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5-03-23

[SFW 리뷰] 15 F/W 서울패션위크, 남성 컬렉션(1) - 서울컬렉션

정두영, 고태용, 한상혁, 김서룡 등 최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제안하는 F/W 남성 패션 트렌드



2015 FW 서울패션위크가 3 20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제너레이션넥스트 김도영 디자이너의 쇼를 시작으로 이틀간 진행된 남성복 컬렉션은 송지오, 정두영, 권문수, 한상혁, 고태용, 김서룡, 이주영 등 국내 최 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들이 전망하는 가을 겨울 패션쇼로 펼쳐졌다. 디자이너들은 저마다의 감성을 담아 포멀과 캐주얼을 넘나드는 다양한 남성복의 세계를 선보였다. 관록이 묻어나는 테일러링은 물론 놈코어, 스포티즘 등 컨템포러리적인 요소가 적절히 믹스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송지오 SONGZIO



디자이너 송지오는 자연을 주제로 한 이전 쇼들의 연장선으로, 가을과 겨울 저녁(autumn evening)의 이미지를 모던하고 위트있게 재해석했다. 마른 나무와 낙엽, 땅 등 가을 겨울 속에 존재하는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반복되는 패턴과 거친 붓 터치로 표현했으며, 프린트 가죽과 애니멀 스킨 패턴 등을 사용해 내추럴한 남성미를 강조했다. 아이템으로는 허리와 어깨선을 강조한 레트로풍의 실루엣 의상과 구조적인 절개를 활용한 코트와 재킷, 니트 케이프 등이 주목을 받았다. 이번 쇼에는 차승원, 이수혁 등 반가운 얼굴이 런웨이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장형철 • Ordinary People



이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으며 모든 사람은 평범함 속에 자신만의 특별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디자이너 장형철, 이번 컬렉션은 ‘Sportism in classic’을 주제로 클래식에 스포티즘을 더해 특유의 감성을 강조했다. 스타디움 재킷과 패딩 점퍼에 수트를 매치하거나, 트레이닝 복에 골드 스터드가 장식된 가죽 구두를 코디하는 등 상반된 두 느낌을 오묘하게 섞은 믹스매치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클래식을 상징하는 울, 캐시미어, 알파카 등의 소재와 네이비, 와인 카멜, 그레이 등 고급스러운 컬러 배리에이션이 스포티한 디자인에 녹아든 것에 주목.

 


권문수 MUNSOO KWON



모던하고 실용적인 실루엣을 바탕으로 정갈한 디자인 미학을 선보이고 있는 디자이너 권문수. 그는 이번 시즌 ‘CAN’T SLEEP COUNT SHEEP’을 주제로,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겪고 공감하는 불면증에 관해 이야기했다. 나이트 가운을 변형한 쓰리 피스 수트와 트레이닝 수트, 와이드 팬츠, 오버사이즈 아우터 등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놈코어 스타일링이 주를 이룬 가운데, 그레이, 다크 올리브 그린, 네이비 등의 컬러가 몽한적인 주제의식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자카드로 짜여진 양 디테일과 수면표시 ‘zzz’를 활용한 패턴 등이 니트와 스웨트셔츠 등에 유머러스하게 활용돼 눈길을 끌었다.

 


정두영 VanHart di Albazar



반하트 디 알바자의 정두영 디자이너는 발레리오의 이탈리안 트위스트를 이번 시즌 테마로 선정했다. 이탈리아 신구상회화 화가인 발레리오 안다미(Valerio Adami)의 화풍에서 영감 받아 간결하고 섬세한 윤곽선과 강렬한 색채의 이탈리안 트위스트를 표현한 것이 포인트. 셔츠 카라 밑까지 올라오는 모던한 디자인의 베스트를 클래식 쓰리 피스 수트처럼 착용하거나, 선글라스를 행커치프처럼 활용하는 등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한 이탈리안 정통 스타일에 모던함을 믹스한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모델 장윤주가 컬렉션의 뮤즈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한상혁 HEICH ES HEICH



운명은 자신이 결정하는 거야. 그것은 가능해한상혁 디자이너의 2015 F/W 컬렉션은 영화 가타카(GATTACA, 1997)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부적격 재단 (INVALID TAILORING)'이라는 컨셉을 표현하기 위해 특유의 테일러링을 바탕으로 남자 옷을 걸친 여성, 여자 액세서리를 한 남성으로 고급스러운 젠더리스 룩을 선보였다. 레트로 감성의 코쿤 실루엣 코트와 재킷, 핀 스트라이프 패턴 수트 등이 눈길을 끌었으며, 쇼 말미에는 드론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찬사를 받았다.

 


고태용 beyond closet




아메리칸 클래식 룩에 위트를 더한 스타일을 제안하는 디자이너 고태용은 이번 시즌 ‘NEW ORANGE BOY’라는 테마를 선보였다. 1990년대 초, 강남에 거주하며 부유한 부모의 부를 활용해 퇴폐적인 유흥과 소비문화를 주도하던 오렌지 족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스스로의 힘으로 멋진 삶을 사는 뉴 오렌지 보이로 재 탄생시킨 것. 코튼, , 퍼 등의 소재에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레드와 블루를 경쾌하게 사용하고, 여기에 위트있는 자수와 패치로 재미를 더해 비욘드 클로젯만의 유머러스함을 강조했다. 피날레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지코의 퍼포먼스가 진행돼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신재희 Jehee Sheen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휴머니즘을 지향하는 디자이너 신재희. 이번 컬렉션은 자아 존중에 대한 인식을 컨셉으로, 소중한 것들이 너무나 가볍게 여겨지고 있는 현대사회를 되짚었다. , 캐시미어, 송치, 양털, 소가죽, 실크 등 최고급 소재의 클래식 수트를 바탕으로, 돌을 '자존'의 모티브로 활용해 스톤 장식이나 빗살무늬 등으로 표현했다. 27벌의 의상을 선보인 이번 컬렉션에서는 27명의 모델이 각각 한 벌의 의상만을 착용해 자아존중(self-respect)이라는 컨셉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슬링스톤 SLING STONE



빈티지한 감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디자이너 박종철은 ‘Michael & Warriors’를 테마로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빈티지 재킷, 트렌치 코트 등의 아이템을 오간자, 코튼, , 데님, 레더, 실크 등의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모던하면서도 럭셔리한 룩으로 재 탄생시켰다. 특히 모노톤과 내추럴한 컬러를 사용해 모든 남성들이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한 스타일을 연출한 점이 돋보였다. 

 


김서룡 kimseoryong



완벽한 테일러링을 기반으로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남성복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김서룡. ‘Alive inside’를 테마로 진행된 이번 컬렉션은 클래식 무드를 기반으로, 실크와 울 소재를 활용한 남성의 우아한 실루엣이 주를 이뤘다. 유려한 실루엣의 울 트렌치 코트를 비롯, 슬림한 가죽팬츠와 와이드 팬츠, 조직감이 있는 니트와 롱 가디건 등이 퍼즐을 맞추듯 완벽한 조화를 이뤄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으며, 특히 그가 즐겨 사용하는 소품인 베레모가 키(key) 액세서리로 활용돼 디자이너의 시그니처가 돋보였다.

 


장광효 • CARUSO



디자이너 장광효의 카루소는 단조로운 남성복의 틀에서 벗어나 밝은 컬러와 새로운 디테일을 살린 남성복을 제안한다. 이번 시즌 컬렉션은 설렘과 추억을 담은 별들이 가득한성탄전야, 거울 앞에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 캐시미어로 제작된 스웨터, 가디건, 케이프와 벨보텀 팬츠, 골드 스터드 장식의 가죽 구두 등이 돋보였으며, 거울과 움직이는 그림자 효과가 배경으로 활용된 런웨이는 성탄 전날 밤의 설렘과 추억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주영 RESURRECTION




뮤지션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디자이너 이주영은 특유의 펑키한 감성을 응축해뉴 포스트 펑크 룩(New post punk look)’을 선보였다. 정교한 테일러링을 통해 남성성이 돋보이는 실루엣을 제시했으며, 송치, , 하이테크 패브릭 등 다양한 소재의 믹스&매치를 통해 디자이너의 시그니처를 강조했다. 블랙과 골드, 메탈릭 컬러 팬츠와 비대칭 절개 수트 재킷 등의 스타일링이 돋보였으며, 특히 한국의 실크 양단을 펑크하게 풀어내 찬사를 받았다.

 

 

<사진제공 : 서울패션위크 사무국>

 

패션엔 김은영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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