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3-11-22

청년 창업, 영국 팝업샵에 주목하라

젊은 디자이너들과 스트리트 패션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형 팝업 샵 거리 조성을 제안한다


장기간 경제 불황과 경제 위기로 영국 런던의 번화가는 '귀신들의 거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빈 상점들이 많습니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팝업 샵 (Pop-up shop)입니다. 팝업 샵이란 일반적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유통채널이지만,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팍~하고 떴다가 이내 사라지는 팝업창이 그렇듯, 이목을 끌기 위해 잠시 개설되었다가 사라지는 치고 빠지기식 임시매장 또는 번개매장을 의미하는 것이죠. 거리의 상점이 몇 주에서 한달, 길게는 서너 달에 한번 전혀 다른 업종의 가게로 변신을 하는 것입니다. 입소문 마케팅에 유용한 유통형태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팝업 샵은 구태여 부연설명하자면상설매장의 반대개념 정도에 해당되는 말일 것입니다.

사실 장기 임대가 기본인 런던에서 상점의 계약기간이 보통 2~10년 혹은 20년 단위였기 때문에 이런 팝업 샵 같은 '깜짝'샵은 불황이 오기 이전엔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럽에 부는 불황의 그림자가 런던에도 드리워지면서 런던 거리에는 빈 매장이 늘어나고 임대 광고가 빼곡할 정도로 부동산 불경기도 함께 온 것이죠.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는 빈 매장이 14% 정도, 7 매장 중에서 한 곳은 비어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부동산 불황이라는 악재를 발상 전환을 통해 새로운 경제 동력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이 바로 팝업 샵입니다. 영국 정부도 이러한 팝업 샵 바람에 일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년 180억원을 팝업 삽 사업에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팝업샵은 특히 청년사업가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저렴한 투자로 위험부담 없이 자신의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시험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팝업 샵의 매력은 짧은 영업 기간입니다. 초 단기 영업이라는 새로운 마케팅은 변화가 빠른 패션(Fashion)을 비롯한 푸드(Food), 가구(Furniture) 3F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사실 골목 상권은 유동인구보다 고정 고객이 많기 때문에 3달 이상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두 달 단위로 팝업 샵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초기에 온라인으로 영업을 했던 청년 사업가들이 일반인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바로 팝업 샵이기 때문입니다. 즉 온라인 쇼핑몰의 보충적인 수단으로 팝업 샵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지요.

팝업 샵이 인기를 끌자 변두리 매장에서 도심 매장으로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고 팝업 숍 전문 부동산 중계업소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리 품을 팔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거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으로 가입을 한 회원들이 수시로 접속해 기간을 정하고 돈을 입금시키면 바로 계약이 됩니다. 가격은 한달 170만원에서 하루 85천원까지 다양합니다. 심지어 하루에 1,700원을 빌릴 수 있는 매장도 있습니다, 팝업 샵의 특성상 최대 1년까지 장기 임대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과 새롭고 유니크한 제품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품목도 다양해 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전거나 가구 공방부터 호프나 레스토랑, 패션 관계 매장까지 다양합니다. 홍보는 주로 페이스 북과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와 블로그를 통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단기 매장이다 보니 인테리어 비용도 최소화해 주로 벽에 그림을 그리고 중고 의자와 책상으로 인테리어를 하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습니다.

팝업 샵의 최대 미덕은 바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새로운 형태의 상생이라는 점입니다. 자금이 부족한 어떤 런던의 청년 사업가는 두 달간 호프집을 팝업 매장으로 운영해 펀딩을 받거나 정식 개업 전에 미리 단골 고객을 확보해 리스크를 줄이고 긍극적으로는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는데 있어 아주 효율적이라고 말합니다.

한편 팝업 샵은 세계적인 유행은 럭셔리 브랜드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나 루이 비통, 샤넬과 같은 브랜드들이 게릴라식 팝업 스토어를 오픈 하면서 젊은 패션 리더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어, 소비를 자극하고,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신병무기로 부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꼼데가르송이 레이 카와쿠보는 전통적인 판매의 주류인 대형 백화점 공략에 맞서 다소 ‘반전’인 게릴라식 팝업 숍 스토어를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첫 팝업 스토어를 독일 베를린에 오픈했는데 큰 성공을 거두어 독일, 영국, 그리스 등 유럽 전역에 새로운 쇼핑 문화의 상징인 게릴라식 팝업 숍을 오픈하고 있습니다.


레이 카와쿠보가 추진하는 팝업 숍은 몇 가지 규칙이 있습니다.

‘첫째, 점포의 위치는 성숙된 상권과 멀리 떨어져야 한다. 둘째, 이러한 게릴라 팝업 숍은 영업 기간을 1년으로 정한다. 1년 뒤에는 바로 해체해야 한다. 셋째, 요란한 인테리어를 피하고, 본래 공간의 특색을 최대한 살린다. 넷째, 신상품과 이월상품을 모두 판매한다. 다섯째, 클럽, SNS, 블로그 등 사람들의 소문과 더불어 홍보 전단지를 준비한다. 여섯째, 창업 비용은 상품의 매출로 조달하고, 부가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럭셔리 하우스의 팝업 샵 오픈에 대해 YSL의 CEO인 Valerie Hermann는 인터뷰에서 “현재와 같은 경제적인 상황에서 이러한 방식의 점포를 오픈 하는 것은 최적의 선택”이라면서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라고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우리 역시 청년 실업과 부동기 경기 침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한국 경제를 옥죄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부터라도 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팝어 스토어는 유니크한 디자인의 제품과 스트리트 패션이 가장 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마켓이기 때문입니다. 재벌 중심의 백화점 유통이 위탁 판매에 의해 브랜드와 디자이너들에게 주어진 환경이라면 팝업 샵은 내부의 힘으로 디자이너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패션 유통입니다.


현재 경기 불황으로 서울 도심에도 가로수길 처럼 새롭게 부상하는 상권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죽어가는 상권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전통 재래 시장 상권은 대형 유통망과 수퍼 마켓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역시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권을 살려내는 방법은 상품권 발행이나 대형 유통업체의 영업 시간 제약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 없습니다. 브랜드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도심에서 사라져 가는 전통적인 재래 시장이 팝업 샵 매장 거리로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이전의 가로수길 같은 매력적이고 유니크한 서울의 관광 명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상권이 클 필요는 없습니다. 발상 전환을 통한 새로운 패션 문화가 형성되면 내국인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한번쯤 들르고 싶은 패션 명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팝업 스토어 거리 조성에는 정부나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개념 없는 김치 소믈리에 양성이나 도떼기 마켓 보다는 청년 사업가들이 독특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장사를 할 수 있는 팝업 장터를 마련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경기상황과 소비 침체 등 상황과 맞물려 볼 때, 게릴라식 팝업 샵 또한 침체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현명한 경영 마케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투자 비용이 적고, 상권의 중심지역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샵을 오픈한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는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합니다. 브랜드 자신의 파워로 어디에서든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함이 필수인 것이기에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진 패션 디자이너나 파워 블로거, 패셔니스타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적당한 지역, 적당한 시기, 적당한 지점에 적당한 아이디어와 상품으로 잘만 운영하면 짧은 시간 안에 홍보 효과뿐 아니라 매출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 팝업 샵의 가지는 최고의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팝업 서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건 새로운 형태의 팝업 샵이 청년 창업가들에게는 희망을 고객에게는 새로운 문화 경험을, 관광객들에게 코리아의 역동적인 스트리트 문화를 선물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패션엔 유재부 대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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