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16-09-24

[리뷰] 2017 봄/여름 런던패션위크 베스트 트렌드 키워드 10

지난 9월 16일부터 5일간 짧지만 인상깊었던 런던패션위크가 끝났다. 언제나 그랬듯이 런던패션위크 런웨이는 독특함과 예술성이 돋보이는 인기 스타일이 다수 선보였다. 2017 S/S 런던패션위크에서 제시한 베스트 트렌드 키워드 10가지를 소개한다.




올 여름 브렉시트(Brexit)는 영국은 물론 세계를 강타한 정치적인 뉴스였다.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가 패션에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 5월 10%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매출불황을 겪던 버버리는 파운드화 가치하락으로 인한 통화 불균형으로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영국산업연합회(CBI) 발표에 따르면 브렉시트 직후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14일까지 리테일 판매량 지수는 플러스 4에서 마이너스 14로 급락해 2012년 1월 이후 최저로 기록됐다. 


여기에 영국 시장 조사기업 GFK가 발표한 브렉시트 이후 한 달간의 영국 소비자 신뢰 지수는 브렉시트 전월 마이너스 1에서 마이너스 9로 무려 8포인트 폭락하며 21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같은 영국 명품 브랜드의 고전과 마켓 축소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명품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에게는 상대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는 브렉시트 상황에서 열린 2017 봄/여름 런던패션위크에 참가한 디자이너들은 밝은 깅엄 체크와 참신하고 새로운 프린트, 다양한 소매 실루엣, 카키와 핑크 등 다양한 컬러, 오래된 것처럼 만든 디스트레스드 데님 등 전체적으로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컬렉션을 선보여 브렉시트가 자신들의 런던발 트렌드 제시를 막지 못한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런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내년 봄 트렌드 키워드 10가지를 만나보자.


1. 트루 로맨스


이번 런던패션위크에서는 아름다운 프린트가 돋보이는 비치는 소재의 발목 길이 드레스가 강세를 보였다. 브랜드 프린의 핑크 & 옐로 베이비 플로랄 부터 PPQ의 우아한 댄싱 레이디와 에르뎀의 약간 어두운 색조에 이르기까지  엣지가 가미된 여성스럽고 낭만적인 드레스가 다수 선보여졌다.


Preen by Thornton Bregazzi 2017 Spring




Simone Rocha 2017 Spring




PPQ 2017 Spring




Mother of Pearl 2017 Spring




Erdem 2017 Spring





2. 깅엄 체크


이번 런던패션위크는 거의 깅엄 걸들이 런웨이를 장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여름시즌 가장 잘 어울리는 프레피 프린트 깅엄 체크에 런던 디자이너들은 클래식한 피크닉 체크로 재가공하며 새로운 스타일 방식을 제시했다. 깅엄체크(Gingham Check)는 흰색 줄에 다른 색 줄이 겹쳐지는 체크를 말하며 최근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클래식한 블랙&화이트를 응용한 깅엄체크 선드레스를 선보인 브랜드 몰리 고다드, 양귀비 핑크와 퍼플의 프릴이 들어간 미니 스커트와 작은 크롭탑을 선보인 하우스 오브 홀랜드가 돋보였으며 피터 젠센은  자신의 스테이트먼트 코트에 컬러플한 깅엄 체크를 응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Molly Goddard 2017 Spring




Pringle of Scotland 2017 Spring




House of Holland 2017 Spring




Toga 2017 Spring




Peter Jensen 2017 Spring




Peter Pilotto 2017 Spring




House of Holland 2017 Spring




Simone Rocha  2017 Spring




Molly Goddard 2017 Spring





3. 다양한 스테이트먼트 소매들


내년 봄 시즌에는 아주 드라마틱한 스타일의 소매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만은 부풀어 오른 비숍 슬리브(아래쪽이 넓고, 손목 부분을 개더로 죈 소매)의 심플한 셔츠를 선보였으며, 안토니오 베라르디는 비치는 소재로 비슷한 스타일을 시도했다. J.W.앤더슨은 셔츠 소매에 층이진 부푼 주름을 잡는 등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과장된 주름 장식을 선보였다. 특히 퍼피 소매(Puffy Sleeves)에 주목하자. 80년대 트렌드와 부풀어 오른 소매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애슐리 윌리암스와 애밀리오 데 라 모레나는 퍼피 소매로 파티 의상을 선보였으며  XL 소매 역시 주목을 받았다. 프링글 오브 스코틀랜드와 조셉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번 소매를 확장시켰다. 심지어 라이온 로는 모델 무릎까지 소매를 확장시킨 극단적인 실루엣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소매에 관한 한 런던 디자이너들은 고객들에에 모 아니면 도를 제시했다.

 
Osman 2017 Spring




Antonio Berardi 2017 Spring




Marques'Almeida 2017 Spring




Ashley Williams 2017 Spring




J.W. Anderson 2017 Spring




Burberry 2016 Fall




Marques'Almeida 2017 Spring



Simone Rocha 2017 Spring




David Koma 2017 Spring




Ashley Williams 2017 Spring




Ryan Lo 2017 Spring




Pringle of Scotland 2017 Spring




Joseph 2017 Spring




Mother of Pearl 2017 Spring




David Koma 2017 Spring



      

  
4. 씽크 핑크!


지난 1957년에 나온 오드리 햅번의 영화 <화니페이스>는 '씽크 핑크!'를 외치며 핑크에 대한 패션계의 짝사랑을 잘 보여준다. 오프닝부터 화려하게 시작하는 화니 페이스는 장면을 핑크로 물들이며 화사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드리 햅번이 지방시의 핑크 탑과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런웨이를 워킹하는 장면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핑크는 여성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핑크 컬러에 대한 런던 디자이너들의 사랑은 '엔드리스 러브' 수준이다. 몇가지 이유로 핑크는 런던에서는 늘 빅 컬러로 통한다. 이번 시즌도 예외는 아니었다. 밝은 버블껌 색상은 프린과 라이언 로 그리고 템퍼러리 컬렉션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몰리 고다드는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예쁜 파티 드레스를 뒤업는 다자인 작업을 계속했으며, 보라 아크수는 아주 매력적인 핑크 미디 드레스에 부드러운 러플 장식을 가미해 내년 봄 '잇' 아이템으로 낙점을 받았다.


Preen 2017 Spring




Ryan Lo 2017 Spring




Temperley 2017 Spring




Molly Goddard 2017 Spring




Bora Aksu 2017 Spring





5. 흐르는 듯한 메탈


사실 메탈 소재를 이용한 패션은  일명 '기술시대의 패션'으로 60년대 중순부터 미래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데 애용되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몸매를 나고 흘러내리는 유동적인 라인과 함께 결합하면서 섹시룩을 표현하는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몸을 타고 흐르는 듯한 스키니 새틴, 중세풍의 체인 메일(작은 쇠사슬을 엮어 만든 갑옷), 그리고 실크가 실질적으로 다양한 메탈 색조의 의상을 입은 모델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했다. 멀버리가 선보인 암회색 드레스, 베루수스 베르사체의 실버 드레스, 록산다의 청동색 드레스, 최유돈의 올드 골드 드레스가 대표적이었다.


Mulberry 2017 Spring




Versus Versace 2017 Spring




Roksanda 2017 Spring




Sharon Wauchob 2017 Spring





Eudon Choi 2017 Spring





6. 버티컬 스트라이프


보통 줄무늬가 아래 위로 이어지는 버티컬 스트라이프는 체형을 길고 늘씬하게 보이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패턴이다. 버티컬 스트라이프와 버버리 시그너처 체크같은 다양한 패턴과 믹스해 지루하지 않은 파자마 웨어를 선보인 버버리가 대표적이었다. 가로 줄무늬가 키를 커보이게 만든다는 격언을 믿는 사람들은 런던패션위크에서 마커르 푸퍼나 버버리가 선보인 세로 줄무늬를 보고 생각을 바꾸었을 것으로 보인다. 몸에 딱 붙는 파자마 스타일의 버티컬 스트라이프 트라우저를 통해 런던 디자이너들은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를 선물했다. 폴 코스텔로가 선보인 버키컬 스트라이프의 미니드레스와 같은 더 섹시한 아이템 역시 주목할만했다.


Burberry 2016 Fall




Burberry 2016 Fall






Markus Lupfer 2017 Spring




Mulberry 2017 Spring




Jasper Conran 2017 Spring




Burberry 2016 Fall




Paul Costelloe 2017 Spring

 


       

7. 실용적인 카키 룩의 부상


카키는 주로 밀리터리나 오가닉에서 주로 통용되는 컬러 트렌드로 주로 가을 시즌에 선보였다. 하지만 런던패션위크에서는 시즌리스 바람 덕분인지는 몰라도 카키 아이템이 다수 선보였다. 여성들이 주로 착용하는 카키 야상은 이제 매니시한 밀리터리룩에서 벗어나 페미닌한 카키 룩으로 아이템적인 진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냥 걸치는 용도에서 엣지있는 용도로 변한 것이다. 내년에는 J.W.앤더슨 등과 같은 런던 디자이너들이 선보인 실용적인 카키 아아템들이 트렌치 코트를 대체하는 실용적인 아이템으로 전 세계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할 듯 하다.


Burberry 2016 Fall





Burberry 2016 Fall




Simone Rocha 2017 Spring




Barbara Casasola 2017 Spring




J.W. Anderson 2017 Spring




Belstaff 2017 Spring




J.W. Anderson 2017 Spring




Burberry 2016 Fall





8. 실험적인 컷 아웃 디테일  


일부 혹평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디테일의 컷아웃은 런던 런웨이에서 다양하게 선보였다. 레드 카펫을 통해 컷-아웃 디테일의 매력은 확인된 반면 상업적인 측면에서 다소 미흡했음에도 불구하고 런던 디자이너들은 역시 런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험적인 컷 아웃의 매력에 푹 빠졌으며 또한 완성도가 높았다. 에르뎀은 그래픽적인 컷아웃 효과의 네크라인과 페미닌한 러플 드레스의 조화를 시도했고 크리스토퍼 케인은 아른하게 빛나는 파이널 드레스를 통해 미묘한 실버를 전략적으로 배치해 주목을 받았다. 이외에도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허리와 어깨 등 부분적인 컷아웃으로 디테일을 주어 컷 아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요충분조건이 된 느낌이다.     
 
Christopher Kane 2017 Spring




Anya Hindmarch 2017 Spring




David Koma 2017 Spring




Versus Versace 2017 Spring




Erdem 2017 Spring





9. 디스트레스드 데님


'데님의 전성시대'라고 불리는 컨템포러리 패션에서 오래된 것처럼 만든 디스트레스드 데님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여전한 강세를 보였다. 80년대 복고바람과 지속가능패션의 리사이클 요소가 융합되면서 디스트레스드 데님은 장기 집권하는 트렌드 카워드로 볼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런던패션위크에서는 옷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실부터 디자인하는 포스틴 스테인메츠와 해체주의 데님으로 유명한 마르키스 알메이다와 같은 젊은 런던 디자이너들은 최근 몇년동안 새로운 방향의 패브릭 사용을 제시했다. 이번 시즌 이들은 순수한 로큰롤의 울트라 디스트레스드의 마모된 스타일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Marques'Almeida 2017 Spring




Topshop Unique 2017 Spring




Preen by Thornton Bregazzi 2017 Spring




Versus Versace  2017 Spring





10. 참신하고 기발한 요소


뉴욕과 밀란, 파리와 같은 다른 도시의 디자이너들 보다 앞선 런던 디자이너들의 우월한 요소는 바로 자신들의 컬렉션에 유머라는 후추로 대중들을 유혹하는 그들만의 위트가 아닐까 한다. 아마도 다소 상업적인 다른 도시의 컬렉션에 비해 젊은 디자이너가 주도하는 실험성과 도전정신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번 시즌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를 들어 하우스 오브 홀랜드의 디자이너 헨리 홀랜드는  "나는 (동료 디자이너) 애슐리 윌리암스와의 밤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지불할 수 있다(I'd pay millions for a night with Ashley Williams)" 등을 포함한 건방진 문구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모델들의 퍼레이드로 쇼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외에도 이른 아침, 후미진 스트립 바에서 '선셋 스트립'쇼를 선보인 젊은 디자이너 '달라라 핀디코글루', 불시착한 UFO 속 외계인 소녀를 연상시킨 '안야 힌드마치', 과일 퍼레이드를 선보인 '샬롯 올림피아' 커다한 새장 속 모델을 선보인 '소피아 웹스터' 아기 그리스도를 업고 가는 성 크리스토퍼를 모티브한 장난스러운 스웨터를 선보인 크리스토퍼 케인 등 영국 패션의 영파워가 보여주는 재기발랄함과 독특함은 여전히 런던 패션의 힘을 보여주었다.


Christopher Kane 2017 Spring




Mary Katrantzou 2017 Spring




House of Holland 2017 Spring




Peter Pilotto 2017 Spring




J.W. Anderson 2017 Spring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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