자이너 서병문은 실험적인 구조의 패턴과 하이테크 소재의 조화를 통해 남성복의 새로운 룩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오류를 예술로 승화한 현대미술의 분야인 ‘글리치 아트(GLITH ART)’에서 영감을 받아, 원본과 원본의 오류, 병치를 통해 원래의 특징의 의문의 제기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러인 블랙을 바탕으로 가죽 라이더 재킷, 니트웨어, 봄버 등의 오리지널 구조에 인위적으로 변화를 줘 새로운 형태적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했다. 런웨이에는 ‘비정상회담’의 샘 오취리가 올라 화제를 모았다.
김원중, 박지운 • 87MM
톱 모델에서 디자이너로 변신한 김원중, 박지운의 두 번째 컬렉션은 이들의 유명세답게 인산인해를 이뤘다. ‘너드(NERD)’를 주제로 한 이번 컬렉션은 ‘범생이, 괴짜 공학도’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나, 쿨하고 멋진 너드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재킷을 바지 안으로 넣어 입거나 레터링 티셔츠를 포멀한 와이드 팬츠에 매치하는 등 격식을 깬 스타일링으로 요즘의 1020세대들이 열광하는 자유로운 스트리트 감성을 반영했으며, 뒷부분에 과감한 슬릿(slit)이 들어간 아우터와 핑크 수트에서는 디자인적 고민이 드러나기도 했다. 87MM은 이번 컬렉션은 ‘모델 출신’ 디자이너이라는 이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사진제공 : 서울패션위크
사무국>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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