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2-26 |
춘절 방한 유커, 얼마나 썼나? 백화점 매출 전년比 30~70% 증가
억대 쇼핑 즐기는 ‘큰손’부터 실용품 사가는 ‘알뜰족’까지… 양극화 소비 뚜렷
↑ 사진=신세계백화점 본점이 10일 진행한 춘절맞이 행사
올해 춘절 연휴 기간(2월 18일~24일)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12만6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유통업체들은 ‘유커 특수’를 누리며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었다.
수년간 고속성장을 이어온 중국인 고객 매출은 증가폭은 다소 주춤해졌지만 여전히 높은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 등 백화점 4곳의 올해 춘절 마케팅 기간(백화점별로 이달 13∼22일 또는 24일) 중국인 고객 매출은 지난해 춘절보다 약 30~1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백화점의 경우 억대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2월 13일부터 21일까지 본점의 은련카드 하루 평균 매출이 지난해 춘절기간에 비해 74.9% 증가했다. 중국에서 온 20대 여성고객의 경우 22일 하루 동안 여성복과 고가 보석 등을 포함 총 3억3천만원 어치의 쇼핑을 즐겨 이목을 집중시켰다. 14일에는 「까르띠에」 매장에서 한 중국인 관광객이 8천150만원 어치를 구매했으며, 21일에는 「티파니」를 찾은 중국인 고객이 6천500만원 어치를 구매하는 등 높은 구매력을 보여줬다.
백화점 측은 춘절기간 가장 많이 구매한 고객 한 명에게 2천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왕관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해 중국인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도 2월 18∼21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지난해 춘절 기간보다 54.3% 증가했다. 유커가 많이 찾는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을 기준으로 해외패션 매출이 72.4% 늘었으며, 식품 매출은 67%, 명품 시계 매출은 35% 증가했다. 인기 브랜드로는 「에르메스」 「까르띠에」 「루이비통」 「바쉐론콘스탄틴」 등 명품 브랜드의 매출이 두드러졌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춘절 마케팅이 시작된 이달 13일, 중국 산둥성에서 온 30대 예비부부가 무역센터점과 압구정본점을 찾아 2캐롯 짜리 「티파니」 다이아몬드 반지와 「바쉐론콘스탄틴」 남녀 시계를 구매해 화제를 모았다. 이들이 반지와 시계를 사는데 쓴 돈은 약 1억6천여만원.
신세계백화점은 2월 13∼21일(18∼19일 휴무) 중국인 고객이 7000명 가량 매장을 찾으면서 매출이 지난해 춘절 기간보다 27.7% 늘었다. 브랜드 별 매출 순위는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아펠」이 1위를 차지했으며,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이 2~4위로 뒤를 이었다. 또 국산 브랜드로는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9위로 톱10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춘절 연휴 20대 여성 고객이 「파텍필립」에서 6천만원짜리 시계를, 30대 중국인 남성이 「티파니」에서 5천만원짜리 액세서리를 구입해 화제를 모았다. 백화점측은 특히 올해 춘절에 멤버십에 가입한 중국 고객 수가 지난해보다 103%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춘절기간 유커들은 화장품과 고가 잡화 브랜드의 쇼핑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방과 옷보다는 보석과 시계를 더 선호한 것이 특징. 현대백화점의 경우 판매순위 10위권에 오른 보석 시계 브랜드가 4개였으며, 이 중 2개가 5위권 안에 포함됐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잡화를 대표하는 전통 강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가운데 「프라다」의 판매가 부진한 점도 주목된다. 「프라다」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한국, 일본, 유럽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 패션상품과 실용적인 생필품의 거래량도 대폭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춘절기간 은련카드 결제건수를 기준으로 상위 10개 브랜드 순위를 조사한 결과 「스타일난다」가 1위, 캐릭터 상품 ‘라인프렌즈’가 2위를 차지하는 등 중저가 제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10위권 내 고가 브랜드는 「MCM」이 유일했다. 명품위주의 쇼핑보다는 실속형 소비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
이에 대해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화장품과 고가 잡화 브랜드의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최신 유행을 반영한 중저가 패션상품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며 “고가 명품이 아니면 실용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양극화된 소비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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