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2015-01-28 |
[리뷰]칼, 샤넬 쿠튀르 위해 마법의 '오리가미 가든 파티' 열다
샤넬의 마술같은 가든 파티는 라거펠트의 뮤즈 밥티스트 지아비코니가 샤넬의 물 뿌리개로 물을 뿌리면서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패션 카이저 칼 라거펠트가 샤넬 쇼를 진행할 때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갈지 전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늘 무대 연출의 묘미를 보여주었다. 수퍼마켓? 회전목마? 갤러리? 바다 밑?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바로 우리가 눈으로 그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샤넬은 관객들의 빈곤한 판타지에서 그 무엇인가를 끄집어 내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를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른다.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화요일 파리에서 열린 샤넬 쿠튀르쇼의 무대 장치도 예외는 아니었다. 관객들은 쇼가 시작되면서 웅장한 스케일의 인공 식물로 둘러쌓인 무성한 열대 온실로 이동했다. 지난 시즌 샤넬 레드투웨어의 시위 장면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인공적인 꽃과 사실적인 옷의 만남을 통해 페이크 갤러리와 리얼 패션의 조화를 보여준 갤러리 패션쇼의 속편같은 느낌을 주었다.
샤넬의 아주 특별한 가든 파티를 시작하기 위해 칼 라거펠트의 뮤즈 밥티스트 지아비코니는 밀집 모자와 크롭트 팬츠를 입고 누비로 된 샤넬 물 뿌리개로 식물에 생명을 주면서 무대에 등장했다. 뒤를 이어 나온 룩들은 등장할 때마다 무척이나 컬러풀했으며 마치 자연에서 발견한 모든 쉐이드와 텍스추어로 구성된 것 처럼 보였다. 실크 플라워 아플리케로 장식한 드레스와 스커트를 포함한 눈에 뛰는 아이템들이 많았다.
이 중에서도 멀리서 보면 벌집처럼 보이는 자수와 스펭글로 장식한 코트, 텍스추어와 반짝이는 자수가 빽빽한 튤 소재의 동화같은 드레스, 쇼의 피날레를 장식한 천상의 웨딩 드레스가 주목을 받았고 이어 패브릭 풀라워로 만든 바닥에 끌리는 풀 스커트로 패션 쇼는 완료되었다. 특히 플라워 걸들 대신 이번 시즌 샤넬의 신부들은 플라워 보이들과 동행했다. 남성 모델들은 상식을 벗어난 다소 과장된 부케를 들고 그녀들을 뒤 따랐다. 가짜와 진짜가 혼재하는 카오스 속에서도 코코 샤넬이 남긴 헤리티지는 진짜의 존재 미학을 과시했다. 어쩌면 가짜같은 꽃이 더욱 더 분명한 짝퉁처럼 보인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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