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 2015-02-13 |
이랜드그룹, 에스콰이아 인수 포기했다. 왜?
인수조건 입장 차 좁히지 못 해… 패션그룹형지 유력 인수업체로 부상
토종 제화기업 이에프씨(EFC)의 유력 인수업체로 거론됐던 이랜드가 어제(12일) 열린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그 내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랜드는 패션그룹형지 등 4업체와 함께 제화업체 이에프씨의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4업체 중 가장 외형이 큰 만큼 유력한 인수업체로 거론돼 왔다.
이랜드의 한 관계자는 “이에프씨 매각 본입찰 참여를 마지막까지 검토했으나 가격과 기타 조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서로 달라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프씨 인수는 포기했지만 엘칸토 등 제화사업부문은 앞으로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는 앞서 엘칸토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슈즈 멀티숍 ‘폴더’, 슈즈 SPA ‘슈펜’ 등을 통해 신발사업을 강화 등 신발사업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인수한 엘칸토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면서 제화사업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돼왔다.
그러나 이에프씨와의 인연은 결국 불발되고 말았다. 이랜드는 앞서 2009년에도 에스콰이아(현 이에프씨)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다 철회한바 있다.
이랜드가 이에프씨 인수전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쟁사로 지목된 패션그룹형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A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온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는 이에프씨 인수전에서 이랜드와 함께 유력 인수업체로 거론돼 왔다. 패션잡화 브랜드가 없는 형지로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종합패션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올리비아하슬러」 「샤트렌」 등 여성복 사업에서 출발한 형지는 현재 남성복, 아웃도어, 골프웨어, 학생복, 의류 도소매업, 유통업 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회사는 2012년 남성복 전문기업 우성I&C의 인수를 시작으로, 패션몰 바우하우스, 여성복 캐리스노트, 베트남 C&M의류생산공장, 학생복 에리트베이직 등을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장시켰다.
최근에는 패션잡화와 유아동복 업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인 참여가 예상된다.
한편 1961년 설립된 이에프씨는 「에스콰이아」 「영에이지」 「미스미스터」 「소노비」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중견 제화업체로, 한때 금강제화, 엘칸토와 함께 국내 3대 제화업체로 군림했으나 최근 수년간 매출 감소로 자금난을 겪어왔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부채총액은 1천178억원이며, 이중 은행권에서 빌린 돈은 775억원 정도로 알려진다.
이에프씨는 현재 사모투자펀드인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가 지분 100%를 가진 회사로, 2012년부터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사정이 악화돼 지난해 3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고 부동산 매각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최종합의에 실패하면서 8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이에프씨의 자산을 △「에스콰이아」 △「영에이지」 「미스미스터」 △「소노비」 등으로 나눠 인수의향업체에 원하는 브랜드의 인수가격을 제시하도록 했다.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자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 전체 자산 인수를 추진하는 업체에게는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기업의 부채가 상당한 만큼 통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엔 김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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