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5-03-09

[리뷰] 2015 가을/겨울 꼼 데 가르송 컬렉션

레이 카와쿠보의 2015 가을/겨울 꼼 데 가르송 컬렉션은 내면의 감정적인 에너지가 순수하게 표출되었다. 대화 수단으로서 '패션의 용도'는 쇠퇴할 수도 있지만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보의 손에서는 여전히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 모델이 들어 가고 패션 쇼는 끝이 났다. 그러나 런웨이의 조명은 그대로였고, 바이올린과 피아노 음악은 소리가 줄지 않고 계속 흘러나왔다. 패션에서 무엇인가 남다르면서도 압도적인 감정적 순간을 목격하는 순간,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7일 토요일 저녁(현지 시간) 파리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텅빈 광물학 갤러리 안에서 열린 꼼 데 가르송 패션쇼에 참석한 관객들은 쇼가 끝났지만 여전히 자리에 앉아 레이 카와쿠보에게 열광적인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만약 지난 시즌 꼼 데 가르송이 선보인 '피의 레드 컬렉션'이 잘게 조각난 의류 폭발과 함께 현대 사회의 무감각한 폭력을 연상시켰다면, 이번에는 완전한 평온과 명상에 대한 압도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디자이너 레이 카와쿠보는 그녀의 생각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하나의 단어를 제시했다. 바로 "분리(separation)"다.



풍선처럼 부풀고 깔끔한 리본으로 묶은 화이트 코튼 드레스가 패션쇼 시작을 알렸다. 그것은 쇼 전체에 충만한 상실감을 불어 넣었다. 화이트는 일본에서 애도의 컬러로도 쓰이기 때문이다. 리본에 덮인 화이트 드레스, 모델의 상반신 전체를 커버하는 골드 자수를 한 층층 구조, 그리고 쇼를 마무리한 블랙의 얇은 명주 누에고치는 압권이었다. 얼굴은 종종 감싸거나 블랙 레이스로 덮여 있었고, 공유된 감정의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모델 얼굴을 가렸다.


이번 패션 쇼는 커뮤니케이션과 모던 라이프를 반영하는 도구인 '대화(dialogue)'도구로서 패션의 최후를 말하는 듯 한다. 대신 이번 쇼는 상업적이었다. 매장을 훨훨 날아 다닐 가방을 창조하기 위한 기업적 자극이었기 때문이다. 첫번째 룩은 패션이 인공 과잉으로 얼마나 부풀 수 있는지, 그리고 부풀어 오른 풍선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인터넷의 과잉, 패스트 패션의 과잉 그리고 기업 요구의 과잉 등 모든 것이 솔기가 터질 듯한 하나의 드레스로 되살아났다.


예술은 질문에 관한 것이다. 단 18피스만 선보인 이번 패션 쇼는 진짜 옷에 대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패션 쇼는 적절한 하나를 질문한다. 요즘 디자이너들이 한계에 도전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적기 때문에 패션이 너무 지루하다고. 패션에서 진전은 언제나 끊임없이 계속되는 질문과 자기성찰이 있을 때 비로소 진행된다. 토요일 저녁 레이 카와쿠보는 그 진전을 달성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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