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8-10-01

[리뷰] 데자뷰 현상, 2019 봄/여름 셀린느 컬렉션

에디 슬리만의 첫 데뷔작 2019 봄/여름 셀린느 컬렉션은 인기곡이 하나뿐인 가수처럼 디올과 생 로랑 시절 데자뷰를 보는 듯 했다. 이제 피비 필로의 셀린느(Céline)는 죽었다. 그럼 에디 슬리만의 셀린느(Celine)는 장수할까?


 

 

지난 1월 말 피비 필로에 이어 셀린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된 에디 슬리만의 첫 데뷔작 2019 봄/여름 셀린느 컬렉션은 이번 파리패션위크의 가장 큰 뉴스거리였다.  

 

LVMH 그룹에 의해 밀레니얼 세대의 디지털 친화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특명을 받고 부임한  에디 슬리만은 정기적인 컬렉션, 광고 캠페인, 매장 VMD를 포함한 크리에이티브에 관련된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셀린느의 변화를 추진,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그러나 에디 슬리만이 셀린느에 영입된 이후 첫 보도 자료에서 "남성 모델들이 입는 옷은 유니섹스로 여성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해  셀린느의 럭셔리 미학이 사라지는 것을 예감했지만 역시 예상은 100% 적중했다. 에디 슬리만의 첫 데뷔작 셀린느 컬렉션은 인기곡이 하나뿐인 가수처럼 디올 옴므와 생 로랑 시절 데자뷰를 보는 듯 했기 때문이다.

 

사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교체로 인한 셀린느의 혼란은 충분히 예상되었다. 

 

에디 슬리만은 지난 2000년 존 갈리아노가 디올 여성복을 지휘할 당시 디올 남성에 합류해 ‘디올 옴므’를 새롭게 단장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크리스찬 디올 무슈("Christian Dior monsieur)를 '디올 옴므'로 바꾸고 스키니하고 매력적인 남성복 테일러링을 재구성해 슈퍼 스키니 팬츠 열풍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2012년 생 로랑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절에는 오리지널 '이브 생 로랑 파리' 로고명에서 '이브'를 뺀 '생 로랑 파리'로 전격 리뉴얼했다. 그가 브랜드를 떠난 지금도 '생 로랑'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셀린느 부임 이후 지난 9월에는 기존 셀린느(Céline)로고에서 첫번째 'e'에 있는 양음 악센트를 없애 모던하게 변신한 새로운 로고를 선보이는 등 파격을 거듭해왔다.

 

한편 에디 슬리만의 셀린느 데뷔 컬렉션은 파리 폐병원 외부에 맞춤 제작한 텐트를 설치하고 오프닝 모델들에게 길을 내주는 한 쌍의 드러머와 거울을 붙인 파티션을 배경으로 시작되었다.

 

아주 마른 여성 모델들과 남자 모델들이 주로 런웨이에 등장했는데, 에디 슬리만은 디올 옴므 시절부터 슬림한 모델에 집착했다. 

 

오늘날 패션과 정치 환경에서 다양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디 슬리만은 주로 백인 모델에 집착했고 지난 몇년에 걸처 유색인종 모델은 소수만 캐스팅했다. 이번에도 변화는 없었다.

 

 

아주 마른 모델을 캐스팅한 것 외에 이번 셀린느 컬렉션은 지금까지 에디 슬리만이 리브랜딩한 디올 옴므 및 생 로랑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감출 수 없었다. 남녀 모두를 위한 슬림한 실루엣으로 가득했고, 일년동안 파티와 패셔너블한 장례식에 참석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블랙이 압도적이었다.

 

에디 슬리만의 셀린느 데뷔쇼를 본 사람들은 그보다 바로 앞서 패션쇼를 선보인 안소니 바카렐로의 생 로랑 컬렉션에 대한 리덕스 버전으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현재 생 로랑을 이끌고 있는 안소니 바카렐로는 전임자인 에디 슬리만이 정립했던 생 로랑의 로커 미학을 이번 컬렉션에 충실하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에디 슬리만은 소녀들을 위해 아주 짧은 글램 드레스를 선보였다. 이브 생 로랑에게 경의를 표하며 선보인 반짝이고, 부풀린 빅 숄더의 80년대 실루엣이 대표적이었다. 그것이 다였다.

 

에디 슬리만의 셀린느 신상에는 새로움이나 혁신이 별로 없었다. 로고만 달라졌을 뿐이다. 마치 아기인형이 짧은 튤 스커트를 입은 것 같았고, 남녀 모두 락앤롤 턱시도 슈트만이 돋보였다.

 

데이웨어 역시 가끔 씩 등장했다. 가죽 재킷이나 레인보우 스팽글 장식의 재킷 혹은 배기 가죽 트라우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을 듯 하다.

 

액세서리의 경우 프런트 로우에 앉아있는 레이디 가가에 의해 처음 선보인 세련된 탑-핸들 백 외에 샤넬의 칼 라거펠트 때문에 익숙해진 'C' 클로저의 누비로 된, 레이디라이크 플랩 백이 전부였다.

 

이번 셀린느 컬렉션은 에디 슬리만 추종자들은 블랙 스터드 부츠와 스팽글 장식의 파티 드레스를 선호하며 주목할수도 있으나 문제는 기존 셀린느 고객들이다. 

 

 

특히 지난 10년동안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비 필로의 세련되고 섬세하고 예술적인 옷에 매료되었던 셀린느 여성 고객들은 아마도 다른 곳에게 그 대안을 찾아야 할 듯 하다.

 

그러나 스트리트웨어와 애슬레저의 영향으로 후드티와 트랙팬츠가 넘쳐나는 작금의 획일적인 트렌드에 식상해진 밀레니얼 세대들이 에디 슬리만의 슬림한 남성복을 그 대안으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앞으로 셀린느의 소비자에 대한 반응과 효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유행은 돌고 돌기 때문이다.  

 

어쨌든 피비 필로의 섬세하고 예술적인 디테일을 부여했던 럭셔리 여성복 브랜드가 사라졌다면 그것은 셀린느의 소유주 LVMH 그룹의 결정이다.

 

슬림한 디올 옴므와 생 로랑의 로커-글램의 부활이라는 선물 외에 색다른 것이 없었던 에디 슬리만의 셀린느 데뷔전. 셀린느(Céline )은 죽었지만, 셀린느(Celine)은 장수할 수 있을까?

 































































































 

패션엔 유재부 기자
fashionn@fashion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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