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3-11 |
[리뷰]80년대 초반으로의 여행, 2015 가을/겨울 생 로랑 컬렉션
에디 슬리만이 이끄는 생 로랑은 이번 시즌 과감한 80년대 초반으로 여행을 떠났다. 졸업 파티에서 평생 한번 입는 프롬 스타일 드레스, 골드 라메, 부상하는 런웨이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찢어진 어망과 노출된 젖꼭지,파괴적인 일러스트레이션 등은 다소 극단적이었으며 페미닌과 잘맞지 않았다.
이번 시즌 생 로랑을 위한 에디 슬리만의 인스피레이션 북의 오프닝 페이지는 브랜드의 원조 이브 생 로랑이 스무살에 그린 만화책 <발칙한 루루(La Vilaine Lulu)> 독자들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등사판 스케치와 꼴라주가 들어있는 아티스트 짐 쇼의 책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더러운 것을 그렸다(HE DREW THE DIRTIEST THING HE COULD THINK OF)>에서 기초한 인쇄된 매니패스토로 무대를 채웠다.
이번 컬렉션은 확실히 80년대 초반에 대한 송시로 쇼를 위한 톤을 맞추었다. 튤 레이어로 채운 미니 스커트는 보머 재킷과 트위드 블레이저를 함께 착용했고, 반면 반짝이는 원 숄더의 넘버 드레스는 큰 매혹적인 화이트 나비 리본으로 장식되었다. 또한 벳시 존슨을 연상케하는 레오파드와 폴카 도트 프린트 프롬 드레스도 돋보였다. 그리고 많은 골드 라메도 볼거리였다. 심지어 에디 슬리만은 블랙 미니의 한쪽 가슴을 노출하는 것으로 파리 패션 위크의 가슴 트렌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풍요로운 반짝거림에도 불구하고 컬렉션은 '페미닌'과 잘 맞지 않았다. 망사 타이즈는 강제로 찢은 듯 구멍이 났고, 슬래시된 가죽 트라우저는 속살을 노출했고 메이크업은 두꺼운 수퍼 히어로 마스크 라이너와 피빛 레드 입술로 다소 극단적이었다. 하지만 옷은 나름 재미있다.
그것은 현재 생 로랑에서 에디 슬리만의 댄스 파티가 실제로 전혀 댄스 파티가 아닌 어느 시간에도 멈추지 않는 쇼 댄스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 하다. 어차피 제품은 팔리는 것이고, 또한 다른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준다. 실제로 구찌의 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렉산드로 미켈레는 슬리만의 룩으로 부터 어느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패션 쇼에서 슬리만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아제딘 알라이아, YSL 뷰티 광고 스타 제시카 체스테인을 비롯한 수십명의 스타들이 가득 메운 쇼장 앞 좌석은 행복한 표정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나머지 관객들은 스타들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 그것은 아마 그것은 슬리만이 위로 상승하는 런웨이를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모든 사람들이 쉽게 옷을 볼 수 있었다. 플로어 스테이지가 대세인 요즘, 특단의 조치였던 셈이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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