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2-16 |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 출혈경쟁… 득일까 실일까?
‘만성적자’ 인천공항면세점에 유통공룡들이 목을 맨 이유… 매출보다 상징성에 주목
인천공항면세점 영업권을 놓고 벌인 유통공룡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롯데면세점이 가장 많은 4개 권역을 차지했다. 호텔신라의 낙찰권역은 이보다 적은 3개지만, 기존의 화장품 부문 외에 담배·주류매장을 추가로 확보했다. 신세계는 한 구역을 획득하며 인천공항 입성에 의의를 뒀다.
롯데 4권역·신라 3권역 확보… 신세계 인천공항 최초 입성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표한 ‘제3기 면세사업권 입찰 결과’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대기업에 배정된 전체 8개 권역가운데 DF1(화장품·향수), 3(주류·담배), 5(피혁·패션), 8(전 품목) 등 4권역을 낙찰 받았다. 이에 따라 롯데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모든 품목을 취급하게 됐다. 특히 가장 면적이 넓고 비행기 탑승장에서 가까운 8권역을 획득했다.
지금까지 인천공항면세점을 롯데와 양분해온 호텔신라는 DF2(화장품·향수), 4(주류·담배), 6(패션·잡화) 등 3권역의 주인이 됐다. 이에 대해 신라면세점 측은 지금까지 화장품·향수 매장만을 운영해왔으나, 주류·담배와 패션·잡화까지 영역을 넓히게 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신세계는 처음으로 인천공항면세점에 도전해 DF7(패션·잡화)를 따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국내외 유통업계에서 상징성이 큰 인천공항면세점에 첫발을 디뎠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들 세 업체는 오는 9월부터 5년간 인천공항면세점에서 매장 운영권을 보장받는다.
롯데 6조 과감한 베팅… ‘승자의 저주’ 우려도
입찰전에서 승리는 했지만, 이들의 앞날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에는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입찰을 위해 참여업체들은 높은 수준의 임대료를 입찰가로 써낸 것으로 알려진다. 호텔롯데의 경우 8개 권역의 5년간 임차료로 6조4200억원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호텔신라가 써낸 3조9100억원보다 2조5100억원이 더 많은 것으로, 최종 4개 권역을 따낸 롯데가 향후 5년간 내야 할 임차료는 3조6000억원이 넘는다. 이는 2기 사업자 전체 연간 부담액(6000억원)의 6배 달하는 금액이다.
인천공항면세점의 지난해 전체 매출 2조1000억원으로, 세계 1위의 매출을 자랑한다. 그러나 높은 임차료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 지난 2기 롯데와 신라면세점의 경우 매년 200억원 정도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뤄질지는 불확실한 상황이서, 지나친 임차료 베팅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작년 총 매출액은 4조2000억원으로, 이 중 인천공항에서 거둔 매출은 1조원 정도였다. 이에 따라 전체 사업에서 4분의 1 비중을 차지하는 인천공항면세점에 연 매출의 15%를 임차료로 투입한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인천공항면세점의 사업권 확보를 위해 국내 유통공룡들이 과감한 베팅을 시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매출액보다는 인천공항면세점이 갖는 상징성에 주목한다. 국내 입출국 시 꼭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이 곳의 면세점을 점유하게 되면 국제적인 이미지를 확보는 물론 향후 글로벌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매출은 적자지만, 인천공항면세점을 통해 얻는 홍보효과는 그 이상이 될 것.
일각에서는 무리한 임차료로 인해 소비자의 가격부담이 더욱 커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결국 소비자에게 가격부담을 떠넘길 것이라는 우려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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