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5-03-22

[무비패션]늙지 않는 '에덜린 룩'을 통해 20세기 패션을 영화로 읽는다

20세기 패션사를 공부하는 패션 학도라면 달력에 다음 날짜에 동그라미를 표시하길 바란다. 할리우드 스타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오는 4월 24일 영화 <에이지 오브 에덜린>의 여주인공으로 변신해 대형 스크린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단 주목할 것은 그녀의 연기력이 아니라 그녀가 입고 나오는 100년의 패션사다.




한 평생 늙지 않은 채 20대의 미모를 유지한다면 그것은 축복일까 아니면 저주일까?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루고 싶은 소원이지만 사랑하는 이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어쩌면 불행일지도 모른다. 할리우드 스타 브레이크 라이블리는 신작 <에이지 오브 에덜린(The Age of Adaline>에서 수십 년 동안 29세의 외모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여주인공으로 나온다.

 

만약 패션 학도라면 영화 <에이비 오브 애덜린>에서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기구한 인생보다는 코스튬 디자이너 아그네스 스트라디의 작업에 집중해야 할 듯싶다. 그녀는 가십걸 여주인공 세레나 반 더 우드슨이 부러워할 만한 192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에덜린 룩으로 채워진 블래이크 옷장을 영화에서 선보이기 때문이다.


 

한 세기에 걸쳐 같은 캐릭터를 위한 영화 의상을 창조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코스튬 디자이너 아그네스 스트라디는 여주인공 아덜린에게 그녀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화려하고 사실적인 느낌의 옷장을 주기 위해 컨템포러리와 빈티지 피스의 통합을 시도했다.

 

영화 <에이지 오브 에덜린>1930년대에 치명적인 사고로 나이를 먹지 않는 여자가 된 애덜린이 수십 년 동안 비밀을 유지하며 고독하게 지내다 자신의 변화시켜줄 남자를 만나게 된다는 전통적인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특히 최근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1925년부터 2015년까지 평생 늙지 않은 채 미모를 유지하는 애덜린의 모습을 액자형 사진으로 구성한 컨셉으로 시대별 패션을 볼 수 있어 교육적 효과도 크다. 티저 포스터를 통해 20세기 패션의 변천사를 살펴보자.





 


1925

벨 애포크를 지나 1920년대는 바야흐로 영 모드의 시기로 젊은 여성들이 프래피 룩을 즐겨 입었던 시기였다. 헤어는 짧게 잘라 퍼머를 했고 하고 가슴은 납작하고 허리선은 조이지 않은 로우 웨스트를 유지한다. 스커트 길이는 무릎 아래로 기존의 길이보다 많이 올라간다.





  

1931

1930년대는 20년대의 영 모드가 사라지고 성숙한 여인의 모드가 등장한다. 여성적인 실루엣인 홀터 넥으로 등을 노출하고 스커트는 롱 앤 슬림 실루엣의 스커트 단은 퍼진 형태였다. 1920년대 후반은 어깨가 각진 형태를 이루다가 1938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면서 여성들 사이에는 밀리터리룩이 유행하면서 스커트 길이는 자연스럽게 짧아진다.

 



 

1943

1940년대는 1945년 종전이 될 때까지 밀리터리 룩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후 독일과 일본의 패망으로 2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난 1947년 이후에는 밀리터리 룩이 사라지고 여성들의 허리를 조이고 밑으로 가면서 퍼지는 디올의 뉴룩이 나온다. 사진 속 여주인공은 밀러터리 룩의 영향에서 벗어난 40년대 후반 스타일처럼 보인다.


 


 

1955

1950년대 여성들은 자신을 우아하게 꾸미는 방법을 터득한다. 특히 패션에 눈을 뜬 여성들은 옷을 잘 입었으며 이에 힘입어 디올과 발렌시아가 등 패션 디자이너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패션의 현대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사진 속 여주인공이 스카프를 처리한 모습이 무척이나 세련돼 보인다.


 


 

1963

현대 복식사에서 60년대는 패션 르네상스로 불리 정도로 찬란한 시기였다. 특히 이 시기에는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젊은 세대들의 기성세대에 맞서 패션을 주도하며 독자적인 영 패션을 유행시킨다. 머리는 짧게 자랐지만 긴 머리 스타일도 많았다. 모델 트위기처럼 소년 같은 미 성숙된 느낌의 옷도 유행했다. 또한 심플한 A라인 원피스에 스타킹을 신고 기하학 패턴을 많이 사용했다. 런던 디자이너 마리 퀀트의 미니가 세계적인 유행을 주도했다.




  

1972

1970년대는 경제 성장과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진출로 인해 다양한 룩이 등장했다. 레이어드 룩, 빅 룩, 히피 룩, 펑크 룩, 유니섹스 룩이 대표적이다. 포스터 속 여주인공은 심플하게 스타일링한 보헤미안 스타일로 페미닌한 편안함을 강조했다.




  

1984

1980년대는 세계 각국의 문화가 공존한 시기로 80년대 후반 들어 포스트모더니즘이 본격적으로 패션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로 인해 절충주의 패션, 에스닉 룩, 크로스오버 , 앤드로지너스룩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1996

1990년대는 냉전 체계 붕괴로 인해 세계 경제가 다극화 체제로 넘어가면서 패션은 이중화, 디양화, 세계화되는 경향을 띠게 된다. 이에 따라 에스닉, 그런지, 네오 히피, 네오 클래식 등 다양한 스타일이 혼합되어 나타나 뉴 밀리니엄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혼재한다. 아울러 명품 브랜드의 노골적인 노출과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2015

1910년대는 최근의 유행인 우아한 여성미를 극대화시킨 모습니다. 과하지 않지만 에지있는 모습이다. 오히려 유행을 따라가기 보다는 미이즘에 빠진 나름의 개성 있는 스타일을 선보인다. 아울러 패스트 패션의 발전으로 '치프 & 시크(Cheep& Chic)'트렌드도 등장한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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