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패션 | 2018-11-13 |
글로벌 대기업들, 대부분 유엔 인권 시험에 불합격
글로벌 대기업 대부분이 UN이 정한 인권 기준에 불합격했다. 아디다스가 UN이 정한 인권 기준에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가운데 스타벅스, 프라다, 에르메스는 최저 순위에 올랐다
지난 11월 12일(현지시간) 발표된 100개 주요 기업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노동 착취 위험이 높은 업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UN이 정한 인권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라다, 스타벅스, 에르메스, 크래프트하인츠 등 유명 대기업들도 대거 포함되었다.
아동 노동 해결과 여성에 대한 평등한 대우 보장 등 유엔의 원칙은 모든 기업들이 인권에 전념하는 것을 입증하고 근로자들을 공정하게 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 시민단체인 기업인권기준(CHRB)은 주요 100여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유엔이 정한 인권보호 기준을 따르는 기업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포츠웨어 대기업인 아디다스는 투명성, 강제노동성, 최저임금 등에 관해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기업 관행 및 정책 평가에서 100점 만점 중 87점을 획득해 1위에 올랐다. 그 다음으로 호주 광업회사 리오틴토와 BHP빌리턴이 각각 2,3위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전체 기업의 약 3분의 2가 30점이 채 안 되는 점수를 얻었으며, 평균 점수는 27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CHRB 사무총장 마가렛 와첸펠드는 “대부분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약 2천 5백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분석 대상 기업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들은 인권침해 여부를 자체 조사하는 인권실사 평가를 전혀 시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기업의 40% 이상이 인권실사 평가에서 0점을 받았는데 이는 인권 침해의 위험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관행이다.
런던 소재 연구기관 '인권 경영 연구소'의 수석 연구원 존 모리슨은 "강제 노역과 아동 노동, 양성 평등, 그리고 운동가 보호는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기업들은 이러헌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시민단체 CHRB는 낮은 점수가 회사에서 나쁜 관행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지만 인권 침해 위험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무심한 기업 관행을 지적했다.
100대 기업 중 중국의 주류회사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최하위를 자지했으며, 이어 점수가 낮은 곳은 중국의 패스트 패션회사 하일란 홈과 미국의 에너지 드링크 제조업체 몬스터 비버리지가 그 뒤를 이었다. 이 회사들은 모두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와 패션 하우스 프라다와 에르메스도 역시 최저 순위에 올랐다. 스타벅스 대변인은 자사가 인권 침해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가지고 있으며 가능한 가장 윤리적인 방법으로 제조된 커피를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 측은 인권과 노동법에 대한 존중은 기업의 핵심 가치, 조직, 제조 공정에 깊히 뿌리 박혀있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인권에 대한 자신들의 노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평가 방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프라다 대변인은 사측이 논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자선단체 '노동착취 포커스(Focus on Labour Exploitation)'의 캐롤라인 로빈슨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우려를 표하며 “요약하자면 기업들이 충분히 노동자 인권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면 정부가 개입해 기업 책임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HRB는 노동 인권에 부실한 기업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CHRB에 따르면 보험사 아비바와 스웨덴 은행인 노르디아, 네덜란드 연금 운용사인 APG는 이번 조사 결과를 향후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데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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