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5-02-19

[패션칼럼] 셀럽베이비의 패션쇼 관람은 민폐?

2015 가을/겨울 뉴욕 패션 위크가 열리는 첫날 가수 카니예 웨스트는 아디다스와 콜라보레이션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때 그의 두 살 배기 딸 노스 웨스트가 쇼 시작 전 울음을 터트리는 바람에 쇼 진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셀리브리티 자녀들의 패션쇼장 입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셀럽 베이비들은 패션쇼장 입장은 민폐일까?




미국의 유명 가수 카니예 웨스트와 아디다스와의 프리젠테이션 행사에는 비욘세와 안나 윈투어와 같은 절친은 물론 아내 킴 카다시안과 딸 노스 웨스트도 앞좌석에 앉았다. 하지만 프리젠테이션 쇼가 시작되기 전 노스 웨스트가 울음을 터트려 쇼 시작이 지연되었다. 물론 관객들은 두 살 배기 아기의 이유 없는 반항(?)에 폭소를 터트렸고, 엄마인 킴 카다시안은 가까스로 아기 울음을 그치게 만들어 쇼가 시작되었지만 잠시 후 다시 울기 시작했다. 다행히 외할머니인 크리스 제너가 아이를 달래는 바람에 울음을 멈추었지만 덕분에 카니예 웨스트의 첫 프리진테이션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쇼를 준비한 아빠가 아니라 울음을 터트린 딸이었다.

 

며칠 후 카니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 부부는 노스 웨스트를 데리고 절친인 알렉산더 왕의 패션쇼 장을 찾았다. 이때 패션쇼장은 어두고 복잡한 상황이었다. 당연히 노스 웨스트가 울음을 터트려 부모들을 곤란하게 만들었지만 쇼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첫 날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패션쇼 파파라치들은 이들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 파리에서 열린 2015 /여름 지방시 컬렉션에도 이들 부부는 딸과 함께 절친인 리카르도 티시를 응원하기 위해 쇼 장을 찾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마 비공식이만 역대 패션쇼 앞 좌석에 앉은 최연소 관람객이 아닐까 한다.

 


한편 노스 웨스트 파문 때문에 또 다른 주목을 받은 패밀리는 영국에서 뉴욕으로 날아 온 빅토리아 베컴 가족이었다. 이번에는 빅토리아 베컴의 세 살 된 딸 하퍼가 문제였다. 엄마의 패션쇼가 진행되는 동안 옆에 앉아 있는 안나 윈투어와 놀기 위함인지 몰라도 아빠 데이비드 베컴의 카메라를 달라고 투정을 부렸다. 반면 스마트하게 옷을 차려 입은 아들 브루클린과 로미오는 자신들의 아이폰으로 패션 위크 프로들처럼 스냅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킴 카디시안의 딸 노스 웨스트와 빅토리아 베컴의 딸 하퍼 베컴이 쇼 장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그 옆에는 <보그> 편집장인 안나 원투어가 있었다. 사실 지난해 3월 안나 윈투어가 VIP 석인 앞좌석을 취재 기자에게 양조하고 두 번째 줄에 않아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세계 패션을 움직이는 실력자인 안나 윈투어가 발렌티노 컬렉션에서 그녀만의 고정 석(?)인 앞줄이 아닌 두 번째 줄에서 패션쇼를 보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패션쇼 자리 배정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발상전환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안나 원투어 역시 딸과 함께 앞좌석에 않는 경우가 많아 두 아이를 탓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하다.

 




한편 다이엔 본 퍼스텐버그의 절친인 작가인 프랜 레보비츠는 DVF2015 가을/겨울 컬렉션 쇼장을 찾아 <패셔니스타>의 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노스 웨스트 사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날 쇼 장을 찾은 레보비츠는 앞좌석에 몰려 있는 파파라치들 때문에 편안함과는 거리가 먼 표정으로 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시그너처인 단정한 핀 스트라이프로 당당함을 보여주는 진보적인' 작가이자 <베니티 페어>의 베스트 드레서 리스트 목록에도 올라있다. 그녀는 이번 쇼에서 가장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래 "빨리 쇼가 시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제 시간에 시작하는 것 말고 패션쇼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물론 패션쇼가 매우 색다르다고 말해야 하지만 나는 옷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션 쇼 앞자리에 셀러브리티를 앉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는가? 아울러 셀러브리티들이 그들의 아이를 데리고 쇼 장에 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라는 질문에 "셀러브리티의 아이들이 쇼 장에 입장한다고 해서 쇼가 풍성해진다고는 말 할 수 없다. 나는 어른들이라면 쇼가 지연되는 것을 기다릴 수 있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그 것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쇼 장으로 데려올 수 있기 때문에 훌륭한 부모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감이다.

 

보통 유명 디자이너의 패션쇼에서 맨 앞줄 자리는 업계에서의 위상을 말해주는 무언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만약 패션쇼의 앞줄에 앉지 못하면 패션계에서 그리 비중 있는 인사가 아니라는 의미로도 비춰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사를 진행하는 디자이너나 주최 측 입장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한정된 자리 때문에 매 시즌 골머리를 앓는다.

 


패션쇼의 자리 배정 문제는 비단 해외 컬렉션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보통 패션쇼장 앞자리를 선호하는 심리 때문에 늘 앞 줄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부 디자이너의 경우 셀럽인 유명 연예인의 참석이 늦어 쇼 시작 시간이 지연되기도 한다. 심지어 몇몇 디자이너들은 연예인들을 둘째 줄까지 배정하는 바람에 정작 취재와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프레스와 바이어들이 세 번째 줄로 밀려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자리마자 이름표를 달아 지정좌석제를 운영해 보기도 하지만 해외 컬렉션처럼 출석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효과는 없어 보인다. 디자이너 대신 홍보 대행사가 자리 배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홍보를 위해 앞자리를 연예인에게 우선 배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리 배정의 공정성과 원칙 준수다. 사전에 자리 배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온 VIP 불청객(?)들 때문에 없는 자리를 갑자기 만들어야 하는 주최 측의 난감함은 당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고육지책으로 뒷줄 자리를 권해보지만 상당수의 불청객들은 자신들이 제대로 예우를 못 받는다고 생각하는지 화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셀렙들의 경우 굳이 코디와 매니저들까지 앞자리에 같이 앉아서 쇼를 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외국의 경우 앞줄에 앉은 셀렙들 옆에 코디나 매니저가 나란히 앉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셀렙들과 불청객 때문에 뒷줄로 밀려난 바이어와 프레스들은 기분이 상해 쇼를 보지 않고 그냥 나가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 사태는 두 살짜리 베이비인 노스 웨스트가 비난 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아이에게 쇼장 에티켓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다. 그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어른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다만 앞자리에 앉기 위해 일부 해외 유명 셀럽들은 거액을 주고 자리를 거래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거 보면 패션쇼 앞자리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패션쇼는 비즈니스를 위한 장일 뿐 문화 공연은 아니다. 혹 문화 공연쯤으로 알고 왔다가 짧은 쇼 타임에 실망한 경우를 필자는 많이 봤다.

 

패션쇼의 경우 기다림의 시간에 비해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것은 쇼의 구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옷이 중요하고 개인의 발표회가 아닌 여러 디자이너들이 함께 치르는 행사이기 때문에 시간은 짧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시간이 길어진다면 지루하다고 화를 내거나 일찍 일어날 것이다. 이번 서울 패션 위크에서도 패션쇼장 앞자리를 사이에 둔 크고 작은 실랑이는 계속될 것이고, 일부 셀럽들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쇼가 늦게 시작해 민폐를 끼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무엇인가 주최측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이고, 디자이너들의 홍보 대행사 역시 셀럽 지상주의 자리 배치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언제부터인가 패션쇼장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냥개들이라고 닉네임으로 불리는 파파라치들에 대한 근본적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글 유재부 패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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