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3-08 |
[리뷰] 애니멀 프린트 트렌스포머, 2015 F/W 디올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프 시몬스가 이끄는 디올의 2015 가을/겨울 컬렉션은 그의 천재성을 드러낸 애니멀 프린트 변형을 통해 화려하고 위트 있게 진행되었다.
지금까지 라프시몬스가 보여준 디올 컬렉션중에서 이번 2015 가을/겨울 컬렉션은 패션캐피탈 파리를 비치는 한낮의 빛이 루브르의 시각 안뜰(cour carree du Louvre)을 통해 쨍하게 스트리밍하듯, 가장 자신감 넘치는 재능을 보여주었다.
라프 시몬스는 컬러에 대한 천재성과 아이디어를 통해 너무나 흔하게 접할수 있는 애니멀 프린트를 독특한 감성으로 재창조했다.애니멀 프린트는 크리스찬 디올이 1950년대에 처음 시도했을때는 일종의 모험이었으나 최근들어 뉴트럴로 여겨질 정도로 대중화되었다.라프 시몬스는 디올 고유의 맥과 정신을 살리면서 애니멀 프린트를 매력적인 패션으로 승화시켰다.
예를 들어, 블루 & 브라운 스윙 드레스의 레오파드 점이나 레드 & 청록색 부츠, 그리고 몸에 착 달라붙는 핑크 & 그린 칼럼 드레스는 거의 아메바처럼 보였다. 이중에서 블러쉬 브라운의 민소매 트위드 코트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마도 타이거 스트라이프를 추상화시킨것 같은 두개의 핫 레드 웨이브는 관객들에게 패션 무아지경의 충격을 주며 그들 앞을 지나갔다.
이번 시즌 독특한 프린트와 컬러에는 라프 시몬스만의 촉각적인 요소가 묻어났다. 어쩌면 관객들이 손을 뻗어 모든 것을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매력적이다. 특히 투명하거나 혹은 엷은 색 투명 합성수지 힐이 달린 반짝이는 광택 가죽 부츠는 최고의 샘플이었다. 아마도 지면을 메울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패션 에디터는 물론, 일반 고객들 까지 좋아할만한 아주 창의적이고 상업적인 아이템이었다. 또한 패브릭에 구멍을 내고, 화이트 셔츠감이나 미니 드레스 모두 구슬로 만든 칼라를 추가한 것도 위트가 있었다.
어쩌면 모너니즘은 패션에 있어 피곤한 단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몬스는 올드한 생각으로 부터 출발해 늘 톡톡 튀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몇 안 되는 패션 디자이너 중 한사람일 것이다. 어쩌면 그는 이 시대 헤리티지 브랜드가 원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라프 시몬스가 헤리티지 브랜드 디올을 모던하게 변주시켜 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일이다. 이는 아마도 그가 상업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흥미로운 옷을 만드는 것 뿐 아니라 많은 한계를 가진 디자이너로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가능성과 흥미로운 전망이 공존하는 라프 시몬스의 2015 가을/겨울 디올 컬렉션을 만나보자.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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