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칼럼 2015-05-18

돌아온 앤드로지니 논쟁, 유니섹스 패션에 대한 斷想

최근 몇 년 동안 남성복을 중심으로 앤드로지너스 바람이 거셌다. 여기에 미우치아 프라다는 남성과 여성이 아닌 사람을 위한 옷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제 젠더-뉴트럴 의상의 유행이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여러 가지 방면에서의 유니섹스 열풍은 20세기 전반을 걸친 폭 넓은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유니섹스의 컴백이 의미하는 것과 함께, 유니섹스의 간단한 역사를 살펴본다.




지난 3, 런던의 셀프리지 백화점은 옥스퍼드 스티리트 백화점 3층을 젠더-뉴트럴(gender-neutral) 쇼핑 존으로 변형하는 것을 통해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앤드로지너스 마네킹들은 하이더 아커만, 앤 드묄르미스터, 가레스 퓨와 같은 패션 디자이너들이 만든 유니섹스 의상을 입고 있었다. 또한 매장 웹사이트에서는 유사한 섹스리스 리-디자인을 선보였으며, 남성과 여성 모델 모두 같은 제품을 입고 있는 디스플레이도 함께 선보였다. 셀프리지 백화점의 무성(Agender)’이라는 별명이 붙은 임시 팝-업 쇼핑 경험(혹은 실험)은 궁극적으로 리테일 혁명 보다는 마케팅 툴로 더 성공적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일부 패션 저널리스트들이 지적한 것처럼, 오늘날의 옷은 각각의 성이 어쨌든 너무 똑같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 프로이드가 말했듯이, 옛날 사람들은 상대방을 만날 때, 제일 먼저 인식하는 그가 남자인지 혹은 여자인지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만약 프로이드가 19세기 아닌 20세기에 살았다면, 그는 남녀를 구분하기에 다소 주저(?)하게 되는 정당한 이유를 제시했을지 모를 일이다. 성별 규범에 의문을 제기되고 해체되던 20세기에, 유니섹스는 문화 전쟁에서 패션 전사들이 선택한 유니폼이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조 파오레티(Jo Paoletti) 교수의 최근 신간인 <섹스&유니섹스: 패션, 페미니즘, 섹슈얼 혁명(Sex and Unisex: Fashion, Feminism, and the Sexual Revolution)>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널리 퍼지며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세컨드 웨이브 페미니즘의 기둥인, 유니섹스 트렌드를 재 고찰하고 있다. 조 파오레티 교수에 따르면, 유니섹스 의류는 1950년대의 엄격한 젠더적 고정 관념을 바로 잡은 베이비-부머에서 시작되었으며, 이것은 2차 세계에 의해 남녀가 서로 겹쳐지는 당혹스러운 새로운 역할에 대해 반응했다. ‘젠더(gender)’라는 용어는 1950년대의 생물학적 섹스(sex)의 사회적 & 문화적 측면을 묘사하는 것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즉 사람의 섹스(sex)와 젠더(gender)는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암묵적인 승인이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유니섹스 의류는 젠더 라인을 흐리게 하거나 크로스하는 방식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것은 머스큘린에 기운 유니포미티였으며, 1980년대부터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아주 분명한 젠더 의류인 감각 있는 위플래시(stylistic whiplash)’를 젠더가 자연스럽게 주도하는 패션의 심플한 일시적 관심이었다.

 


지금까지 미국 패션 산업에서, 유니섹스 운동이 일어나 크게 요동을 쳤던 해가 있었으니 바로 1968년이다. 트렌드는 슬릭, 심플한 실루엣, 그래픽 패턴 그리고 새로운 합성 소재의 평등주의 우주 시대를 연상시킨 피에르 가르뎅, 앙드레 쿠레주, 피코 라반 같은 디자이너들의 파리 패션쇼에서 시작되었다. 좀 과장되게 표현해 여성들이 자신들의 브래지어를 불태움에 따라, 미국 백화점들은 유니섹스 패션을 위한 스페셜 섹션을 새로 만들었지만 이듬해인 1969년에 대부분 폐쇄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영향력은 이후 깜찍한 광고, 카탈로그 전단, 소잉 패턴의 프로모션을 통한 히즈--허즈(his-n-hers)’ 의류에서 10년 동안 유행했다. 조 파오레티 교수는 아방가르드 유니섹스와 이후 버전 사이의 차이점은 경계를 무시하는 디자인의 차이다. 종종 앤드로지너스 모델들에 의해 모델링되기도 하고, 덜 위협적인 변화는 매력적인 이성애(heterosexual) 커플들이 착용을 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유니섹스 열풍의 트렌드 전령사가 되어 앞으로 나가갔다. 소녀들은 팬츠를 입고, 소년들은 머리를 기르고 그리고 이들은 모두 판초를 입었다. 조 파오레티 교수는 베이비부머와 X-세대는 유니섹스 시대에 대한 아주 다른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녀의 신간에서는 독자들이 트렌드 뒤에 숨어있는 진보적 의도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서술했다. 비록 부모들은 엄격한 젠더적 고정관념을 적용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 젠더 역할을 젊은 날에 배우거나 쉽게 영향 받는 새로운 과학적 근거에 의해 촉발된 두려움 - 이성 멤버를 오해하는 당혹감은 많은 자손들에게 지속적인 심리적 상처로 지속된다. 어린 아이들은 유니섹스가 화두가 되기 전 수십 년 동안 젠더-뉴트럴 의류를 착용했다(심지어 젠더-뉴트럴 장난감도 함께 가지고 놀았다). 그러나 1970년대의 적극적인 비젠더(non-gendered)’ 아이들의 양육은 새로운 수준의 중립을 선택하게 되었다. 아동문고와 TV쇼는 인형을 가지고 노는 남자 아이들과 차를 손보는 여성을 강조해서 보여주었다.

 

유니섹스 의류가 젠더 사이의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것은 보통 반대 효과를 내기도 한다. 조 파오레티 교수에 의하면 어덜트 유니섹스 패션이 어필하는 부분은 실제로 남성 혹은 여성의 몸에 대한 관심이라 불리는 착용자와 옷 사이의 섹시한 대조라고 말했다. 모노키니와 유니섹스 끈 팬티를 개발한 코스튬 디자이너 루디 게른리히의 경우, 1975~1977TV 시리즈인 <스페이스: 1999>를 만들었다. 루디 게른리히는 점프 수트와 터틀 넥, 튜닉 등으로 1999년을 젠더-뉴트럴 유토피아로 구성했다. 기술적으로 유니섹스가 진화하면서 타이트하게 몸에 붙은 의상은 착용자의 성(sex)를 눈부시게 부각시켰으며, 그들은 여성을 위한 브라, 메이크업, 주얼리 같은 전통적인 젠더 메이커를 유지했다.


 

유니섹스 운동은 여성의 옷을 더 남성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성들을 여성스럽지않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더 나아가 남성들이 외모를 여성스럽게 하려는 시도는 특히 짧은 수명으로 나타났다.”고 조 파오레티 교수는 말했다(심지어 오늘날에도 유니섹스 의류를 구매하는 것은 주로 여성들이지 남성들은 아니다). 일부 남성들은 프랑스 혁명과 함께 사라진 야한 화려함을 되찾기 위해 시도하는 동안, 소위 공작혁명(Peacock Revolution)타락과 동성애에 대한 유령을 불러왔고, 그 공포는 게이 해방 운동의 출현에 의해 강화되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당시의 진정한 동성애 남자들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경력이나 혹은 체포당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고 조 파오레티 교수는 지적했다. 새롭게 부상한 과학적인 바이섹슈얼리티(bisexuality)에 대한 관심은 호모섹슈얼 남성들에게는 진정한 해방이었다. 아울러 그들의 옷장에 현재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패션에 대한 해방이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각각의 성(sex)이 존재한다면, 의류는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한쪽만 목소리 높여 선포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잘 어울리는 신선한 히즈앤허즈(his-n-hers)’ 복장과 미래적인 점프 슈트를 입은 모든 사람들은 빠르게 더 섹시한 앤드로니지를 좋아하기 시작했다(조 파오레티 교수는 옷이란 머스큘린과 페미닌 요소의 결합이라기보다는 젠더 메이커를 회피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1966년에 이브 생 로랑은 여성을 위한 턱시도인 르 스모킹을 선보였고, 이후 몇 년 동안 갱스터 핀 스트라이프의 매니시한 실루엣과 사파리 카키를 재해석했다. 할스톤은 모던한 남성용 셔츠를 여성스럽게 트위스트한 유비쿼터스 울트라 셔츠 드레스를 자신의 이름으로 선보였다. 현재 뉴욕 FIT 뮤지엄에서는 이브 생 로랑과 할스톤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1970년대에 이들이 그린 패션 일러스트를 보면 이 두 디자이너가 단지 남성복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복을 디자인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들 자신들의 미묘한 앤드로지너스 옷장을 반영한 클래식한 피스로 스스로 그것들을 드레싱했다. 전시회 도록에서는 이 매끄럽고 기능적인 스타일은 국제적인 제트 셋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젊고 활동적인 여성들에게도 어필한다고 말했다. 트라우저와 피 코트 뿐 아니라 블레이저는 이제 여성들의 옷장에서 필수품이 되었다.

 


또한 남성들도 앤드로지니를 실험했다. 비정상적으로, 피에르 가르뎅과 빌 블래스와 같은 여성복 디자이너들은 남성복 라인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만다린 칼라의 번튼 프론트 네루 재킷은 피에르 가르뎅의 시그너처 룩이었다. 튜닉, 베스트, 스포츠 코트, 퍼와 함께 네루 재킷은 남성들에게 그 유명한 그레이 플란넬 슈트의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네루 칼라, 에스콧 타이, 터틀넥, 스카프 덕분에 남성복에서 일시적으로 넥타이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여성들은 여전히 사무실에서 팬츠를 입지만 남성들은 슈트와 넥타이로 복귀했다.

 


조 파오레티 교수는 1970년대 중반에서 유니섹스 시대의 종말을 찾아냈다. 1974년에 미국 디자이너 다이엔 본 퍼스텐버스가 페미니니티와 기능성을 결합된 랩 드레스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차분한 길이, 슬릿 스커트, 깊은 브이-넥 덕분에 랩 스커트는 겸손하면서도 동시에 섹시했기 때문에 여성들은 사무실은 물론 디스코 장에서도 입을 수 있었다. 랩 드레스는 여성들에게 팬츠 슈트에서 제발 벗어나라고 간청했고, 덕분에 다이엔 본 퍼스텐버그는 1976<뉴스위크>지의 표지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패션은 또 다시 젠더 라인에 관심 가지기 시작했다. 최근 <뉴욕 매거진>은 그런지 룩에서 모던 앤드로지너스를 발견했다. 여성들이 너바나의 싱어 커트 코베인이 볼 가운과 하우스 드레스로 포즈를 취할 때 입은 플란넬 럼버잭(lumberjack) 셔츠와 컴뱃 부츠를 신었기 때문이다(커트 코베인의 오프--커프 크로스 드레싱 취향은 최근 이브 생 로랑과 구찌 남성복 쇼에서도 나타났다). 동시에 커플룩으로 불리는 이 닮은 커플 패션은 한국에서도 등장했다. 모던한 히스엔허즈(his-n-hers)’ 드레싱이 한국에서 조심스럽게 부상하고 있으며, 공공장소에서의 애정 표현은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한국인 커플들은 스키티 진, 스니커즈, 스웨터, 후디 등을 입는, 필요에 의한 앤드로니너스로 보인다. 유니섹스 의류는 1960년대에 입었던 곳 보다 오늘날 훨씬 더 접근 가능하고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심스러운 코디네이션은 단지 겉모양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하드코어에 심취한 일부 소비자들은 그들의 속옷까지 일치시킨다.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친밀한 관계로 인해 유니섹스 속옷도 곧 나올지 모를 일이다

 

 

뉴욕과 파리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니섹스 쿠튀르 디자이너 라드 후라니(Rad Hourani)2015 /여름 시즌을 위한 유니섹스 오트 쿠튀르를 선보였다. 뉴욕에서의 성별 카테고리 구분을 온라인 제품의 경우 맨(Men), 우먼(Women), 그리고 에브리원(Everyone)으로 분할하고 있으며 69, 코우토우(Kowtow), 더쿠풀(The Kooples)같은 라벨은 섹스-스와핑(sex-swapping)으로 진화한다. 심지어 우주 시대가 다시 돌아오면서, 크리스찬 디올의 2014 가을 쿠튀르 쇼에서는 우주 비행사 점프 슈트를 선보였고 반면에 구찌는 모즈 시프트와 가죽 부츠를 선보였다. 젠더 혼란을 야기하는 현상이나 혹은 젠더 혼동에 대한 거부는 무엇을 의미할까?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패션은 섹스와 젠더에 대한 많은 질문을 연결시켰다. 그러나 마지막에 얻은 최종적인 답은 없었다.”는 것이 조 파오레티 교수의 결론이다. 이들 질문은 프로이드의 남자? 혹은 여자?”보다는 훨씬 심오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여자의 몸에 맞는 남성 의류와 남성 의류 사이에는 거대한 격차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러나 점차 남성과 여성은 똑같은 의류를 입고, 같은 매장에서 옷을 구매한다. 리테일 풍경은 젠더 자체만큼이나 리치하고 다양하며 때때로 이해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패션엔 유재부 기자

kjerry3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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