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5-02-04 |
빅터 앤 롤프, 레디 투 웨어 사업 중단
장 폴 고티에에 이어 빅터&롤프 역시 기성복 사업을 중단하고 쿠튀르와 향수, 안경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아마도 모든 쿠튀리에들의 꿈은 자신의 시간을 영감을 얻는데 집중해 가장 예술적이고 돈키호테식의 정교한 옷을 창조해 자신들의 라이선스 향수가 현금을 쓸어모으는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꿈이 아닌 듯 싶다. 프랑스의 두 브랜드가 이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장 폴 고티에가 자신의 가성복 사업 중단을 선언한지 얼마 안되어 빅터 앤 롤프도 같은 길을 가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화요일에 배포된 보도 자료에 의하면 2015 가을 시즌이 빅터&롤프의 마지막 기성복 시즌이 될 것이라고 한다.
빅터 앤 롤프는 2015 봄/여름 파리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어릴 적 색칠 공부를 연상케 하는 커다란 꽃잎 스케치와 곳곳에 채색이 들어간 프린팅를 선보였다. 여기에 리본 장식부터 하늘로 솟고 가로로 뻗은 스커트, 과장된 레이스와 플레어 등 입체적인 실루엣이 특별한 날 조차 꺼려지는 의상을 연출해 지나치게 광기어린 쇼였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빅토 앤 롤프 특유의 과감한 실루엣과 컬러감이 지나치게 콘셉트화 되다 보니 아쉬움이 따랐다.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 때문인지 빅터&롤프의 듀오 디자이너 빅터 호스팅과 롤프 스노에렌은 "우리는 우리의 예술적인 뿌리에 다시 집중해야 할 강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공동 성명에서 언급하고 이어 "우리는 항상 패션을 통해 소통해 왔다. 그것은 예술적인 표현의 우리만의 기본 수단이었다. 빠른 속도와 많은 데드라인, 그리고 치열한 경쟁의 기성복이 창조적인 면에서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기성복 사업을 접으면서 우리는 더 많은 시간과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빅터 앤 롤프룰 사들인 OTB 그룹의 렌조 로소 회장은 빅터 & 롤프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빅터 앤 롤프 브랜드가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언급했다.
장 폴 고티에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빅터 호스팅과 롤프 스노에렌 듀오는 쿠튀르 디자인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울러 빅터 앤 롤프의 성공적인 향수와 아이웨어 비즈니스는 로레알과 파제트 그룹과 각각 라이선스로 진행된다.
사실 매 시즌 가죽 스완 쇼츠보다 향수 플라워밤(Flowerbomb)이 훨씬 더 많이 판매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빅터 앤 롤프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그다지 나쁜 결정이 아닌 듯 하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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