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2-23 |
패션기업,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아이올리 ‘랩코스’ 런칭, 이랜드 화장품 인수 검토… 패션+뷰티 토털화 모색
패션사업의 영역이 의류 중심의 제조업에서 라이프스타일 컨텐츠로 확대되면서 패션에 ‘+알파’를 결합한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패션과 접점이 많은 뷰티사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패션과 뷰티는 아름다움과 개성의 표현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나의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패션과 뷰티의 상호보완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동의한 패션·뷰티업계는 그 동안 크고 작은 협업을 통해 이슈를 만들어왔다.
최근에는 한발 나아가 패션과 뷰티를 결합한 토털 브랜딩이 시도되는 추세다. 미국, 유럽 등 패션 선진국들은 이미 패션과 뷰티를 결합한 토털 비즈니스가 정착됐다.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패션에서 시작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은 향수를 출시하거나 메이크업 라인을 런칭하는 전략이 일상화됐다.
국내 패션업계 역시 뷰티사업이 화두다. 앞서 등장한 에프엔에프의 ‘바닐라코’, 스타일난다의 ‘쓰리컨셉아이즈’ 등의 성과가 높아짐에 따라,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기존의 패션 브랜드에 뷰티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등 뷰티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
↑ 사진=스타일난다가 전개하는 화장품 '쓰리컨셉아이즈(3CE)'
2006년 에프엔에프가 런칭한 ‘바닐라코’는 국내 브랜드숍 최초로 색조화장품에 중점을 둔 포지셔닝으로, 젊은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바닐라코’는 모기업의 패션사업의 노하우를 살려 백화점 영 캐주얼 조닝에 입점하는 차별화된 유통전략으로 ‘패션과 화장품의 조화’라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가 2009년 런칭한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이하 3CE)’는 트렌디한 패션을 추구하는 ‘스타일난다’의 감각을 반영한 유니크한 메이크업 제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3CE’는 기존의 ‘스타일난다’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인 동시에 신규고객 유입을 통한 매출상승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중국, 홍콩 등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중화권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올 봄에는 아이올리가 화장품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다. 편집형 SPA 브랜드 「랩」의 코스메틱 라인 ‘랩코스(LAP COS)’를 런칭하는 것. ‘랩코스’는 화장품 생산기업 코스맥스(COSMAX) 등 전문업체를 통해 트렌디하고 퀄리티 높은 상품을 개발했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패셔너블한 패키지로 SPA를 즐기는 영 소비자들을 사로잡는다는 전략. 유통망은 「랩」 매장 내 숍인숍과 팝업스토어 형태로 진행되며 향후 단독매장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AK플라자 수원점 ‘랩 x 스누피’ 팝업스토어를 통해 일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올 봄 아이올리의 랩이 선보이는 코스메틱 라인 '랩코스'
이랜드도 화장품 업체 인수를 통해 뷰티사업에 뛰어든다. 이와 관련해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제주 켄싱턴 호텔 오픈식에서 화장품 사업 진출에 대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박 부회장은 “화장품에 대한 역량과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있는 회사와 M&A를 통해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초에는 이랜드가 몇몇 뷰티업체와의 M&A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증권가에 알려지면서 관련업체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패션으로 시작해 푸드, 리빙 등의 성공적인 사업확장을 보여온 만큼, 이랜드가 화장품 사업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월 이탈리아 뷰티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로’의 국내판권을 인수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던 뷰티 편집숍 ‘라 페르바’와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등을 인수한 이 회사는 그룹 내 화장품 사업을 전담하며, 화장품을 신 성장동력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로만손의 「제이에스티나」도 주얼리, 핸드백에 이어 화장품 사업을 확대한다. 2013년 향수 ‘쥬(JU) 퍼퓸’을 출시해 화장품 사업을 위한 초석을 다진 「제이에스티나」는 향후 화장품, 패션, 액세서리 등 사업다각화를 실현할 계획이다.
↑ 사진=로만손의 제이에스티나 향수 '쥬 퍼퓸'
이처럼 패션업체들의 화장품 사업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성장기대감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K-뷰티의 영향으로 해외진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면 패션업계는 내수시장의 침체와 의류소비 저하로 인한 저성장기조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화장품은 패션과의 접점이 많은 만큼 패션사업의 노하우를 접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성장동력이 여겨지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패션과 화장품은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한 필수요소다. 이에 따라 패션과 뷰티를 하나로 모은 토털 브랜딩이 라이프스타일 시대에 더욱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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